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고모부 장성택 즉결처형 진짜 이유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16 17: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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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리설주와 '은밀한 관계' 들통 났다?"

[일요시사=정치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북한 내 서열 2위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전격 사형에 처해졌다.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숙청 당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무려 40년 가까이 2인자로 군림했던 장성택은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김정은은 왜 자신의 고모부이자 2인자인 장성택을 죽여야만 했을까?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전격 처형됐다.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종파행위자'로 낙인찍혀 출당 당한 지 불과 4일 만이었다. 장성택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북한 내 서열 2위다.

이례적 즉결처분
전격 사형집행 '왜?'

김정은은 지난 2012년 정권 출범 당시만 해도 장성택을 '누구보다 가까운 혁명동지'라고 지칭했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사형이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특히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에 따르면 장성택은 기관총으로 처형된 것으로 추정됐다. 김정은은 장성택에게 최소한의 자비도 베풀지 않은 것이다.

그의 사형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당초 많은 북한전문가들은 그가 숙청을 당했지만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2인자라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목숨만큼은 부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장성택은 지난 2004년에도 파벌 조성 혐의로 김정일로부터 숙청당했었지만 3년 만에 노동당 행정부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장성택은 김정남 등과의 후계자 경쟁 과정에서 김정은을 옹립한 최고 공신 중 한 명이다. 때문에 장성택의 전격적인 사형을 놓고 숨겨진 진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장성택 사형의 표면적인 이유는 '국가전복음모행위'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사형당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장성택을) 공화국 형법 제60조(국가전복음모행위)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은 즉시에 집행됐다"고 밝혔다.

북한전문가들은 장성택이 김정은 대신 김정남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숙청을 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정일은 이혼녀였던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김정남을 낳았다. 김일성이 이를 못마땅해 하자 장성택과 부인 김경희는 이를 적극 옹호하고 최근까지도 김정남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장성택이 경제개혁이나 대외관계 등에서 김정은과 마찰이 잦아지자 김정남을 김정은 대신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발각돼 숙청을 당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지난 4월 김경희에게 전화해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안된다. 정은이를 좀 말려라"라고 한 것이 도청 당해 김정은 귀에 들어갔으며, 장성택이 처를 믿고 지도자인 김정은을 '정은'이라고 부른 것이 화근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양봉음위(陽奉陰違)'란 단어가 등장하는데 양봉음위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남 옹립설 or
쿠데타로 집권 음모?

일각에서는 장성택이 직접 김정은을 몰아내고 1인자가 되려 했다는 설도 있다. 한 탈북자는 "경제전문가인 장성택이 1인자가 되면 배곯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 인민들 사이에서 돌았다"고 말했다.

장성택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옹립하려 했다는 설에 대해서 그는 "김정남은 김정일에게 눈 밖에 났던 인물인 만큼 승계 정통성을 중시하는 북한의 특성상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자신에 대한 환상 조성과 우상화를 꾀하면서 당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켜 쫓겨났던 측근들과 아첨꾼들을 당 중앙위 부서와 산하기관에 규합하고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군림하며 자신이 있던 부서를 소왕국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경제정책을 총괄해 온 장성택의 비리가 적발돼 숙청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직권을 악용해 중요 건설단위를 심복들에게 넘겨 돈벌이하도록 하면서 평양시 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한편, 석탄 등 지하자원을 무단으로 매각하고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넘기는 '매국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성택 즉결처형에 여러 가지 설 난립
천하의 김경희도 남편 처형 못 막았다

이와 함께 장성택은 2010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당 부장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됐다. 김정은이 통치자금 누수를 전면 조사하면서 장성택의 비리를 적발했고, 이에 분노한 김정은이 장성택을 숙청하고 자금까지 접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장성택에 대한 전격 사형을 단행하면서 그 진짜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장성택이 숙청당한 진짜 이유가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와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장성택-리설주 불륜설'은 지난 11일 <일요시사>가 최초로 입수, 단독 보도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리설주는 벌써 50일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월 북한 예술단원들이 포르노 동영상을 찍고 유포시킨 혐의로 처형됐던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동영상에서 장성택과 리설주의 부적절한 관계가 발각됐다고 한다.

분노한 김정은
숨겨진 진실은?

당시 사건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 소속 북한 유명 예술인 9명이 포르노 촬영·판매·시청 등의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때 북한 보위부에 체포된 이들이 총살 직전 "리설주도 예전에는 우리처럼 놀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리설주는 은하수관현악단 출신이다.

이에 당에서는 극비리에 리설주를 집중 추궁했고 리설주는 결국 장성택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김정은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모부인 장성택의 숙청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즉결처형까지 집행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은 평소 바람기가 심했고 과거에도 파티에 '기쁨조'를 동원하는 등 예술계 인사들과 관계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은 장성택의 체포 장면을 공개하면서 "(장성택이)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갖고, 고급식당 뒷방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이는 등 타락한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많은 북한전문가들은 예술계 인사들과 친분이 깊었던 장성택이 리설주를 퍼스트레이디로 추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장성택에 대한 김정은의 배신감은 더욱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식석상 자취 감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만약 오는 17일 김정일 2주기 추모행사에서도 리설주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장성택과 리설주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설주 역시 장성택 처형 이전에 극비리에 처형됐거나 수감됐을 공산이 크다는 가설이 성립됨은 물론이다. 

장성택이 공개 처형되면서 한반도 주변의 정세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장성택이 처형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당분간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을 듯하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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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