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핏줄' 친조카 성폭행 백태

짐승만도 못한 삼촌들

[일요시사=사회팀] 친조카 자매를 성폭행해 임신시키고 출산까지 하게 한 삼촌이 중형을 선고 받았다. 또 며칠 간격으로 친형이 죽은 틈을 타 조카를 강간한 인면수심의 삼촌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꽃다운 10대 조카를 노린 이들의 짐승만도 못한 성범죄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강도·감금·폭행 등 여러 종류의 강력범죄가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범죄는 성폭력이다. 살인에 버금가는 악질 범죄의 대명사인 성폭력은 분노의 대상이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흔히 성폭력하면 흉악한 얼굴을 한 괴한이 혼자 다니는 여성을 덮치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아는 사람이
더욱 무섭다

지난 1월16일 여성가족부는 전국 만 19세 이상 64세 미만 남녀 3500명을 조사한 '2013년 성폭력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폭력의 피해 정도가 심할수록 가해자는 아는 사람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간의 경우는 가해자의 60.1%가 피해자의 지인(친족 포함)이었다. 강간미수 역시 피해자의 61.4%가 가해자와 안면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와 가까웠던 애인, 동네사람, 학교 선후배, 직장상사 및 동료 등은 순간의 욕정으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이처럼 성폭력은 범행 전 피해자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 상당수 가해자가 된다. 때문에 피해자가 입는 정신적 고통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조카자매 삼촌 성폭행으로 임신
10대 언니·동생 나란히 출산


특히 피해자와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는 피해자로 하여금 이런 피해 사실조차 숨기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관계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지난 23일 청주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46)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김씨에게 신상정보 10년 공개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을 함께 선고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던 김씨는 경합범으로 모두 18년을 감옥에서 살게 됐다.

김씨는 당시 10대였던 친조카 자매를 상습 성폭행한 중범죄자다. 이들 자매는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각각 아이를 출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김씨)의 범행으로 나이 어린 친조카가 임신해 출산까지 하고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는 등 죄질이 매우 나빠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또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고통과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좌절감의 크기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며 "김씨의 죄는 마땅히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조카인데
성노리개로

미혼인 김씨는 충북 음성에 있는 친형 집에서 2011년부터 더부살이를 했다. 친형 부부는 맞벌이로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는데 자연스레 김씨는 조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그러던 중 김씨는 '악마'가 됐다.  2011년 11월 김씨는 당시 15살이던 A양을 무참히 성폭행했다. A양은 완강히 거부했지만 누구도 김씨의 범행을 막을 수 없었다. 김씨의 범행은 한 달 새 3차례나 반복됐다.

김씨의 악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김씨는 A양의 동생도 성폭행했다. 동생의 나이는 고작 13살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A양에게 그랬던 것처럼 동생을 2차례 더 성폭행했다.


김씨의 범행 이후 이들 자매는 큰 충격을 받았다.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범행으로부터 수 개월이 지났음에도 A양과 동생의 닫힌 입은 열리지 않았다.

김씨의 범행은 A양의 학교 담임교사에 의해 드러났다. A양의 배가 불러오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교사가 A양과 면담을 한 것이다. 발견 당시 A양은 임신 8개월이었다. 손을 쓰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던 것. 뒤늦게 확인한 A양의 동생 역시 만삭의 몸이었다. A양이 먼저 원치 않는 출산을 했고, 동생은 A양의 뒤를 이어 아이를 낳았다.

형수 일간 사이 몹쓸짓
친형 죽은 뒤 또다시…

어린 나이에 출산의 고통까지 겪은 자매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양의 동생은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동생의 건강을 고려해 A양의 사건만 먼저 기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사건을 심리한 청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지난해 12월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촌으로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그 사회적 비난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후 검찰은 동생의 진술을 확보해 김씨를 한 번 더 기소했다.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선 김씨는 징역 8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김씨는 모두 18년을 복역하게 됐다.

친조카를 성노리개로 삼은 '못된 삼촌'은 김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대구에서는 친형의 어린 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대구지검 형사3부(이태형 부장검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B(4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2013년까지 경북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친조카(현재 11세)를 4차례 성폭행하고, 1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는 지난해 초 친형(피해아동 아버지)이 숨진 뒤에도 조카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다문화가정을 꾸린 친형과 형수,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던 중 형 내외가 집을 비운 사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B씨는 지난해 10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구속을 피하기 위해 알코올중독자 행세를 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B씨의 위장 입원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경찰은 사건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대구지검 형사3부 소속 최성겸 검사는 B씨의 입원 경위를 수상쩍게 여겨 직접 정신병원으로 찾아갔다. 이어 B씨가 가짜 환자임을 밝히고, B씨를 구속했다.

