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허창수 위기론 막전막후

트리플 악재에 ‘휘청’…머리 싸맨 회장님

[일요시사=경제1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그룹 실적이 악화돼 뒤숭숭한 가운데 간판 계열사들마저 줄줄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GS칼텍스는 여수 기름 유출 후폭풍으로 연일 난타전을 치르고 있고, GS건설은 대규모 적자 여파로 구조조정에 진땀을 빼는 중이다. 설상가상 ‘재계 대통령’이라는 전경련 회장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 허 회장 앞길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모양새다.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이 2005년 3월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 가장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곳은 국내 정유업계 2위인 GS칼텍스.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우이산호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 당시 기름 유출량을 고의로 축소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에까지 휘말렸다.

‘쉬쉬’ 사고 은폐
허진수 고발

최근 여수해양경찰서는 2차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기름유출량은 당초 추정치보다 최대 4.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경이 산출한 유출량은 원유 339㎘, 나프타 284㎘, 유성 혼합물 32∼131㎘ 등 최소 655㎘에서 최대 754㎘에 달한다. 이 피해규모는 GS칼텍스가 사고 직후 발표한 유출량인 800ℓ보다 900배 이상 많은 수준.

해경은 당초 알려진 유출량과 크게 차이가 난데는 GS칼텍스의 허위진술이 원인이 됐다는 판단을 내놨다. 해경 측은 “송유관 밸브 차단 시간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들의 허위 진술과 서류 조작 등으로 유출량 산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GS칼텍스 측이 유출량을 허위로 밝히면서 그 피해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경 조사결과 GS칼텍스 측은 당초 밸브를 잠갔다고 발표한 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밸브를 잠갔고, 사고 당시 선박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관리 감독하는 GS칼텍스 해무사도 부두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골칫거리’ GS건설 적자 수렁서 허우적
‘허창수 체제 2년’ 전경련도 사세 약화

비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피해지역 어민들과 수협 등은 GS칼텍스 측의 과실의 영향으로 사고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초기 방제 작업도 실패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 전남 여수지역 2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GS칼텍스 원유부두 해양오염 시민대책본부(이하 해양오염 대책본부)'는 지난달 26일 허 회장 친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대표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대책본부는 허 대표에 대한 형사 고발장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제출하면서 “해양환경관리법에 원유부두의 관리자는 사고발생 즉시 오염물질 종류와 추정량 등을 해경 상황실에 신고하고 적법한 방제 조처를 해야 한다”며 “GS칼텍스는 적절한 초기 확산방지 조치를 취하지 못해 피해 규모를 확산시킨 법률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GS칼텍스 측은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도덕 반환경 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내야할 판이다. 업계에서는 보상금을 포함한 총 피해 규모가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피해액을 산정하는 과정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여수 기름유출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알짜 계열사
실적 부진 늪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인 ‘Baa3’로 낮췄다. 한 단계만 더 하락하면 투자부적격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무디스는 강등 이유에 대해 “GS칼텍스 핵심 사업인 정유와 파라자일렌 영업이 구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생산 물량의 6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 인도, 중동 생산이 늘면서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실적도 좋지 않다. 2년째 위축된 영업이익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2조20억원에 달했던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2012년 5109억원으로 떨어졌다. 4분의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9001억원까지 회복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여수 기름유출 후폭풍
천문학적 배상금 예고
신용등급·영업이익↓

업계 전문가들은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정제사업 부진을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GS칼텍스의 정유부문은 지난 4분기에만 1434억원의 적자를 냈다. 순이익도 적자전환 했다. 지난 4분기 GS칼텍스의 순손실은 1031억원에 달했고,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50%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GS칼텍스는 3년째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2012년 9월에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고 있어 세금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는 처지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GS건설도 허 회장의 고민거리다. 2005년 LG건설에서 GS건설로 사명을 바꾼 후 8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기 때문.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9373억원에 이른다. 2009년 5679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1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유동설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현금 1조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에만  52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가 돌아오고 있다. 부채비율도 276%를 넘나들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착공 PF에
미래먹거리는?

GS건설이 타 건설사에 비해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많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GS건설의 미착공 PF는 한강센트럴자이(2240억 원)를 비롯해 양주 백석도시개발사업(1950억 원)과 평택 동삭2지구(1750억 원) 등 모두 12군데이며 그 규모가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미착공 PF는 그만큼 리스크가 높다. 사업성이 떨어져 계속 미착공으로 남을 경우 관련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GS건설 측은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등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시나리오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합정동 모델하우스 부지와 GS건설의 수처리 자회사인 스페인 이니마를 매각할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해도 GS건설의 위기는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설상가상 신뢰성에도 금이 갔다. 오는 12일 GS건설은 대규모 실적 악화 발표 전 이를 숨기고 수천억원대 회사채를 발행한 공시위반 혐의로 최대 20억원의 과징금까지 부과 받을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해 2월5일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뒤, 이틀 뒤인 2월7일 4분기 영업이익이 8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측은 GS건설이 대규모 적자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간 GS그룹의 성장 열쇠는 LG로부터 분리된 ‘GS건설’과 ‘GS칼텍스’였는데, 두 ‘효자 회사’의 부진으로 허 회장의 고민이 상당히 깊어지고 있을 것”이라며 “딱히 ‘이거다’라고 할 만한 미래 먹거리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말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STX에너지(현 GS이앤알)를 인수했다. 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STX에너지 인수를 통해 발전 사업 운영은 물론이고 해외 발전 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얘기했다. 기존 LNG 발전에 더해 석탄 발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보겠다는 말이지만, 그 성공여부를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많다.

당장은 STX에너지의 자회사인 자원개발업체 STX 캐나다와 태양광 모듈업체 STX솔라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자회사 모두 경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사업인지라 ‘의외의 복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STX캐나다는 연간 100억원 이상씩 순손실을 내고 있고, STX솔라는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만 130억원을 기록했다. 섣부른 인수가 도리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리더십 부재
연임 자질 논란

거듭된 악재로 재계 맏형격인 허 회장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전경련 회장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허 회장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간 소통의 부재, 재벌기업 이익 옹호 등 ‘자질론’에 시달리며 수차례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취임 초기 보였던 소신발언과 구심점으로서의 리더십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안 좋은 회사 상황 탓도 있었겠지만 허 회장 체제 2년간 전경련은 제자리에 머물렀고,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며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더욱이 최근 여수 기름 유출 사건으로 허 회장이 전경련은 물론 기업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 것은 피할 수 없다”며 “허 회장 어깨에 실린 부담의 무게가 가중되면 전경련 회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허 회장이 실타래처럼 꼬인 그룹 안팎 문제와 위기의 전경련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스펙타클한 살얼음판 레이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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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