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골프장을 위한 필수조건 무엇

자연을 잘 살리거나 혹은 코스에 공들이거나…

최근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베스트코스로 부상하는 골프장엔 세 가지 특징이 두드러졌다. 장엄한 자연을 잘 살렸거나, 코스에 공들인 흔적이 뚜렷하거나, 골프계에 공헌도가 높은 코스들이다.

2013 톱50 중 제주도·강원도가 각 7곳
‘관광자원 개발’ 논리, 링크스 코스 등장

국내에서 바다에 가장 가까이 접한 코스는 1989년 개장한 제주도의 중문컨트리클럽이었다. 14번 홀(파4)과 이어진 15번 홀(파5)에서는 오른쪽 페어웨이 옆으로 중문 앞바다 절벽에서 바다를 조망했다. 15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뒤로 돌아 ‘바다를 향해 볼을 한 개씩은 치고 가야 제 맛’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절벽 밑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민원이 심해지자 골프장은 급기야 캐디로 하여금 바다로 샷하는 골퍼를 단속했다.

자연에 묻히는 이율배반적 코스

그 당시엔 국내 해안가에 코스가 들어선다는 건 꿈도 못 꿨다. 심지어 ‘북한군이 침투할 수 있으니 안 된다’는 안보논리까지 작용했다. 대부분의 국내 코스는 일본 정원처럼 숲속에 앉혀진 파크랜드이거나 산허리를 뭉텅 깎아낸 마운틴 스타일이었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들어가 자연에 묻히는, 이율배반적인 코스 조성이 당시엔 주류였다.
하지만 외국에서 골프를 경험한 골퍼가 늘면서 캘리포니아의 태평양에 면한 페블비치나 사이프러스포인트처럼 그린 옆으로 파도가 출렁이는 코스가 주는 장엄함이 코스의 이상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물론 <골프다이제스트>가 외국의 수많은 링크스와 시사이드 코스를 골퍼에게 꾸준히 소개하면서, 코스를 보는 수준과 안목을 높여놓은 점도 부정할 수 없다.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해안선에 다가간 코스가 국내에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시뷰(Sea View)이거나 오션뷰(Ocean View)로, 멀찍이 바다가 보인다는 정도였다. 태안비치나 힐튼남해처럼 시사이드(Sea Side)라 해도 수직 콘크리트 제방을 따라 한두 개 홀이 바다와 접하는 게 전부였다.
천연의 해안선을 따라 코스를 조성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수많은 여론의 역풍과 현실성의 장벽에 부닥쳤다. 코스 조성 과정에서 환경 평가, 도시계획위원회 등 인허가를 관장하는 기관에서 ‘수산자원 보호구역에서는 해안선 200미터’ ‘동식물 보호구역에서는 해안선 50미터’라는 기준을 강제했다. 또한 환경단체가 ‘코스에 뿌릴 농약이 바다로 흘러가면 어찌할 것인가’라는 논리를 들이대면 해안선코스 구상은 언제 그랬냐 싶게 사그라졌다. 국내에 링크스, 혹은 시사이드는 이래저래 불가능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해안선 근처엔 코스를 못 만든다’라는 논리는 거세져만 갔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는 다도해는 물론 리아스식 해안에 뛰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 많다. 첨단의 코스 조성 노하우가 도입되면서 코스는 다시 바다 쪽으로 전진하고 있다. 동시에 ‘환경 보존’보다는 ‘관광자원 개발’ 논리가 우세하면서 해안가를 낀 코스가 최근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남 파인비치와 거제 드비치에서 보듯, 다도해와 어우러진 한국적 자연환경을 잘 살린 코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파인비치는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홀이 들고난다. 바다 건너 샷을 해야 하는 홀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해안가 바위섬을 향해 샷을 하고, 바다 절벽을 건너 치는 사이프러스포인트와 같은 스타일의 코스다. 제주도 중문에서 먼 바다를 향해 볼을 날리고 아쉬움을 달래던 골퍼의 열망이 여기서는 코스 안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좋은 코스는 ‘경험과 공들임’ 공통분모
거스르지 말고 잘 어우러지면 높은 평가

드비치에서는 코스 앞바다에 김 양식장이 펼쳐진다. 클럽하우스에서 조망하자면 통영, 마산, 창원이 뱃길로 내다보인다. 툭 튀어나온 반도를 따라 18홀이 오밀조밀 들어앉았다. 세 개의 파3홀이 모두 바다를 향해 내리꽂듯 샷 하는 구조다. 통통배를 타고 드나드는 어부를 보면서 샷을 하고, 임시 선착장까지 내려가 활어 횟감을 흥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드비치에서는 아쉬움도 있다. 바다 끝까지 홀이 뻗어나가지 못한 건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발견되어 해안선과 50미터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환경영향평가 때문이었다.
국내에선 파인비치와 드비치가 대표적이지만,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코스의 핫 트렌드를 들여다보면 바다라는 웅장한 자연 환경에다 코스를 조성한 골프장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뉴질랜드의 케이프 키드내퍼스(Cape Kidnappers), 카우리 클리프스(Kauri Cliffs), 호주 태즈매니아의 반부글 듄스(Barnbougle Dunes), UAE 아부다비의 야스링크스(Yas Links), 멕시코 디아만테(Diamante) 등이 모두 천연 해안선이라는 자연을 코스에 끌어들이고 필드와 녹여낸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모두 개장 10년 미만의 코스다. 역사성이나 전통으로 높은 순위에 오른 게 아니라 해안선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다양한 설계 노하우 모두 담아낸 코스


