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금융3사 매각, 자산유동성 확보 '자구책'

  • 신관식 shin@ilyosisa.co.kr
  • 등록 2013.12.23 10: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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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경제2팀]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포함해 금융계열사 3사와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해 3조3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책을 내놨다.

최근 동부그룹, 한진그룹 등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겠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그룹은 22일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해 7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현대상선의 유동성 압박에 채권단이 현대증권 매각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계획을 요구했지만 현정은 회장이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럼에도 현대그룹의 이번 발표는 현대상선이 내년까지 회사채 4200억원, 기업어음(CP) 40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갚아야 하는데 적절한 현실적 대안이 부족해 현회장이 눈물을 머금고 현대증권 매각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이번 발표에 따라 현대그룹은 금융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현대상선이 중심이 되는 해운, 현대로지스틱스의 물류, 현대엘리베이터의 산업기계,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등 4개부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 부문 사업구조를 조정해 약 1조500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국내외 부동산과 유가증권, 선박 등도 48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유가증권, 부산 용당 컨테이너 야적장, 미국·중국·싱가폴 소재 부동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자산 매각 외 현대상선의 외자유치 추진,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 등으로 3200억원 이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부 구조조정, 반얀트리호텔 매각 등을 추진해 총 3400억원 이상을 조달키로 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 가운데 1조3000억원은 부채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외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3개사 기준 부채비율을 올해 말 493%에서 200% 후반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금융계열사 등의 매각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진행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매각방안과 절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금융권과 협의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핵심사업의 한 축인 금융부문을 매각하는 고통이 있지만 이번 자구계획으로 그룹의 유동성문제를 해결하고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금융권과 협조해 시장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 KDB산업은행은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동부그룹의 동부메탈과 동부하이텍 등을 인수한 뒤 이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19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3조5000여 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키 위해 에쓰오일 지분 매각 등의 '재무구조 자구개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진=뉴시스)


신관식 기자 <shi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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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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