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40억 투자사기 내막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1: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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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믿고 투자했는데 “사기라니!”

[일요시사=경제1팀] 최근 ‘부동산 투자사기’를 두고 건국대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이 학교 평생교육원의 부동산 강사가 수강생들로부터 40억원 가까운 투자금을 가로챈 뒤 잠적했다 결국 숨진채 발견된 것. 피해 수강생들은 해당 강사의 근사한 경력과 건국대라는 명문 간판, 30% 고수익 보장의 유혹에 속아 넘어갔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 측은 “우리와는 무관하다”며 선부터 그었다.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유명 부동산 강사가 수강생들의 돈을 챙겨 잠적한 뒤 자살한 사건이 벌어졌다. 부동산경매컨설팅 과정을 강의하던 임모씨는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면 연 20∼3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였고, 약 40억원대의 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해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다.

피의자는 자살

건대 부설기관인 평생교육원은 경매전문가 양성을 취지로 부동산경매컨설팅 과정을 개설해 144기 수강생까지 배출했다. 동시에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 동일한 아카데미 과정을 열어 건국대학교 명의의 수료증을 내줬다.

지난 12일 건대 산학협동관에서 만난 피해자들은 “건국대학교라는 이름만 믿고 수강을 결심한 뒤, 투자했다가 큰 피해를 입게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임씨는 8년 전부터 경매컨설팅 강사로 활동해오면서, NPL 투자 고수로 소문이 났던 간판 스타였다.

피해자들은 “임씨가 건국대라는 공신력을 강조하며 ‘기수별 NPL 공동투자는 그동안 관행처럼 해왔던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며 “임씨 추천으로 짭짤한 수익을 봤다는 다른 수강생의 성공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투자를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건대 행정대학원생을 포함한 수강생과 임씨를 돕던 연구원, 부동산 아카데미의 자문위원, 주임교수까지 34여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적게는 5000만원부터 많게는 7억5000만원까지 임씨에게 돈을 건넸다.

임씨 명의의 계좌 6개, 건국 아카데미 계좌, 1개, 연구원 명의의 계좌 등 모두 9개 계좌에 돈이 입금됐다. 임씨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한 사람도 있었다. 

경매 컨설턴트 심화반 1기를 수료한 정모씨는 “모두 건국대만 보고 있던 사람들이 투자를 한 것”이라며 “투자에서 수익이 나면 건대 측에 20%의 수수료를 관례적으로 지불한다고 했고, 당연히 정규 수업 중에 있는 NPL에 대한 실전연습이며 지금까지의 관행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문화센터 수료생인 서모씨 역시 “수업과 홈페이지를 통해 성공사례들을 보면서 직접 낙찰받는 것보다 전문가에게 수수료를 내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수수료는 학교에게 지급하는 것이라 하여 더더욱 학교 측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2009년 107기 과정을 이수한 공모씨는 “5년 전에도 NPL으로 임씨와 교육원 관계자 인솔 하에 정규과정 현장답사가 이뤄진 바 있으며, 당시에도 수강생들의 투자가 이뤄졌었다”며 “이번에는 임씨의 전화를 받고 7월 말 정기 특강수업에 참여하게 됐다가 2억 2천만원의 투자금을 날렸다”고 토로했다.

평생교육원 유명강사 수강생들 돈 가로채
건대 측 ‘나몰라라’ 피해자들 소송 준비

건국대 평생교육원 측은 그러나 “임씨와 관련된 사건은 이들이 사설로 만든 심화과정에서 이뤄졌으며,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부동산아카데미의 이름을 악용했을 뿐, 학교 측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학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건국대 부동산아카데미’에 대한 명성과 신뢰가 아니었다면 임씨 개인을 믿고 투자하는 일이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임씨를 관리하는 주임교수까지 강의 개설에 대해 알고 있었고 심지어 주임교수까지 피해를 본 상황에서 일반 수강생들이 사설과정인지 정규과정인지를 구분할 수 있겠냐”며 “강사진들과 연구원 등을 포함해 매 수업이 정규과정과 동일하게 진행됐으며 결코 기존의 부동산 아카데미와 무관한 수업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이 사건의 핵심인 NPL의 투자 권유와 상담 또한 이 강의실에서 모두 이루어졌다”며 “심지어 강의실에서 돈을 보내는 등 모든 일이 건대 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료생 역시 “심화반은 정규 수업의 연장선상일 뿐, 투자를 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 수료생은 “심화과정은 지난해 8월에 시작해 10회로 끝났으며, 이번에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시기는 올해 7∼9월”이라며 “심화과정 수료생이 아닌 심화반 수업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조차 투자에 참여해 피해를 봤는데 어떻게 심화반의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있냐”고 반문했다.

