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뒷담화>캐스팅‘이러쿵저러쿵’

누구는 무 먹고 누구는 산삼 먹고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여주인공에 당초 손예진이 캐스팅 됐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드라마 기획 당시 여주인공으로 출연 제의를 받은 손예진은 다른 작품과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출연을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그녀는 현재 <아이리스> 대신 선택한 영화 <백야행>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이리스>의 여주인공 최승희 역은 현재 톱스타 김태희가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아이리스’ 여주인공 최승희 역에 손예진 캐스팅
사실 알려지면서 네티즌 김태희 vs 손예진 설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분분하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승희 역을 두고 김태희와 손예진을 저울질하며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태희도 잘하고 있지만 손예진이 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솔직히 연기력으로만 치면 손예진이 더 잘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연정훈·감우성·송일국
“군대야 고마워”

하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김태희도 연기력이 많이 늘은 것 같다”, “김태희만의 매력이 최승희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등 답글을 달아 김태희를 옹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두 사람을 절대적 기준으로 비교하기란 어렵다”고 중립적 견해를 밝혔다. 드라마 제작자와 연출자에게 주연 배우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밑그림이다.
 
캐스팅은 제작비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기본적인 홍보에도 큰 몫을 담당하기에 작품의 성패를 1차적으로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그렇기에 제작자와 연출자는 캐스팅에 ‘목숨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성을 쏟는다. 그러나 캐스팅의 시작과 끝은 항상 다르다. 처음에 의도했던 캐스팅이 이뤄진 사례는 ‘열에 하나’ 꼽힐 정도다. 엇갈린 캐스팅의 결과 역시 천양지차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다양한 후일담을 남기기도 한다. 작품이 방영된 이후 뒤바뀐 캐스팅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들이 남긴 후일담은 방송사에 적지 않은 파란을 남기기도 해 되짚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캐스팅계의 가장 큰 행운아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윤은혜. 지금은 당당한 주연으로 성장,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 됐지만 연기자 변신 초기 원래 오디션을 봤던 배역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역이었다.

그러나 오디션 장에서 윤은혜의 진가를 알아본 PD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 했고 윤은혜는 그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윤은혜는 출연한 드라마마다 성공을 거두며 최근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캐스팅계의 행운아는 또 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 CF모델로 활동하던 다니엘 헤니는 프로필 사진 한 장으로 드라마에 캐스팅 된 경우다.

그 해 여름 대한민국을 ‘다니엘헤니 열풍’으로 물들일 정도로 큰사랑을 받았다. 초짜 신인으로 대작 <태왕사신기>의 수지니 역에 캐스팅 된 이지아도 억세게 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스타들의 군입대가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연정훈은 송승헌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남자주인공 한 자리에 캐스팅 됐다. 드라마 <슬픈 연가>는 시청률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연정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톱스타들 ‘미녀는 괴로워’ 거절
신예 김아중 스타덤에 올라

송승헌과 함께 2004년 11월 입대한 장혁은 원래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이 연기한 장생 역에 캐스팅 됐다. 장혁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제작이 무산될 위기까지 처했던 <왕의 남자>는 1200만 관객을 기록했고 감우성은 생애 처음으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역시 2004년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한재석은 드라마 <해신>의 염장 역에 캐스팅 된 상태였다. 염장 역은 송일국으로 바뀌었고 송일국은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우뚝 섰다.

인맥으로 캐스팅 된 유형도 있다. 영화 <사랑>의 멋진 남자 주진모. 시나리오를 받은 장동건이 곽경택 감독에게 절친한 주진모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대쪽 같고 소신 있는 의사 최도영 역을 연기한 이선균. 원래 캐스팅은 하정우, 박해일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희도, 박광정 등 선배 배우들의 추천으로 이선균이 캐스팅 됐다고 한다.

누구의 힘도 아닌 내 스스로 캐스팅 기회를 잡은 유형도 있다. 그 대표적인 스타로는 한예슬. 원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주인공은 섹시한 그녀 엄정화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에 욕심이 있었던 한예슬은 열정으로 연기했고 드라마는 대성공을 거뒀다. 또 다른 열정적인 스타는 바로 김민희.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다섯 번이나 찾아가 거절당했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결국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배역을 따냈다.

주연 배우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밑그림
엇갈린 캐스팅의 결과 역시 ‘천양지차’


드라마 이후 김민희는 연기력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부쩍 성장했고 올해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명의 일본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고소영, 김희선, 이효리, 이나영, 수애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모두 거절한 역이었다.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김아중은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차선책으로 선택한 캐스팅이 대박을 쳐 많은 수입과 인기를 안겨준 스타들도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이영애다. <대장금>으로 아시아 스타가 된 이영애를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서게 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는 당초 고현정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2004년 말 캐스팅이 진행되며 연예계 복귀를 앞둔 고현정이 1순위로 꼽혔고 제작사와 고현정 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고현정은 당시 영화출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올드보이>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나리오 검토 결과 고현정은 잔혹한 금자씨의 복수부분이 마음에 걸려 출연을 고사했다.

고현정 고사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세계적 배우로 우뚝

영화계 한 관계자는 “고현정이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한다는 말이 확정적이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고현정이 잔혹한 복수장면에 부담을 느껴 큰 아쉬움을 보이며 출연을 사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고현정의 고사로 역시 함께 캐스팅 1순위에 거론됐던 이영애의 캐스팅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박찬욱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성공시킨 이영애가 출연을 확정 <친절한 금자씨>를 전 세계에 알렸다.

반대의 스타도 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풀 하우스>, <파리의 연인>까지 모두 놓친 스타. 바로 이정재. 소지섭, 비, 박신양에게는 누구보다도 은인이다. 또 안타깝게도 <대장금>, <허준>의 예진 아씨, <주몽>의 소서노까지 모두 거절한 스타가 있다. 바로 송윤아. 송윤아가 거절한 작품들은 모두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캐스팅에 이 사람을 빼 놓을 수 없다.

소신 있는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영화들은 모두 놓친 배우 차인표. 차인표는 <접속>, <쉬리>,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두사부일체>, <친구>, <조폭마누라>, <신라의 달밤>, <괴물> 등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 대부분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으나 거절했다.   순간의 선택이 배우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예계.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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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