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프로골퍼 박인비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1.25 13: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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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신화 깬 ‘메이저 퀸’

[일요시사=사회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박인비는 올 시즌 메이저 챔피언십 3회 연속 우승을 포함해 6번 우승을 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녀가 있기에 한국 골프의 날씨는 맑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박인비(25·KB 금융그룹).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이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올해의 선수는 아무도 없었기에 더둑 관심을 끌고 있다. 한때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박세리의 최연소 우승기록을 갈아 치우고 결국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가 됐다.

세계가 인정하는
‘올해의 선수상’

‘침묵의 암살자’란 별명을 갖고 있는 박인비는 지난 1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골프장에서 끝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4위에 오르며 공동 5위에 자리한 경쟁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추격을 제치고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결과를 떠나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에서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내가 이룬 게 영광이다. 정말 좋다. 사실 올해 목표가 올해의 선수상이었다. 그랜드슬램보다 더 하고 싶었던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더 많이 애정이 간다.”

LPGA투어 사무국이 해마다 주는 5개 상 중에서 가장 가치가 큰 ‘올해의 선수상’. 그리고 시즌 평균 최저타수를 달성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최고 신인에게 돌아가는 루이스 서그스 롤렉스 ‘올해의 신인’, 일종의 모범상 성격의 ‘헤서 파’ ‘윌리엄 앤드 뮤지 파월 상’, LPGA 발전을 위해 후원을 아끼지 않은 기업에 주는 ‘커미셔너상’ 등 5개 분야에 걸친 시상을 하고 있다. 그중 ‘올해의 선수’는 그해 선수들의 투어 대회 성적에 포인트를 줘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일종의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해당된다. 

수상자를 정하는 방식을 보면 각종 대회 1위부터 10위 선수에게 점수를 차등 배점한다. 투어 챔피언은 30점, 준우승한 선수는 12점을 얻는다. 3위는 9점, 4위는 7점을 받는 식으로 순위가 낮을수록 배점도 낮아져 10위는 1점을 챙긴다. 단, 5대 메이저대회 순위별 배점은 일반 투어 대회의 두 배다. 박인비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3승(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거둬 180점을 획득한 데 이어 투어 대회 3승(혼다 타일랜드 대회, 노스텍사스 슛아웃,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대회)으로 90점을 보탰다.


여기에 ‘톱10’ 입상 포인트 27점을 추가하고 총 297점을 쌓았다. 1966년에 제정된 이 상의 역대 최다 수상자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다. 소렌스탐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이 상을 5년 연속 수상하는 등 총 8차례나 수상했다. 그 다음으로는 케이티 휘트워스(미국·7회), 낸시 로페즈(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이상 4회) 순이다. 박인비의 수상으로 아시아 출신은 2010∼2011년 청야니(대만), 1987년 오카모토 아야코(일본)에 이어 네 번째다.

‘한국 군단’은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를 시작으로, 박지은(34), 신지애(25·미래에셋), 최나연(26·SK텔레콤) 등이 상금왕, 신인왕, 평균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등을 수차례 수상한 바 있지만 한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것은 박인비가 처음이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위업이다.

한국인 최초 LPGA 올해 선수로 선정
올 시즌 메이저 챔피언십 6번 우승

한국여자골프는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15년 넘게 LPGA투어에서 세계무대를 제패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했다. 당대 최고의 골프스타에게만 주어져 ‘상 중의 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선수상’에서는 항상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불가침의 영역’처럼 여겨졌던 올해의 선수상. 지난 18일 박인비는 한국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를 확정했다.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4위를 차지해,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한 경쟁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를 눌렀다.

박세리 뛰어 넘은
한국 골프의 자랑

LPGA투어 25승을 달성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한국골프의 큰 쾌거다.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보상해준 결과지만 그 이면에는 남다른 가족사랑이 있었다. 올해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박인비는 “할아버지 앞에서 우승해 매우 쁘다”는 말로 운을 뗐다.

할아버지 박경준(81는 박인비에게 골프를 처음 권했고 여전히 최고의 후원자다. 노령의 할아버지에게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에서 박인비는 우승을 일궈냈고 “할아버지의 소원을 풀어드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4월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순간에는 부모님을 떠올렸다. 박인비는 2007년 LPGA 무대에 뛰어든 후 이듬해인 2008년에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기록을 썼다.

하지만 이후에 찾아온 시련은 매서웠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50개가 넘는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고 골프가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 중압감을 누르고 얻어낸 메이저 2승의 순간, 박인비는 부모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였다. 오늘이 부모님 결혼 25주년 되는 날이라 더욱 기쁘다.”

중요한 사람이 더 있다. 2011년 8월 약혼식을 올린 프로골퍼 출신 남기협 씨. 박인비는 자신을 ‘짐꾼’이라 표현하지만 막강한 지원군이라며 “약혼자는 긴 슬럼프에서 탈출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내 편이 있다는 게 든든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둘은 내년 10∼11월 사이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그녀는 “골프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과 같은 특별한 웨딩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2011년 프로골퍼 남기협 씨와 약혼했다. 둘은 투어 생활을 함께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박인비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함께 연못에 빠지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남씨와 약혼 이후로는 스윙 자세도 약혼자와 함께 상의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약혼자 역시 프로골퍼 출신으로 박인비와 잘 맞는다고 전해진다. 특히 골프에 대해 즐겁게 대화하고 풀어갈 수 있다는 건 선수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인 선수
최초 타이틀

박인비의 스윙은 독특하다. 정통, 교과서적인 스윙과는 거리가 멀다. 천천히 클럽을 들어올렸다가 짧게 내리치는 스윙을 한다. 스윙이 예쁘거나 좋지 않지만 박인비에게는 딱 맞는 스윙이다.