그러한 자연을 코스에 활용한 것이 바다뿐일까. 산도 자연환경의 요소다. 올해 베스트 코스에 든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 핀크스, 롯데스카이힐은 한라산과 산방산, 그리고 제주 앞바다의 자연을 가장 잘 아우르고 있는 코스들이다. 새롭게 베스트코스에 진입한 롯데스카이힐 스카이-오션 코스는 거의 대부분의 홀에서 백록담의 장관을 보거나, 제주 앞바다의 햇볕에 반사되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2013년 톱50 코스 중에 7곳이 제주도에서 나왔고, 7곳이 강원도에서 배출됐다. 코스 설계자는 ‘좋은 코스가 나오기 위한 최고의 조건이 입지’라고 입을 모은다. 산과 바다라는 자연 속에 코스가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앉혀졌을 때 골퍼는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베스트로 뽑힌 코스에서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어우러진 곳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부지 면적에서 최고의 레이아웃과 정성이 깃든 웰메이드 코스가 또 하나의 트렌드다.
올해 베스트코스에 새로 진입한 곳 중에는 유독 새로 문을 연 코스가 많다. 이중에는 여주와 이천의 트리오인 해슬리나인브릿지, 블랙스톤이천, 휘닉스스프링스와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를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에 250여 곳의 코스를 설계한 잭 니클라우스는 송도에 본인의 다양한 설계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은 코스를 만들어냈다. 직사각형의 네모나고 평평한 매립지라는 극도로 제한된 조건 아래, 그는 좁으면서 난이도 높은 그린 에리어, 마운드와 수림, 인조 암반을 최대로 이용해 홀 간 독립성과 난이도를 높인 토너먼트 코스를 창조해냈다.
자연 속에 휴식터를 조성하는 기존의 코스 조성 방식과는 달리, 마천루를 배경으로, 옆 도로와의 차폐(遮蔽)와 안전까지 고려하면서 홀이 이어지는 점 등 ‘도심 속 골프장’의 모델을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의 후광을 입은 골프플랜의 데이비드 데일은 해슬리나인브릿지에서도 다양하고 전략성 높은 홀을 창조했다. 다소 좁은 듯한 코스 부지지만 인공 암반을 활용하면서 시각적인 장대함을 주려했다. 자연스러움을 높은 가치로 여기는 골프 코스에 인공 암반을 활용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지만, 이제는 세월이라는 옷이 도드라짐을 충분히 감싸면서 자연스럽게 안착되어가고 있다.
거기에다 골프장의 섬세한 공들임이 더해졌다. 카트 길에도 인조 잔디를 심어 불규칙 바운스를 없애고 시각적인 자연 환경을 만들려 한 점과, 18개 홀의 그린 밑으로 서브에어와 하이드로닉 시스템을 설치해 한 겨울이나 장마에도 최상의 플레이 조건을 제공한다는 점 등 코스에 대한 아끼지 않는 투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높은 안목과 정교한 공들임

블랙스톤이천은 블랙스톤제주의 설계가인 브라이언 코스텔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만하다. 계단식 그린은 핀 포지션에 따라 티 샷과 어프로치를 달리해야 하는 다양성을 제공하고, 커다란 벙커가 확실한 상과 벌의 요소로 작용한다. 또 억지스러운 홀 흐름이나 뭉텅 깎아낸 법면이라곤 찾을 수 없다. 제주가 천혜의 자연 환경의 덕을 보았다면, 이천은 오로지 코스 조형만으로 자연 속에 편안하게 묻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설계부터 공사, 조형(셰이핑·Shaping), 마 무 리 작 업 (매니큐어링·Manicuring), 그리고 조경까지 이어지는 눈썰미 높은 안목과 정교한 공들임의 산물이다.
평창의 휘닉스파크에 이어 보광이 선보인 휘닉스스프링스는 짐 파지오가 한국에서 작업한 첫 번째 코스다. 다양한 오르막 내리막에 다이내믹한 벙커 조성이 뛰어나다. 마운드와 나무와 홀 레이아웃이 차폐 기능을 훌륭하게 하고 있어 독립적이다. 이곳 역시 조형과 마무리 손질이 뛰어난 점은 ‘파지오’ 가문의 특징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지낸 오너 홍석규 회장의 안목이 만난 합작품이라 할 만하다.
베스트 코스에 새로 진입한 여주와 이천의 트리오 모두 제주도와 강원도에서 베스트 코스를 조성해본 모기업이 자신들의 축적된 노하우를 끌어올린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이전의 코스가 모두 좋은 자연 환경 속에서 탄생했다면, 이후의 코스는 경험과 공들임이라는 공통분모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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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