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초보' 안철수의 좌충우돌 도전기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18 13: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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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 스티커 붙이고 "달려라 달려 쌩~쌩"

[일요시사=정치팀] 아직도 '초보티'를 벗지 못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치권에 입성한 후 좌충우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대선후보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이지만 정치경력은 이제 갓 1년을 넘겼을 뿐이다. 어디까지나 '초보정치인'이다. 그의 험난한 정치 입성기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지난해 4월26일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회에 등원했다. 안 의원은 대선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그의 긴장된 표정은 그가 어디까지나 정치초보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했다.

이날 의원 선서를 마친 후 단상에서 내려오던 안 의원은 한 의원으로부터 "선배들한테 인사하고 가야지!"라는 호통을 들었다. 안 의원이 단상에 오르내릴 때 국회의장뿐만 아니라 동료의원들에게도 인사하는 관례를 잊은 것이다.

당황한 안 의원은 곧장 걸음을 멈추고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의원들은 그런 안 의원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박수를 쳐줬다. 영락없는 신입생의 모습이었다. 이날 처음으로 국회에 등원한 안 의원은 호된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영락없는 신입생


반면 재보선 승리로 이날 안 의원과 함께 19대 국회에 첫 등원한 5선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동료의원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등 안 의원과는 무척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양당체제를 종식시키겠다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는 그이지만 안 의원은 어디까지나 정치초보다. 그의 정치경력은 이제 갓 1년을 넘겼을 뿐이다. 국회에 적응하기도 빠듯한데 정치세력화와 창당이라는 대형 프로젝트까지 신경쓰려다 보니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안 의원 진영은 언론 대응 미숙이라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안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2년에는 안 의원 측이 기자단 취재 내용에 간섭하는 등 언론통제를 하려 한다는 항의를 받고 대선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취재단은 협소한 현장 상황 등의 이유로 모든 취재진이 현장에 들어가기 어려울 때 대표기자들을 정해 취재를 한 뒤 이를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기자들과 공유하는 풀(POOL)단 취재의 경우 안 의원 측이 일일이 내용을 확인한 후 수정을 요구하는가 하면, 안 의원에 대해 질문하려는 기자들을 측근들이 지나치게 막아서는 등 취재 방해 행위가 있었다는 불만을 제기했었다. 이같은 언론 대응 미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안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서울시장후보와 2012년 대선후보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했으니, 이번 선거에서는 양보를 받아야 할 차례가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러자 안 의원 측은 인터뷰 도중 농담으로 한 얘기였다며 해명했고, 해당 언론사와 안 의원 측은 모두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며 해석에 대한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이같은 해프닝 역시 미숙한 정치 경험 탓이라는 것이다.

일부 언론사의 경우에는 최근 안 의원 측 모 인사와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던 중 갑자기 담당보좌관이 연락을 받지 않고 일명 잠수(?)를 타버리는 황당한 사례를 겪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창당 일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언론의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소수 인원이 많은 언론들에 대응하다보니 언론들 입장에서는 안 의원 측의 언론 대응이 미숙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 측은 각종 행사 주최 과정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대선후보 시절 한 대학에서 특강을 가졌으나 북새통을 이루던 종전 강연들과는 달리 빈자리가 수두룩해 언론의 입방아에 올랐다. 총 2000석 규모 강연장에 참석한 인원은 5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주최 토론회 텅텅 비고, 언론대응 미숙 '원성'
새정치 개혁안도 정치 현실 모른다 '코웃음'


급기야 행사도중 주최 측이 빈 의자를 철거하기도 했다. 해당 지역 일정이 급하게 잡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었다. 이같은 미숙한 행사 진행은 최근에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안 의원이 주최한 한 토론회가 텅텅 비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행사를 개최하면 실무자들은 참석자 초대에 가장 고심한다. 참석자가 없을 것 같으면 장소의 크기를 줄인다. 사실 정치인이 주최하는 행사의 내용을 보려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는가? 해당 정치인이 얼마나 세력을 가졌는가 과시하는 것도 행사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 정치전문가는 "정치는 세력 싸움이다. 정치인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세를 과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것이 허세나 구태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분명히 심리적으로 먹힌다"라며 "하물며 인지도가 없는 지방의원들도 자신이 주최한 행사에는 사돈에 팔촌까지 불러 행사장을 꽉꽉 채우는데 안 의원 정도 되는 거물이 이런 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 자체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행착오는 또 있었다. 안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은 '새정치'라는 명칭을 당명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 정당법 위반이라는 논란을 겪고 있다. 이미 새정치국민의당이란 이름의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은 최근 신당의 가칭을 '새정치연합'으로 정했다.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의 명칭은 이미 신고된 창당준비위원회 및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새정치국민의당은 지난 2012년 11월1일 '희망한나라당'이란 이름으로 창당해 지난 2013년 7월4일 '새정치국민의당'으로 개명했다. 안 의원 측으로선 두 눈 뜨고 이름을 빼앗긴 것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신당의 명칭을 전혀 다른 새로운 명칭으로 다시 정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인지도가 낮은 안 의원의 신당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신당이라는 명칭으로 설문을 벌이다 새정치신당이라는 명칭으로 설문을 벌이자 지지율이 무려 6%나 폭락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새정치신당이란 명칭으로 홍보를 해놓고 새정치란 단어를 제외하고 또다시 전혀 새로운 당명으로 창당을 한다면 이 같은 결과가 지방선거에서 재현될 수 있다.

안 의원이 여전히 새정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정치적 내공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새정치를 기치로 정치권에 바람을 몰고 왔으나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새정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심지어 그의 최측근들도 새정치가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정치초보의 과속


지난 대선과정에서 살짝 공개한 새정치는 고작 의원정수 감원, 당론 폐지 등 비전문적이고 인기영합주의적인 정책들에 그쳤다. 이 같은 안 의원의 주장에 대해 기존 정치권은 정치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의원은 정치권에 입성한 후 모호하다, 간 본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모호할 수밖에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것 아니냐"며 "안 의원은 정치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권의 한 관계자는 "다소간의 실수나 좌충우돌은 노련한 정치인들도 겪는 것이 아닌가? 물론 안 의원이 정치초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고 그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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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