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접대 외교' 실상 대해부

"화려한 이면에 '득'보다 '실' 많았다"

[일요시사=정치팀]박근혜정부 출범 1년 최대 성과로 손꼽히던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잦은 해외순방에서 현지언어 연설, 한복패션 등으로 ‘화려한 외교’를 선보였지만 정작 '실리는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최근 미국의 일본 집단자위권 지지, 중국의 이어도 자국 방공식별구역 포함 등은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화려한 외교에 가려진 '접대 외교' 실상을 <일요시사>가 파헤쳐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끝으로 취임 첫해 정상외교를 마무리했다. 정부를 포함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를 내놨다. 과연 그럴까.

외견상 화려한
'박근혜식 외교'
 
청와대가 이날 내놓은 '2013년도 대통령 정상외교 결과 및 평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취임 후 5차례 해외순방과 국내에서 가진 10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총 26개국 정상들과 31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상대국은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까지 거의 전 세계를 망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끌어올렸다. 6월에는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이끌어냈다.
세계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양강(미국·중국)과의 만남에 이어 9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다자외교무대에 데뷔했다. G20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을 만났다.
10월 초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기 위해 4번째 순방길에 올랐다. 
올해 마지막 해외순방이던 11월 서유럽 방문 때는 프랑스, 영국, 벨기에, EU 정상과 만났다.
이처럼 활발하게 이뤄진 박 대통령의 집권 첫해 정상외교는 대북공조와 세일즈외교에 초점을 맞춰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자평이다.

5차례 해외순방, 26개국 정상들과 31차례 정상회담
'외국어실력-한복패션' 뽐낸 화려함 속 '실리' 의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문제 등 핵심 외교 사안에 대한 UN 5대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과의 정상외교로 양국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한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적 이해와 지지를 확보했다"며 "특히 북한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과 돈독한 우호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미국에 치우친 외교가 아닌 미·중 '등거리 외교'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및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 중국 칭화대학 연설, 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방문국의 언어로 연설하는 등 방문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품격 있는 정상외교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통상·문화·국민 간 교류 등 실질분야 교류협력 사안 협의 등 적극적인 세일즈외교 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타결하기로 합의했으며, 베트남과는 2014년 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로 약속했다. 또 러시아와는 나진~하산 철도 연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합의했다.  

아낌없이 퍼주고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그 내용에 비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교력을 정상회담 횟수와 외국어 실력 등으로만 평가한다면 분명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지만 '접대 외교'에 기반해 실속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인 미국 방문에서는 제너럴 모터스(GM) 대니얼 애커슨 회장의 통상임금 문제 해결 요구에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방미 이후에는 8조3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차세기전투기 사업의 단독 후보로 남은 보잉사의 F-15SE를 가격이 더 비싼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변경해 퍼주기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프랑스 방문에서는 현지교민들의 촛불시위를 막으려다 프랑스 당국의 거부로 망신을 당했다. 또 프랑스 경제인들에게 불어 연설로 기립박수를 받은 것도 실상은 박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을 한국 정부가 비준해 프랑스 자본의 한국 철도시장 진출, 비관세 장벽 폐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는 지난 11월4일 '한국은 공공부문 시장을 외국기업들에 개방할 예정이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메데프(프랑스 기업들 모임)의 본부에 모인 300여명의 기업 대표들 앞에서 완벽한 불어로 연설했다"며 "프랑스 측 청중은 특히 외국기업들에 대해 한국의 공공부문 시장을 조만간 개방하겠다는 발표에 만족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비관세 장벽을 폐지함으로써 양국 간의 교류에 장애가 되는 일련의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통령 시행령이 오는 며칠 이내에 내려질 것이라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명확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리고 연설 다음날(11월5일) 대통령 공석 중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조달협정 개정안은 통과됐다. 당장 '철도 민영화를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으나 박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열흘 후 개정안 재가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 26일 "박 대통령의 정부조달협정 개정안 재가는 국회의 동의 없이 진행한 것이어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조약안 심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항쟁의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그러나 국내 비판 여론을 감수한 퍼주기에도 불구하고 서유럽 순방 이후 EU는 우리나라를 예비 불법조업(IUU)국가로 지정했다. 최종 IUU국가로 지정되면 유럽과의 수산물 수출입은 물론 EU 국가와의 어선 거래가 모두 금지된다.

동북아 외교
긴장 고조

한반도와 인접한 동북아 외교에서도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대북외교를 보면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신뢰와 원칙의 외교는 북한의 '로켓 발사→3차 핵실험→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벼랑 끝 외교 전술에 휘둘리지 않고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공단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 결국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 재개라는 성과 이외에 더 이상 남북관계는 진전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 대남선전매체들이 연일 박근혜정부 비난에 열을 올리는 등 갈수록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외교는 지난 6월 박 대통령 방중에서 '높은 수준의 한중FTA 약속' 등으로 퍼주기 논란이 일었지만, 최근 중국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인 이어도를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킨다는 일방적 발표로 은혜(?)를 갚았다.
대일외교는 아베정권의 우경화 가속에 정상회담 한번 갖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결국 활발한 외교활동에도 불구하고 인근 국가와 외교관계가 좋지도 않으면서 한국의 국제적 입지는 날로 위축되어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최근 박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대중 근거리외교를 겨냥해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에 베팅하는 것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은 국제적 입지가 위축된 대표적 예다.  

철도시장 개방, 통상임금 해결 약속 등 퍼주기 논란
동북아 긴장 고조…내용 없는 원칙외교에 입지 축소
야권 "참담한 외교 실패, '외국어' 아닌 '외교'해야" 

이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의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박근혜정부 외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속은 비어있는 '외화내빈 외교'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정배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을사늑약을 가장 먼저 승인하고 대사관을 제일 먼저 철수한 바 있는 미국은 최근 가장 앞장서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환영했고, 중국은 우리나라 EEZ인 이어도를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켰다. 또 일본과는 '먹통 관계'에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얻은 외교적 실리는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얻은 게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천 전 의원은 이어 "우리 외교의 참담한 실패요, 철저한 무능"이라며 "박 대통령은 '외국어'를 할 게 아니라 '외교'를 해야 한다. 외교 부재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외교
민낯 드러나

정치권 한 관계자도 "박 대통령의 패션 외교, 이미지 외교는 그 민낯이 생각보다 빨리 드러나고 있다"며 "외교는 주고받는 것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의 군사적·보수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유지할 경우 외교 역량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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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