
60대 초반의 할머니가 회음부에 통증이 있다면서 비뇨기과를 찾았다. 소변 때문에 자주 화장실에 가고 급할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담당 전문의는 검사 결과 과민성방광을 진단해 약물을 처방했단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한 달 후 다시 찾아와 어찌하면 좋겠냐면서 가슴 속에 묻어둔 하소연을 털어놓더란다.
사실인즉 시도 때도 없이 느껴지는 성욕 때문에 병원을 찾았노라고.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건만 참을 수 없는 욕정을 억제하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를 처방해달라는 얘기였다.
젊은 시절부터 성관계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는 할머니는 자신도 늙어서까지 이럴 줄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소변이 급할 때마다 회음부에 통증이 오는 것이 아니라 성욕이 활화산처럼 자주 폭발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찌릿찌릿하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열망은 성관계의 진정함에 눈 뜬 젊은 사람 못지않더란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셈이다. 그 연세에도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성관계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를 않고 맴돌기도 한단다. 그렇다고 외간남자에 한눈 판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단다.
젊은 사람 못지 않은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성욕
중독증상에 고민, 편견버리고 일반적 접근해야
결국 희생양은 몸이 따르지 않는 할머니의 남편. 문제는 할머니와의 욕구가 비례되지 않다 보니 그 배우자이자 할아버지는 힘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할머니는 고개를 돌리는 부실한(?) 남편에게 온갖 욕설과 짜증을 속사포처럼 쏟아낸다고 한다. 그때 할머니도 할아버지에게 미안한지 눈시울을 붉히더란다.
나이가 들어도 부부가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는 성관계에 서로가 만족한다면 문제는 전혀 없다. 하지만 한쪽의 지나친 욕구와 다른 한쪽에게는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상대적인 이유에서다.
성욕은 젊은 사람들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노인들도 그것을 꿈꾼다. 세간의 편견과 달리 과학적으로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도 성적 행위가 가능하다.
담당 전문의는 흔히 알려진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서, 더욱이 환갑이 지난 할머니라는 점에서 특이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섹스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할머니에게는 성욕이란 것 자체가 없을 것이라는 보편적인 생각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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