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검·복 인사청문회 관전포인트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1.11 1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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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2생 로드맵 "셋 중 한명 낙마 시킨다?"

[일요시사=사회팀] 감사원장과 보건복지부장관, 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인사청문회가 11일부터 예정돼 있다. 정국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여야의 피 말리는 수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포스트 국정감사 정국의 승부처로 불리는 인사청문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비롯해 대한민국 핵심 권력기관인 검찰, 박근혜정부의 명운을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까지 어느 하나 무게감이 떨어지는 기관이 없어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인사청문회는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정국 승부처
여야 동상이몽

몸이 달은 쪽은 민주당이다. 앞서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고강도 검증으로 여권을 궁지에 몰았던 민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박근혜정권의 인사 난맥상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물러설 곳도 없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마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의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된 터라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관·군이 동원된 광범위한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라 대여 공세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당 안팎으로 쇄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지만 지난 2·3월의 악몽이 재현되진 않을까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 일각에선 인사청문회 자체가 이슈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있다.

기본 입장은 명확하다. 후보자의 자질은 철저히 검증해야겠지만 이번 인사청문회가 자칫 정쟁의 장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는 우려다. 최근 있었던 재보궐 선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던 새누리당은 여세를 몰아 야권의 집중 견제를 무력화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민주 고강도 예고…새누리 정쟁 우려
정국 주도권 놓고 치열한 수싸움 전망

동상이몽 속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여야. 그러나 정작 마른 입술로 청문회 날짜를 기다렸던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이번 인사청문회의 주인공인 세 후보자들이다.

지난달 여야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했다. 일정 별로 보면 11일에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검증대에 오르며, 12일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3일에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각각 뒤를 잇는다.

황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경우는 각각 감사원과 검찰이라는 거대 권력기관을 대표할 인사기 때문에 청문회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명분으로 야당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자는 앞선 두 후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난한 청문회를 기대하고 있다. 일정으로 봐도 가장 집중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날짜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장관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보건복지부이기 때문에 결과는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이처럼 각 후보마다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 가운데 이들 세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황찬현·문형표
중립·도덕성 관건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의 가장 큰 특징은 증인 및 참고인이 눈에 띄게 많다는 것이다. 먼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양건 전 감사원장,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 최명진 서울중앙지법 사무관 등 3명이다.

이중 양 전 감사원장과 김 총장은 세간에 악연으로 알려져 있다. 양 전 감사원장이 지난 8월 이른바 외압 논란을 지피면서 떠날 때 '밀어내기'의 당사자로 거론된 인물이 김 총장인 탓이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총장은 소위 PK인맥(부산·경남)으로 분류된다. 감사원 안팎에선 김 총장이 PK의 인맥의 대부인 김 실장을 등에 업고 감사원 막후 실세로 등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런데 양 전 감사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황 후보자의 고향이 경남 마산이다. 때문에 '황찬현-김영호'로 이어지는 서남부 PK인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여야는 황 후보자의 출신지역을 놓고, 인사청문회 증인 선정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야당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 김 실장과 더불어 경남 마산 출신인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을 출석시키려 했지만 여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여당은 야당이 김 실장과 홍 수석을 증인으로 요청하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은 장고 끝에 증인채택 요구를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의 기막힌 반격으로 야당의 PK 공세가 한 풀 꺾인 모양새다.

그러나 중립성 논란을 비롯한 각종 의혹들은 아직도 황 후보자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특히 양 전 원장은 청와대 외압을 직접 거론한 인물이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선 양 전 원장의 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현직 법관 신분이었던 황 후보자(전 서울중앙지법원장)를 감사원장으로 내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 보장이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함께 근무했던 최 사무관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건 이를 검증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덕성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무소속 강동원 의원은 "황 후보자가 판사 재직 시절에 취득한 대규모 비상장 주식의 보유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황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 공직자 재산신고사항 서류에 따르면 신고된 유가증권은 4개 종목의 비상장 주식 4만342주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드림창업투자(주) 1만5750주, 삼경하이텍(주) 1만5000주, 주식회사 넷웍스 2만1792주, (주)알에프트론 400주 등으로 추정 가액은 2562만9000원이 신고 됐다. 비록 액수는 크지 않지만 비상장주식이란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은 "황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은 가액이 상당한 규모이고, 당초 가액은 4000만원이 넘었다"며 "공직자 신분으로 비상장주식에 수천만원을 투자해 차익을 남기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또 황 후보자는 현역 입영 대상자였다가 2년 뒤 병역을 면제 받았다. 고위 공직자에겐 가장 치명적인 병역 기피 의혹이 발견된 것. 그는 1975년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뒤 1977년 재검에서 근시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청문회 단계에서 소명 자료를 준비할 것"이라며 "병역 기피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기초연금 등 복지정책에 대한 문 후보자의 견해다. 아울러 국민연금 및 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는 그가 보건·의료분야에선 어떤 아젠다를 갖고 있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문 후보자는 그동안 '기초연금 축소 지급' '연금 지급 시기 67세로 연장' 등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1년 정부로부터 연구를 의뢰받아 발표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역할방안 보고서'에서 "(기초노령연금 지급이)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낮추고, 국민연금 제도의 내실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정부 정책기조 중 하나인 '복지 확대'와는 상반된 견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문 후보자는 장관 내정자로 발표된 직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한 기초연금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문 후보자가 기초노령연금 개선방안을 검토하면서 (최근 언행과는 다르게) 국민연금 연계를 반대했었다"며 오는 인사청문회에서의 날선 검증을 예고했다.

