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6·4지방선거 '거물급 차출론' 급부상 내막

"승리는 떼어놓은 당상" 차제에 싹쓸이 노린다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를 대비한 새누리당의 발걸음이 벌써부터 빨라지고 있다. 부정선거 정국이 지속되며 수세에 몰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지방선거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앙당에서는 동원할 수 있는 원내외 인사를 총동원, 선거에서 압승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후보군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원외 '거물급 인사'에 대한 지원 요청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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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정치와 거리를 뒀던 새누리당의 원외 유력인사들이다. 이들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원내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중앙당의 출마 요청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떤 인사가 어느 지역에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오는 6.4지방선거는 결과에 따라 박근혜정부의 남은 임기 순항 여부를 판가름할 무대로 평가된다. 집권 1년을 부정선거 정국에 발목이 잡혀 보낸 상황에서 집권 2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도 신통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 여권 내에서부터 차기 당권·대권주자를 중심으로 급격히 권력이 이동하며 레임덕이 일찍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는 지방선거 압승으로 부정선거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청와대와 공조해 후보군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김황식·나경원·원희룡….' 


유력인사 총동원

그렇다면 어떤 인사들이 경쟁력 있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까. 지방선거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로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원외의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본선 같은 서울시장 경선을 통해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경합지역에 대중성과 능력을 겸비한 후보군들을 내보낸다면 지방선거 압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지사 후보로는 현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이미 언론에 밝힌 바 있어 친박 핵심인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중도성향의 5선 남경필 의원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 김진표·원혜영 의원에게 밀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친박 지도부를 중심으로 김 지사의 출마 요청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지역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인천시장 후보로는 황우여 대표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인천시장보다는 후반기 국회의장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몽준·김황식 등 원내외 거물급 인사 총동원
영남·수도권 싹쓸이…부정선거 정국 정면돌파

이외에도 충북도지사 후보에는 부친의 고향이 이곳인 나경원 전 의원, 충남도지사 후보에는 6선의 중진 이인제 의원, 제주도지사 후보로는 제주 출신의 원희룡 전 의원, 대전시장 후보로는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모두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지방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전으로 압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는 2월4일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 지역을 제외한 경합지역에 대한 1차 후보군 정리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경합지역에서 자천타천 이미 선거전을 시작한 후보들은 있지만, 이들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과 차출된 거물급 인사의 경선을 통해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선거에 임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유력한 인사들로 후보군을 꾸려 지방선거 승리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 의지가 관건

문제는 당사자들의 출마 의지다. 남경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직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나경원·원희룡 전 의원 등은 지방선거를 통한 정계 복귀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선당후사 정신을 강조해 이들의 출마를 압박하는 한편 회유책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의 이와 같은 지방선거 준비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4일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이라며 "우리 민주당도 스스로 혁신해 지방선거에서 집권이 가능한 대안세력이라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이 본격적 창당 작업에 들어가며 제1야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민주당도 명운을 걸고 지방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거물급 후보군에 맞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어떤 전략으로 맞대응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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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