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인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에게 열애설은 여전히 숨기고픈 비밀이다. 열애설이 퍼지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스타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이에 기획사는 소속 아이돌스타의 이성문제에 더욱 신경을 쓴다.
가수 A군과 B양 핑크빛 소문에 소속사 핸드폰 압수
A군 소속사 “열애설은 다른 멤버에 민폐 끼치는 것”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 가수 A군과 B양의 핑크빛 소문이 연예가를 달궜다. 두 사람은 활동시기가 달라 자주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연예가에 퍼져있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서로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핸드폰 압수 당하자
다른 연예인 핸드폰 빌려
두 사람은 개인활동을 하는 틈틈이 서로에게 연락을 하면서 예쁜 마음을 나누었다. 하지만 좋은 시간도 잠시, 두 사람의 소문을 들은 소속사 관계자들은 펄쩍 뛰었고, 24시간 감시(?)에 들어갔다. 특히 A군은 핸드폰을 압수 당하기에 이르렀다. 소속사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가 공론화될 경우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뻔하기 때문. 그래서 아이돌가수의 경우 소속사의 제지가 심하게 들어가기 마련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A군은 이런 소속사의 감시 때문에 제대로 B양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자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친한 선배 출연자에게 부탁해 그의 핸드폰을 통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뿐, 친한 선배 핸드폰을 사용하던 A군이 소속사 매니저에게 들키고 만 것. 이를 안 A군 소속사는 A군에게 “탈퇴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A군은 마음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A군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가수로서 이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데 열애설이 터지면 이미지 타격은 물론이고 그룹 멤버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 광고주들과 CF 관련 미팅도 잡혀 있는데 열애설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이미지 타격은 곧 소속사의 존폐위기로 연결되기 때문에 소속사에서는 소속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연예인 사생활 침해 여부는 항상 논란의 중심
열애설은 이미지에 타격… 소속사는‘노심초사’
대부분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하고 있지만 일부 기획사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감시’도 벌인다. 수시로 매니저에게 위치를 보고하도록 강요하는 일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매니저들에게 미행을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소속사가 매일 이러한 감시를 하지는 않는다. 보통 ‘이상 징후’가 감지됐을 때만 그렇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이 누구와 교제를 하고 어떤 곳을 가는지, 심지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군입대나 학업 계획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등 소위 사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컨트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자 연예인의 경우 생리 주기까지 체크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의 경우 일반인과 달리 조그마한 실수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과 이미지가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사적인 관리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연예기획사들의 연예인 사생활 침해 여부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형 연예기획사 1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해 연예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수정 또는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조항은 ‘과도하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조항’이었다.
이 유형의 예로는 ‘을은 자신의 위치를 항상 갑에 통보해야한다’ ‘을이 출국할 경우에는 사전에 갑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을은 을의 신상문제, 사생활(신변, 학업, 국적, 병역, 교제, 경제활동, 사회활동, 교통수단 등)과 관련해 사전에 갑에게 상의해 갑의 지휘감독을 따라야 한다’ 등이 있었다. 당시 공정위는 “계약서에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항이 포함되는 등 불공정계약 관행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강력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연예인들이 수시로 자기 위치를 기획사 측에 보고하는 것은 기본 의무에 속한다. 일부 연예인들은 활동을 안 하는 시기에도 하루 2~3회쯤 전화를 해야 한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양자 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곤 한다. 미행도 한다. 흥신소에 의뢰를 하거나 로드 매니저가 직접 뒤를 밟는다. 연예인이 ‘엉뚱한 짓’ 안 하고 제때 잠을 자는지 확인하기 위해 로드 매니저가 집 앞을 지키는 경우는 더 많다.
사생활까지
계약한다고?
영화배우 J씨의 매니저 출신인 K씨는 “연예인이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매니저와 함께 다니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나도 몇 차례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여배우가 남자를 사귀는데 그걸 매니저가 모르고 있으면 일 터지고 나서 수습하기 힘들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미리 파악을 해둬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행한다. 일찍 집에 들어갔는데 배우가 다음 날 ‘피곤해서 못 일어나겠다’며 얼굴이 부어 있으면 그건 100% 문제가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