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뒷담화> 모 연예기획사 매니저 A실장 사기꾼으로 몰린 사연

“누가 제 명함을 막 뿌려요”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 뒤에는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키워낸 매니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연예인이 자신의 매니저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그들의 조언에 충실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연예인 지망생에게 ‘어떤 매니저를 만나느냐’는 연예인 생활에 있어 중요한 일이다. 최근 연예인 지망생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한 ‘○○○ 매니저’ 사칭 사기극이 벌어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스타 만들어준다” 유혹, 돈 뜯고 성추행까지
기획사 태반이 무자격…청소년 피해 속출


모 연예기획사 매니저 A실장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실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사무실에 앉아 소속사 연예인 스케줄 체크를 하고 있는데 건장한 체격의 한 중년 남자 C씨가 “A실장이 누구냐”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고 멱살을 잡았다는 것.
당황한 A실장은 “제가 A실장인데, 누구시냐”며 대꾸하자 C씨가 “어떻게 고등학생을 데리고 장난칠 수 있냐”며 주먹을 날렸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얼굴을 맞은 A실장은 황당해 하며 C씨에게 “도대체 누군데 회사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냐”고 따졌고, C씨는 “그런 일을 해놓고 발뺌하고 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치밀해진 사기수법

이후 C씨는 “무슨 매니저가 애들한테 돈을 요구하냐”며 “이런 사람은 콩밥을 먹어야 한다. 경찰서에 가자”고 A실장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매니저가 돈을 요구하냐”는 말 한마디에 직감적으로 ‘누군가 나를 사칭하고 사기를 쳤구나’라고 생각한 A실장은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기 친 사람이 내가 맞는지 대질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C씨는 사무실 밖에 엄마와 같이 있던 B양을 불렀고 사무실에 들어온 B양은 A실장의 얼굴을 보고 난감해 하며 “이름은 맞는데 내가 만난 분은 이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A실장은 C씨에게 “저는 A실장은 맞지만 B양은 만난 적이 없다. B양이 저를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한테 사기 당한 것 같다”고 C씨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A실장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B양이 사기꾼 D씨를 만난 것은 지난 3월 말경. 친구들과 명동거리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데 D씨가 다가와 “난 캐스팅 매니저다. 우리 사무실에는 ○○○, ○○○, ○○○ 등 소속 연예인들이 많다. 친구들이 모두 예쁘게 생겼다. 그중에서도 B양의 외모가 출중하다. 연예인해도 될 만한 마스크를 가졌다. 언제 시간 괜찮으면 카메라 테스트 한번 해보자”고 바람을 잡았다.
평소 연예인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B양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회사 매니저라는 말에 조금의 의심도 없이 D씨에게 연락처를 줬고 B양은 이틀 뒤 D씨를 만났다.  

A실장에 따르면 D씨는 정말 치밀했다. D씨는 B양이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심시키기 위해 소속사 사무실 앞에 차를 대고 “사무실에 잠깐 올라갔다 올 테니 기다려라”라며 정말 소속사 직원처럼 행동을 했다. 
B양이 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후 D씨가 유명 연예인 매니저라는 확신을 가진 B양은 D씨의 프로필 촬영비, 연예인 협회·노조 가입비, 연기학원 교습비 등의 돈 요구에도 아무런 의심 없이 송금을 해주었다.  

돈 요구 이후 D씨는 “드라마 감독님을 소개시켜주겠다”며 B양을 저녁식사 자리에 동석시키기도 했다. B양은 오디션을 핑계로 여러 번 감독을 만났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캐스팅이 안 됐다는 D씨의 말을 듣고 처음엔 내가 실력이 없나보다 생각하고 좌절감에 빠졌다고도 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B양이 D씨가 사기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은 D씨가 “연기력이 부족한 것은 영화를 많이 안 봐서 그런 것이다. 영화를 많이 봐야 한다”며 DVD방으로 데려가면서부터다. DVD방에서 영화를 보면서 화면에 나오는 이런저런 장면을 연기해보라며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는 것.     
            
‘이건 뭔가 잘못됐구나’라고 생각한 B양은 DVD방을 뛰쳐나왔고 곧장 집으로 달려가 엄마에게 그 일에 대해 말을 했다. 딸의 말을 듣고 화가 난 B양의 부모님은 D씨에게 따지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지만 D씨는 유명 매니저를 사칭한 사기꾼이었다. 이후 D씨와 연락을 취했으나 눈치를 챈 D씨는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잠수를 탔다.

모든 비용 기획사 부담

이번 사건과 관련, A실장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런저런 사고는 아주 많다. 우리는 어떤 형식이든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접대비, 홍보비, 프로필사진 촬영비 등을 요구하면 빈털터리 기획사거나 사기꾼들이다. 이런 돈들은 전속 계약 후 당연히 기획사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성형외과나 연기학원을 소개해줘도 의심해야 한다. 이런 곳에 소개해주고 소개비를 받는 브로커이기 쉽다. 성형수술비는 보통 계약금 대신 기획사에서 부담해야 하고 연기학원비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연예계에서 이 같은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한국연예제작자협회를 비롯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예비 스타지망생들에게 불량 매니저 구분방법 몇 가지를 제시했다.

‘길거리 캐스팅’ 접근하면 경계
술자리에 자주 불러도 의심해야


첫째, 매니저가 대형기획사에 소속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팬텀, 싸이더스, SM, 예당 등이 바로 대형기획사 범주에 드는 매니지먼트사다.
좋은 기획사에 소속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기획사들의 협의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 연락해 확인해 보면 된다. 일단 협회에 소속돼 있지 않은 회사는 신생기획사다. 신생기획사들은 아무래도 전통 있는 대형기획사들에 비해 교육환경 등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둘째, ‘길거리 캐스팅’에서 자신을 매니저라고 소개하면서 접근하는 경우는 경계해야 한다. 연예학원들도 일반인들을 써서 길거리에서 학원생을 이 같은 방법으로 모집하는 사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대부분 “연예인이 되기 위해선 학원에 등록해 연예인의 자질을 먼저 익혀야 하고 학원 수강 뒤에는 연기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알선하겠다”고 말하지만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매니저들은 자신이 직접 돈을 투자해서 가수나 연기자를 만든다. 한마디로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기획사는 ‘문제의 기획사’라고 보면 된다.
셋째, 매니저가 스타급 연예인과 친분을 강조한다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스타급 매니저들은 대부분 다방면에서 들어오는 부탁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가급적 자신의 일을 숨기려 한다.

넷째, 한밤중에 여자 연예 지망생들을 술자리에 자주 불러내는 매니저도 의심해 봐야 한다. 대부분 후원해 줄 사람을 소개해 준다느니, PD나 영화감독에게 보인다는 명목을 대지만 이 같은 자리에 참석할 경우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모 연예인 매니저는 “현재 연예계에 관련된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건 때문에 억울하고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극소수의 얘기인데 우리가 도매급으로 넘어간다”며 “이 같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예지망생들이 불량한 매니저와 선량한 매니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매니저 구분 잘해야

그는 이어 “매니지먼트사업이 시장규모나 범위에서 여타 다른 산업에 못지않게 거대해 지고 있으며 전문성을 겸비한 많은 고학력 인력들도 대거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매니지먼트사가 막연히 힘을 가지고 비대해질 것이 아니라 보다 합리적으로 신뢰 관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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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