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대형병원 슈퍼갑질’ 약값 후려치기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4.02.18 11:28:36
  • 댓글 0개

혈압약이 단돈 1원…환자는 100원에 산다

[일요시사=경제1팀] 제약업계가 ‘1원 낙찰’부작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려했던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개선 없이 재시행된 것이다. 대형병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너도나도 터무니없는 약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당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가 사실상 ‘갑’의 횡포를 부추기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 대형병원들의 약가 후려치기 실태를 점검했다.




‘약 한 알 1원 낙찰’ 병원이 제약사로부터 수백원 또는 수천원짜리 의약품을 1원에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병원에 약을 납품하기 위한 제약사들간의 과열경쟁에서부터 비롯돼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여기에 2월부터는 약을 보험 약가보다 싸게 사는 병원에 정부가 예산으로 차액의 70%를 보전해주는 이른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재시행 됐다. 당사자인 제약업계는 합법적인 인센티브 제도까지 더해지자 패닉에 빠졌다. ‘슈퍼갑’이 된 대형병원들의 약가 인하 요구가 도를 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병원 갑질에
제약사 울상


제약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원광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순천향대병원, 건국대병원, 성가를로병원 등이 기존의 낙찰가 대비 낮은 가격의 입찰을 제약회사나 도매업체에 주문하고 나섰다.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이든 아니든 외자사에게는 15∼20%의 약가 인하, 국내사에게는 30% 수준의 약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2원, 5원 입찰을 요구해 과거 ‘1원 낙찰’ 논란을 교묘히 피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지방의 한 병원의 경우 그동안 592원에 공급받던 고혈압 질환 30여개 품목의 약가를 5원에 공급해 줄 것을 제약회사에 요구했다. 여기에 18개 신규품목을 재등록하자고 일방적으로 통보, 약가를 새로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도 마찬가지. 이 대학병원은 얼마 전 ‘시장형실거래가 관련 약품목록 변경안내’ 공문을 A제약사에 보냈다. 공문에는 이달 1일부로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 20여 의약품을 목록에서 삭제하고, 신규품목으로 재등록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제약사는 해당 병원과 오는 9월까지 의약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형 실거래가제 개선없이 재시행
계약파기·가격인하 요구 횡포 기승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병원은 전년대비 최대 95%까지 약가 인하를 요구해오기도 했다”며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 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2월부터 재계약을 하자고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거래를 거절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대형병원에 절대적 을인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의약품 처방목록에 들어가느냐 못들어가느냐에 사활이 걸렸기 때문에 바짝 엎드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누구 위한
제도인가


재시행된 ‘시장형 실거래제’가 대형 병원들의 ‘갑질’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는 당초 병원이 약을 싸게 사도록 유도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보전해 줘야 하는 약값을 아끼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실거래 가격을 파악하고 제약업체가 병원에 주던 ‘음성적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2010년 10월 도입돼 2012년 2월까지 시행됐다가 갖가지 문제가 불거져 2년간 유예됐다. 병원 입장에선 조제약을 싸게 구입하면 정부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다. 조제약 공개 경쟁 입찰에 참여한 제약사 중 가장 낮은 약가를 써낸 제약사의 의약품을 공급받으면 된다.





반대로 제약사는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해야 대형병원에 약을 납품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011년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충남대 병원, 산재의료원, 부산대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등의 의약품 입찰에서 상당수 품목이 1원에 거래됐다.

2012년에는 5개 병원을 거느린 보훈복지공단 의약품 입찰에서, 35개 도매상들이 84개 의약품을 한 알 당 1원에 낙찰 받기도 했다. 실제 제도 시행 16개월 동안 1원 낙찰 품목은 무려 10000여개에 달했다. 병원이 인센티브를 타내기 위해 의약품을 싸게 구매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펼쳐진 현상이다. 제약업계는 당시 약값 인하로 매출이 2조5000억원 이상 줄었다며 제도 재시행에 강력 반발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도 재시행을 공언하면서 약값 인하 효과를 봤다는 입장이지만, 제약업계뿐 아니라 일부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이 제도의 문제점이 많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합법적인 편법 리베이트를 가능하게 해 대형병원 배만 불려준 결과가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제도로 인한 약값인하는 최소 399억원, 최대 2146억원 이지만 건보 재정에서 병원에 인센티브는 1966억원에 달했다. 이 중 91.7%는 대학병원·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 돌아갔다. 서울아산병원 122억7000만원, 서울대병원 122억6000만원, 삼성서울병원 78억7000만원 등 대형병원 쏠림현상도 심각했다. 나머지는 중소병원과 약국이 받았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아낀 돈보다 인센티브가 더 많은 셈으로 건보 재정에 오히려 손해를 끼쳤다고 보인다”며 “리베이트를 잡기 위해 제값을 받고 팔 수 없게 만드는 불공정시장을 정부가 나서서 만드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부당거래 양산?
“모두 피해자”


문제는 제약사뿐 아니라 병원에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떠안을 수 있다. 수지를 못 맞추는 제약사들이 아예 입찰을 포기하면, 의사는 원하는 약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효능이 떨어지는 저질 약품 위주의 조제약 공급시장이 형성되는 우려를 낳는다. 또 약국 등 원외처방으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대다수 환자가 병원 입원환자가 소비하는 약제비 대부분을 부담하는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를 두고 보건당국은 여전히 ‘시장형’ 정책이라고 치켜세우고만 있다. 환자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정책을 정부가 왜 고수하려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정부가 쌍벌제로 리베이트 길이 막힌 대형병원과 의료계에 시장형실거래제라는 합법적 대안을 찾아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대형병원 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대형병원 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꼭 제약업계에 손해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물 사용량의 20%를 차지하는 입원환자에게만 저가로 판매하고, 약국을 통한 외래환자에게 처방되는 제품을 비싼 가격에 공급하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은 병원에서 처방된다는 광고 효과도 있지 않겠냐”며 “합법적 정책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제도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1원 안되면 2원에 납품
제약사-병원 갈등 증폭



정부의 입장도 비슷하다. 문제가 있다면 시행 후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추후 보완하겠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등 3개 단체는 지난12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 모든 관계기관에 시장형실거래 제도 폐지촉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3개 단체는 진정서에서 “대부분의 국공립 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병원에서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의약품의 건전한 유통질서가 붕괴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기반이 저해돼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 행위를 근절시켜 올바른 의약품 공급질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취지 반하는
꼼수가 문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은 이들의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김 의원은 “병원은 초저가 의약품 공급을 요구하고 제약회사·도매업체는 이를 거절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병원은 거래상 우월한 위치에 있어 약값 후려치기와 같은 비정상적 거래행태는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1원 낙찰과 같은 초저가 요구를 통해 제약회사의 가격결정 권한을 제약하는 병원의 행태는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라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보건복지부, 병원-제약-도매업계가 협의체를 만들어 시장형실거래가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이미 시장에서는 가격 후려치기 등 반시장적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복지부가 조속히 합리적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또 지속가능하고, 경제 주체들이 수용가능한 약가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