그녀의 스승인 백종석(52) 코치는 박인비의 스윙을 한 마디로 ‘프리 암’(Free Arm)’ 스윙이라고 정의했다. 백 코치는 “박인비의 스윙은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스윙이다. 일반적으로는 몸을 위주로 하는 바디 턴 또는 팔을 위주로 하는 암 스윙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박인비는 두 가지 장점을 하나로 섞은 스윙이다”라고 말했다. 팔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향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팔을 잘 던진다. 특히 어프로치 할 때 더 효과가 좋다. 팔의 감각을 이용해 공을 자유롭게 보내다 보니 훨씬 더 정교하다. 테크니션보다 감각을 앞세운 ‘필’(feel) 스윙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비결은 ‘숙성된 스윙’이다.“박인비의 스윙은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미국에 와서 데이비드 레드베터, 부치 하먼 등 많은 스윙코치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를 줬다. 또 나와 함께 한 5년 동안도 그 과정 중 하나였다. 그런 과정 속에 자기 나름의 노하우, 그리고 투어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스윙이 완성됐다. 음식처럼 지금 박인비의 스윙은 완성을 넘어 숙성의 단계에 이르렀다. 가장 맛있는 단계다.”

2년 연속 상금왕까지 도전
내년도 눈부신 활약 기대

박인비는 초등학교 시절 수의사가 꿈이었다. 동물을 워낙 좋아했다. 그러던 그녀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박세리 덕분이었다. 1998년 박세리가 한국 선수 최초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장면을 본 후 골프에 빠져들었다.골프광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81세인 할아버지 박경준 씨는 3대가 함께 골프하기를 원했다. 이런 이유로 박인비 아버지 박건규(51)씨도 스무 살 때부터 골프를 쳤다.


‘3대 골프’를 원하던 박씨는 박세리의 US오픈 우승 직후 딸 손을 잡고 골프연습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박인비는 어릴 적부터 재능을 보였다.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지만 2년 만에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혔다. 박건규 씨는 “한국 부모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골프를 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2001년 죽전중 1학년 때 딸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냈다. 데이비드 레드베터에게 레슨을 받았지만 잘 맞지 않는 느낌이 들자 박인비는 중학교 졸업 후에 라스베이거스로 옮겨 부치 하먼으로 코치를 바꾸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골프에 재능을 보인 박인비는 14세인 2002년 US여자주니어 골프선수권 우승을 비롯해 미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9차례나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적수가 없었다. 세계 골프계는 “골프 천재가 탄생했다”며 박인비를 주시했다. 박인비는 2007년 LPGA투어 생활을 시작해 투어 2년차인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순탄할 것 같았던 프로 생활은 곧 기나긴 슬럼프로 이어졌다. 

‘세리 키즈’ 선봉에 설 듯했던 박인비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57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박인비로선 끝도 없는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다. 필드의 초록색만 봐도 겁에 질렸다. 당시 대회에 나가는 것이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급기야 2009년 겨울 박인비는 아버지에게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돌파구는 일본에서 찾았다. 일본 진출 첫 해인 2010년 우승 두 번, 준우승 여섯 번을 했다. 2011년에도 2승을 거뒀다. ‘일본만 가면 잘되고 미국만 오면 왜 안 되냐’는 생각을 할 때인 2012년 7월, 박인비는 마침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시련의 터널을 지난 박인비는 강해져 있었고 옆에는 가장 강력한 ‘비밀 병기’가 함께 있었다. 바로 ‘약혼자’다. 박인비는 2011년 8월 KPGA투어 프로 출신인 남기협 씨와 약혼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인비는 “오빠가 골프선수 출신이라 내가 언제 기분이 안 좋고 좋은지 다 안다.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늘 즐겁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금 그녀의 부활을 만든 독특한 템포의 스윙도 남씨와 함께 완성한 것이다. “지금까지 유명하다는 코치한테 다 레슨을 받아봤다. 그런데 공감이 잘 안 되더라”고 말한 박인비는 “그런데 오빠하고는 잘 맞았다. 올해는 바뀐 스윙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2승에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하며 부활을 알렸고, 2013년 메이저 3연속 우승과 함께 시즌 6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골프 여제 탄생을 알렸다. ‘올해의 선수’. 명실상부한 ‘세계최강의 자리’는 한국 골프 팬들과 관계자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박인비 역시 “한국 선수 중에 올해의 선수가 없다는 점은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 가운데 ‘올해의 선수’가 없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때문에 박인비는 이 상을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한국의 자존심을 더욱 드높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골프계의 슈퍼스타다.
“슈퍼스타의 인생을 살기에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 사실 골프만 열심히 치다 보니 이런 자리에 온 것이지 않나. 내가 잘 하는 거라곤 골프 치는 것밖에 없고, 다른 분야에 대해선 아직도 배울 게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도 계속 잘 쳐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성숙해져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2016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2013 올해의 선수상’ 확정 후 “한국인 가운데 ‘처음’이였기에 이 상에 대한 욕심이 컸다”고 말한 그녀는 “한국 골프사에 의미있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많은 걸 느꼈고 많은 걸 배웠다. 이제 나의 새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한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거두는 것) 달성”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과제는 그랜드슬램 달성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박인비 선수는?]

▲2002년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2006년 프로 전향
▲2008년 LPGA투어 US여자오픈골프대회 우승(메이저)
▲2012년 LPGA투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 우승,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
<2013년>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우승
▲LPGA투어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
▲LPGA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 우승
▲LPGA투어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우승
▲LPGA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LPGA투어 US 여자오픈 우승
-메이저 3연승
(통산 LPGA투어 9승, 메이저 4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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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