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도시락으로 통하는 한동우의 '스킨십경영'

지주회사 직원 150여명…상호존중의 장을 통한 부서간 시너지 극대화


[일요시사=경제2팀] 지난 10월18일,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은 메고 있던 넥타이를 풀고 사전 지급된 생수병을 챙겼다.

지주사 직원 150여명을 대상으로 가능한 일자를 신청 받아 총 8회차에 걸쳐 지주회사 부서 임직원들과 함께 남산에 올라 도시락을 먹는 ‘通通 가을 피크닉’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시기적으로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상하고 그룹사들의 경영실적 체크에 여념 없는 일정을 보내고 있던 지주사 직원들에게는 잠시나마 격무에서 벗어나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경영진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는 이런 행사가 흥미로웠다.

미국에서 열린 IMF연차 총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6회차(총 8회차중)에 참가 신청을 한 한동우회장은 “부서간 혹은 상하 직급간의 소통이 없는 조직은 대부분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혔음을 알고 있다”며 “이런 소통의 힘이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갈대가 어우러진 잔디밭에서 식사를 마친 직원들은 어린 시절 소풍지에서 즐기던 수건 돌리기, 기차놀이 등 추억을 게임을 긴급제안하며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최근 한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경영의 행보가 잦다.


지난 5월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각 직급의 그룹사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워킹맘(Working-Mom)을 포함한 기혼자그룹, 그룹사의 새내기그룹, 미혼자그룹, 지방근무자 그룹, 신 사업/비대면 채널 근무자 그룹 등으로 나누어 테마별 오찬을 통해 직장과 인생의 선배로서 허심탄회한 자리가 진행되었다는 후문이다.

한 회장은 “신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여러 위치에서 묵묵히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여러분이다.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직원들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회장님, 밥 한 번 사주세요~!”

CEO-현장직원과의 일체감 증대의 장 마련

지난 5월22일에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회장님, 밥 한번 사주세요’라는 사내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신한금융그룹이 최고 경영자와 현장 직원간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사내 이벤트에 응모해 1차로 선정된 직원들이다.


한 회장은 평소 그룹의 최고경영자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추진해 나감과 동시에 그룹사들이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도 그룹사들이 CEO를 중심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자율적인 경영을 전개할 수 있도록 회장이 직접 나서는 일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직장의 선배, 또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하고, 취임 후 줄곧 추진해 온‘따뜻한 금융’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듣기로 한 것이다.

이번 이벤트에는 신한금융그룹 부서(지점)장 이하 직원 총 610명이 응모했으며, 실무자 심사위원회와 지주회사 임원회의 등 2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해 최종 35명이 한 회장과의 오찬에 초대되는 기쁨을 누렸다.

응모자들은 회장과 하고 싶은 말, 궁금한 점, 그리고 본인이 꼭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 등 다양한 사연을 적어냈다.

심사에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들에게 회장님과 점심 먹는 아빠의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꼭 본인을 뽑아줘야 한다”는 협박형, “저희 가문의 영광으로 알겠다”는 읍소형,“회장님이 제 인생의 롤모델(role model)이라 꼭 만나야 한다”는 아부형 등 재미있고, 톡톡튀는 사연들이 많다고 귀뜸했다.

심사는 공정성을 위해 익명을 보장하고, 사연의 진정성과 독창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는데, 대부분의 사연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회장님과의 따뜻한 오찬’은 22일을 1회차로 시작해 9월까지 총 5회차에 걸쳐 회차별로 테마를 가지고 배석자 없이 진행된다.

1회차인 오늘은 워킹맘(Working-Mom)을 포함한 전원 기혼자들로서 가정과 직장의 양립에 대한 고민, 양육의 애로사항 등 진솔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6월에는 신입직원 및 미혼자로 구성해 직장 초년생으로서 CEO를 만나는 설렘과 결혼에 대한 고민, 직장 생활의 노하우를 배우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 밖에 광주, 부산 등 지방 근무자와 거제 지점 등 원격지 근무자들과의 식사, 신사업/비대면 채널 관련에 근무하는 직원들과의 미래의 상품, 전략에 대한 의견 교환 등 각 회차별로 테마가 있는 오찬이 준비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찬 자리에는 한동우 회장과 직원 외에는 아무도 배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한 회장이 직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도록 임원 및 본부부서 직원 등 누구도 들어오지 않도록 직접 주문했다고 한다.

한편, 오늘 첫 테이프를 끊은 직원들은 오전에 회장실에서 한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한 회장이 직접 선정한‘카르마 경영’책을 선물 받았다.

이날 한 회장은 “신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영업현장에서 묵묵히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여러분”이라며,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그룹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직원들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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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