검찰이 B씨를 구속한 날, 바로 옆 재판장에선 어린 조카딸 자매를 강제추행한 이모(58)씨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최월영)는 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58)씨에게 징역 8년과 함께 신상정보공개 10년, 전자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수년간 같이 살던 10대 초반의 조카자매를 상대로 지속적인 성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대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수차례에 걸쳐 위협과 함께 조카 자매의 신체 특정부위를 만지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아버지를 잃은 뒤 함께 생활하던 어린 조카딸을 수차례 성추행하거나 성폭행 시도를 했고 동생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는 등 인륜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주체 못한 욕정
살인까지 저질러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는 삼촌이 조카를 범하는 친족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족이란 이유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친족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족은 없는 것만도 못한 악의 굴레다. 또 남의 가족사란 이유로 주변에서 쉬쉬하는 사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다시 살펴보면 모든 피해자 중 1.1%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즉 성폭력 피해자의 100명 중 99명은 수사기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또다시 범죄에 노출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 1월13일 이혼한 전처의 10대 조카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모(48)씨에게 강간살인죄 등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오씨는 1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오씨는 지난해 2월22일 오후 8시께 진천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전처의 조카 C(17)양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씨는 자신의 집으로 놀러온 C양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을 시도했다. 오씨는 C양이 완강히 저항하자 이성을 잃었고, C양이 도망가려 하자 뒤쫓아가 살해했다. 만취 상태였던 오씨는 조카를 죽인 뒤에도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끝까지 추행하는 등 엽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정신감정서와 범행 당시 만취해 있었던 정황을 종합해보면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나 그런 상황에서 저지른 성범죄도 감경사유에서 제외하는 성폭력 특례법에 따라 감형하지는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에서 오씨는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감형을 위해 노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버지 잃은 자매 특정 부위 만지작
전처 조카가 저항하자 목 졸라 살해

욕정에 눈 먼 삼촌들 때문에 꽃다운 10대 소녀들은 육체적·정신적 피해는 물론 심한 경우 목숨까지 잃었다. 또 주변 사람들은 자신의 딸과 친구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동안 가슴에 멍에를 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불행히도 친족 간 성범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찰 집계 기준 1994년 121건으로 보고됐던 친족 강간은 2008년 293건, 2010년 369건을 거쳐 2012년에는 520건으로 늘었다. 직계가족이 저지른 성폭행도 적지 않겠지만 삼촌에 의한 성범죄 역시 친족 성범죄의 한 축을 이룬다.

대다수 피해자
아동과 청소년

친족 강간의 대다수 피해자는 아동·청소년이다. 가해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고 저항력이 약한 아동·청소년이 성욕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친족 성범죄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친족 간 성범죄는 물증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 있는 경우가 많다.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 전의 일이라 수사기관 입장에서 이를 끄집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친족 성범죄를 외부로 드러날 때까지 마냥 기다리거나 덮어두기만 해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주변에서 능동적인 대처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강간은 물리적 저항이 없어도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판례에 비춰봤을 때 적극적인 신고와 사법당국의 엄중한 대처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카 성폭행한 삼촌
단지 "사랑해서" 무죄?

10대 조카와 성관계를 맺은 20대 삼촌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임선지)는 미성년자인 조카를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남모(2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5촌 당숙이던 남씨를 이성으로 좋아했다는 조카 D양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D양은 1·2심 재판 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좋아하는 배우를 닮은 삼촌을 좋아했고, 성관계도 싫지 않았다. 과거에 자해를 한 행위도 삼촌에게 여자친구가 있어서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서운했기 때문이다"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했다.

이어 "가출을 자주 해서 부모님에게 혼날까봐 무서워서 처음 경찰에 진술할 때 삼촌의 핑계를 댄 것"이라고 번복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D양의 진술을 받아들이는 한편 1심에서 남씨가 제출한 자백 취지의 반성문에 대해 '어린 조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된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라는 남씨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남씨에 대한 의존관계나 그 밖의 심리적 압박 때문에 진술을 허위로 번복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남씨가 합의 하에 (조카와)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남씨는 지난 2012년 여름부터 자신의 집에서 TV를 보고 있던 조카(당시 13세)를 성폭행하는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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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