피해자들은 이런 점들을 토대로 학교 측에 책임을 묻고 있다. 학교에서 간판만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데만 급급했지, 실질적으로 강좌를 개설하고 승인을 내주면서 ‘투자에 대한 규제’나 지침 등의 일들을 방관했다는 것이다. 또 학교는 주임 교수를 포함한 그 하부조직에 대한 관리와 단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결과가 이같은 피해로 이어졌음을 인정하고, 마땅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학교 측의 책임이 없다면 위험인자에 대해 알면서도 단속을 하지 못한 주임 교수의 업무상 배임죄가 있을 것”이라며 “일반 사설 부동산 수업 중에 사기 등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해서 학교로 들어온 것인데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씁쓸해 했다.

학교 측은 “무관”

문제는 이 같은 행태를 제재할 마땅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평생교육원이 대학과 유사하게 운영되면서도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무에서는 자유로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은 보통 대학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대학의 경쟁력 있는 학과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때문에 평생교육원은 배움의 사각 지대에 놓인 이들이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이들을 두 번, 세 번 울게 만드는 일들도 여전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학교와는 무관’하다며 선 긋기에 바쁘고, 수강생을 모집할 때는 다시 학교의 이름을 내세워 마치 같은 대학 소속인 것처럼 허위·과대 홍보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본지 932호 22면 ‘건국대 40억 투자사기 내막’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건국대 부동산아카데미 주임교수는 “부동산 투자 사기사건에 앞서 해당 강사와 어떠한 공모도 한 적이 없으며, 20% 수수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기사 속 기사>

건국대 평생교육원 관계자 인터뷰

“교수와 강사가 공모해 저지른 일”

건국대 부동산 투자사기 사건과 관련, 피해자들이 건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의 공식 입장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건대 부동산 투자사기 사건과 관련 공식입장은.
-건국대와는 별개의 과정(심화반)에서 이뤄진 것이며 학교 측의 책임은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피해자들이 수강생 뿐 아니라 연구원과 교수 등 다양한데.
-모두 주임교수와 관련된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연구원들은 기존 교육과정을 수료한 사람끼리 임의적으로 만든 단체다.

▲심화반 수업과는 별도로 정규수업의 연장선상에서 투자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것 아니냐. 경매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성공사례를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지나고 보니 과거에 그런 것들이 우리를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교육은 주임교수 책임 하에 이뤄진 것이다.

▲주임교수의 책임이 크다는 말인가.
-이번 사건은 주임교수와 유명을 달리한 강사의 공모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

▲주임교수는 건국대에 소속된 교수가 아닌가.
-해당 교수는 임의로 선정해주는 강사에 가깝다. 주임교수라고 불리긴 하지만 학교에서 공식 임명장을 받은 교수는 아니다. 외래 교수라고도 볼 수 없고, 평생교육원 산하기관의 책임강사 정도다.

▲그렇다면 학교 측에서는 이들에게 투자에 대한 별도의 규제를 하고 있나.
-학교에서는 투자는 절대 못하도록 누누이 설명하고 있다. 공동투자는 위험하고 경매에 대한 기본 원리와 시스템만 설명하도록 강조한다.

▲투자 수수료 20%가 건대로 들어간다는 주장에 대해선.
-수수료에 대한 말을 듣고 확인해 보니 주임교수가 본인이 수수료를 뗀다고 하면 의심을 받을 것 같아서 학교 쪽으로 들어간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더라. 결론적으로 해당 주임교수가 20% 수수료를 뗀 것이다. 만약 학교에 돈이 들어갔다면 학교에 책임이 있겠지만, 이것은 주임교수가 건대가 된 상황이다. 본인이 다 취한 것이다.

▲주임교수에게 책임을 무는 부분이 있나.
-정규 수업 내에서 문제를 저질렀으면 문제를 삼겠지만 외부에 나가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이다 보니 학교 측에서는 출강금지 정도로 끝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이 건국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
-학교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지만, 교수와 강사가 공모해서 밖에 나가서 저지른 일인 만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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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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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