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③> 추석 이후 ‘팡’ 터진다

‘병풍’ 앞세우고 ‘성매매 전쟁’ 뒤따르고

연달아 터진 병역비리 대대적 수사, 감시 이어질 듯
병역비리 연루자 수백명 줄소환…‘병풍’ 불 우려
고향 길 방해한 신종플루 10월 감염 확산 우려도


설레고 들뜬 기분으로 추석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경제사정과 신종플루, 짧은 연휴 등의 이유로 고향 길을 주저하는 분위기에도 여전히 한가위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최대의 명절이다. 그러나 마음 놓고 추석을 즐기기엔 불안한 기운들이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추석 이후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신종플루 공포, 대대적인 병역비리 수사가 몰고 올 병풍, 성매매 특별법 재점검 등 다가올 과제들이 숱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는 병역비리 논란이다. 최근 잇달아 불거진 병역비리 사건은 추석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검찰은 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착수를 준비 중에 있어 병역비리와 연관된 이들을 떨게 하고 있다.
이번 병역비리는 지난달 시작됐다. 이른바 ‘환자 바꿔치기’ 수법으로 병역기피자들에게 돈을 받고 병역을 빠져나가는 것을 도와준 윤모(31)씨가 덜미를 잡히면서부터였다.

환자 바꾸고 어깨 빼고
또 불거진 병역비리

윤씨는 지난 2006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인터넷 게시판에 ‘비밀 상담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가 상담방에 모집한 이들은 신체검사 등급을 조작해 병역을 면제받으려는 의뢰자들. 신체검사 등급 조작에는 김모(26)씨의 진단서가 큰 역할을 했다.

갑자기 심장 박동이 급격히 높아져 발작을 일으키는 발작성 신부전증이란 희소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는 병역면제까지 받을 수 있는 자신의 병을 다른 이들에게 빌려 주는 방식으로 병역비리에 가담했다. 이른바 ‘환자 바꿔치기’ 수법을 이용한 것.


발작성 신부전증은 희소병인데다 언제 증상이 발생할지 모르는 병이기 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들킬 위험성이 거의 없어 병역비리로 이용하기엔 제격이었다.

김씨는 갑자기 발작이 일어나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신분 확인이 철저한 낮 시간은 되도록 피했고 밤늦은 시간에만 진단서를 끊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 간 그는 자신의 건강보험카드가 아닌 다른 이의 건강보험카드를 내밀고 진단서를 끊었다. 병역 면제를 원하는 병역 기피자의 보험카드를 내민 것이다.

그리고 진단서를 윤씨에게 전달했고 윤씨는 이를 돈을 받고 의뢰인에게 전달했다. 의뢰인은 진단서를 들고 병무청을 찾았고 이를 본 병무청은 별다른 의심 없이 병역 면제 또는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내리거나 입영을 연기하기도 했다.

처음 윤씨에게 돈을 주고 병역비리를 저지른 이들은 3명으로 드러났지만 경찰조사가 깊어지면서 연루자는 점점 늘어만 갔다. 113씨의 도움으로 신체검사 일정을 연기한 기록이 나온데다 안구나 척추 등 다른 신체부위 질병을 가장해 병역 면제 등을 받은 정황 또한 포착된 것이다.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브로커 윤씨와 접촉한 정황이 있고 병역 면제 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판정을 받은 12명이 척추나 안구 이상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 이들의 병역처분 과정까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씨가 저지른 병역비리수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터져 나온 또 다른 방식의 병역비리는 ‘어깨 탈골수술’을 이용한 비리다. 이 사건에는 연예인, 프로선수 등 유명인들까지 수사선상에 올라 더욱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습관성 어깨 탈골수술을 이용해 병역을 회피하려 한 사람들과 멀쩡한 이들을 환자로 만드는 것을 도와준 정형외과의가 적발되면서 병역비리는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203명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들 가운데는 간부 공무원, 프로 축구선수,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경찰서는 9월23일 현재 203명 중 150명을 소환해 조사하는 것으로 1차 소환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병무청으로부터 신체검사에서 4∼6급 처분을 받은 입영대상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203명의 보험금 지급내용 등을 파악한 뒤 소환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모두 150여 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처럼 병역비리 조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병역기피자들의 어깨 탈골수술을 해온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A병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병역비리와 병원은 무관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병원 측은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일이다.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수개월 혹은 수년 전부터 탈골 상태를 조장했는지 의학적으로 알 수 없다”며 병역비리 연루를 반박했다.

A병원의 의료인 3명의 변호를 맡고 있는 길영인 변호사는 “소환 조사 한 번 없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사전에 공표하고 이를 보도케 해 인권을 유린당함은 물론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길 변호사는 또 “A병원이 개원 이래 지난 6월까지 수술 건수가 5823명이었는데 경찰이 유독 203명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술의 적절성 논란이 계속되자 경찰은 전문기관에 추가로 자료분석 요청을 검토하는 등 혐의 입증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병역비리 수사는 급물살을 타며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잊힐 만하면 병역관련 비리가 터지는 데는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있기 때문이란 생각에서다.

또 최근 몇 년간 적발된 병역비리 사범 중 정식 재판에 회부된 비율이 계속 낮아진 조사결과도 나와 솜방망이 처벌이 병역비리 사범을 증가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이번에 터진 사건으로 인해 병역과 관련된 법과 제도 등의 개선이 요구될 것으로 보여 추석 이후에도 여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신종플루 공포 확산
추석 이후가 절정?

추석이 지나는 것을 더욱 두렵게 만드는 또 하나는 확산되는 신종플루 공포다. 특히 추석 이후 10월 초순부터 신종플루가 더욱 기승을 보일 것으로 예고되면서 공포는 극에 달한 상태다.

신종플루 공포는 추석 고향 길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속버스나 기차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장시간 머물러야 하는 고향 길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서 고향 행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설문조사로도 나타난다. 커리어가 직장인 1085명을 대상으로 ‘추석 귀성계획’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39.6%가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고향 행을 포기한 사람들 중 27.2%가 ‘자신이나 가족이 신종플루에 걸릴 것이 걱정돼서’라고 응답한 것.

특히 꾸준히 늘어나는 신종플루 사망자는 다가올 감염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9월23일 현재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10명. 이날 71세의 남성이 신종플루 감염에 의해 숨이 끊어지면서 사망자는 두 자리 수로 늘어났다.


신종플루 공포를 더욱 확산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사망한 10명 가운데 2명이 만성질환자, 임산부, 노인 등 고위험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신종플루는 스쳐 지나가는 병이라는 기존 발표를 뒤엎는 결과다.

설령 감염이 되더라도 감기처럼 쉽게 이겨낼 거라며 안심했던 비 고위험군조차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전염병의 공포는 커지는데 당국의 대처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충분한 양의 백신이 공급될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치료약 확보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인 탓이다.

개인위생을 아무리 철저히 해도 공기로 전염되기 쉬운 신종플루의 감염을 막는 데엔 무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도 별다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손 씻기 캠페인’ 등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해 감염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리고 이 같은 지적은 감염자가 더욱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추석 이후 더욱 폭발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하 특별법)과 관련된 논란 역시 추석 이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고된다.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은 2004년 5월23일. 꼬박 5년이 지난 지금 특별법에 대한 성과를 인정하는 이는 드물다. 오히려 풍선효과로 인해 암암리에 이뤄지는 변종 성매매가 더욱 늘어났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적발된 성매매 사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에 단속된 성매매 사범은 특별법 시행 첫해인 2004년 1만6947명이었다가 2005년엔 1만8508명, 2006년 3만4795명, 2007년 3만9236명, 지난해 5만1575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1∼8월에만 4만8735명이 적발됐다.

성매매 장소도, 포주도, 성매매 여성도 다양화되고 있다. ‘홍등가’로 불리던 성매매 집결지가 줄어든 반면 불빛도 간판도 없는 곳에서 교묘하게 성매매가 일어나고 있었다.

경찰이 지난 4월6일부터 2주간 성매매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전체 적발자 330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7%가 마사지 휴게텔에서 단속됐다. 이어 안마시술소가 19.7%,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가 7.5%를 차지했고 성매매 집결지에서 단속된 인원은 3.7%에 그쳤다는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성매매로 돈을 버는 여성의 나이와 계층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특별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아야 하는 여성들이 성매매에 나섰다면 지금은 단순한 이유로 보다 쉽게 성매매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졌다.

“5년 동안 뭐했어?”
무용지물 성매매특별법

인터넷을 통해 성인남성들과 만나 조건만남을 가지는 청소년들, 키스방이나 대딸방 등 유사성행위업소를 전전하다 결국 돈의 유혹에 넘어가 안마시술소 등의 성매매 업소에서 몸을 파는 여대생들,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성매매를 하는 주부 등이 그들이다.

성매매의 규모도 커졌다. 호텔과 룸살롱이 연계해 대규모의 성매매업소를 만들어낸 ‘풀살롱’의 등장이 그것이다.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의 직원을 고용하고 기하급수적인 매출을 얻어온 기업형 성매매업소들은 지금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성매매특별법은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늘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논란은 폭발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추석이 지난 뒤 성매매업소에 대한 검경의 대대적 단속과 함께 법 자체에 대한 재개정 논의 또한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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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