문 후보자는 지난 1998년 1월부터 ING생명 '프리스타일 연금보험 전기납 50' 상품에 3581만원, 2001년 5월부터 삼성생명 '연금저축골드연금'에 2400만원, 지난해 11월 추가로 삼성생명의 같은 상품에 420만원을 납입해 사립연금액이 6400만원에 이르렀다.


또 그의 부인도 2004년 10월부터 ING생명 '라이프인베스트 변액연금보험' 2160만원을 납입해 부부 합산 사립연금액은 8561만원에 달했다. 공공연금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문 후보자의 사립연금 가입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를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각종 세금의 '고의 체납' 의혹이다. 지난 7일 민주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가 장관 내정 후 소득세를 뒤늦게 낸 사실이 드러났다”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아들에게 준 예금 2700만원에 대한 증여세 111만원을 내정 사흘 뒤 납부했고, 2010년 귀속분 종합소득세 106만3220원은 지난 7월 납부했다. 또 2011년 귀속분 종합소득세 81만8900원은 임명 사흘 후인 지난달 28일에 납부했다.

이처럼 파면 팔수록 지각 납부 사례가 계속 나오자 일각에선 문 후보자의 상습 체납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문 후보자는 적십자회비 15만원을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간 미루다가 장관이 내정되자 뒤늦게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년간 어떠한 기부 사실도 없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문 후보자는 황 후보자처럼 병역 면제는 아니지만 만기 전역을 하지 않아 의혹의 대상이다. 그는 육군 보충역으로 1년1개월을 복무하다가 일병으로 소집해제 됐다.

PK인맥 김진태
'김기춘 배후설' 도마

이번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란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김 후보자를 검증하게 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별도 증인채택 없이 김 후보자 본인과의 질의응답에만 집중키로 합의했다.

법사위 여야 의원들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직무능력, 검찰 독립성 확보에 관한 소신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현 정권의 자타공인 2인자로 자리매김한 김 실장의 배후설이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PK인맥의 방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 후보자의 해명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황찬현] PK인맥·비상장주식·병역기피
[문형표] 세금 지각납부·사립연금 가입
[김진태] 부동산 투기·아들 군대 면제   

하지만 '김기춘 배후설'이 끝은 아니다. 각계의 눈과 귀과 신임 검찰총장에게 쏠린 만큼 불거진 의혹도 가장 많다.
첫째 김 후보자와 그의 부인 송모씨는 아무 연고도 없는 전남 지역에 1억7900여만원 상당의 임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먼저 전남 여수시 율촌면 밭 856㎡(2568만원)와 대지 129㎡(387만원)는 김 후보자 명의로 돼 있으며, 전남 광양시 황금동 임야 6611㎡(9387만원)와 성황동 임야 6825㎡(5630만원)는 부인 송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부가 해당 부동산을 매입한 1988∼1989년은 부동산 투기 붐이 일었던 시기라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며 "초임 근무지였던 여수·순천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돼 퇴임 이후 집을 짓고 살기 위해 매입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둘째로 김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유명 동양화가인 허백련 화백과 박생광 화백의 그림을 재산 목록으로 신고하면서 가액을 0원으로 기재했고, 이듬해 작품 가액을 각각 400만원, 300만원으로 신고했다가 올해엔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재산신고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재산등록 당시 미술품 가격을 모르는 경우 가액을 기재하지 않아도 돼 작품 목록만 신고하고 가격은 신고하지 않아 자동적으로 0원으로 처리된 것 같다"며 "이후 모든 품목에 가액을 작성토록 시스템이 바뀌면서 화랑 등에 문의한 가격을 토대로 가액을 작성한 바 있지만 500만원 이하의 미술품은 등록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고 목록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답했다.

셋째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이제 막 시작한 자녀들이 각각 7000만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탄로났다. 이와 관련해 증여세 탈세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독립적 경제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자녀들이 성년이 됐을 때 각각 3000만원씩 증여하고 자진 신고했지만 면세 대상이어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나머지는 자녀들이 용돈 등을 모은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넷째 김 후보자와 부인 송씨의 유동자산이 최근 10개월 사이에 1억8000만원가량 증가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 동의 하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본인 명의 예금 1억5400여만원과 현금 1500만원 등 모두 1억7100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인 송씨는 예금 4억7100여만원과 현금 12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김 후보자 부부는 예금과 현금을 합쳐 모두 6억5200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지난 5월24일 관보에 공개된 김 후보자의 재산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김 후보자 부부의 예금과 현금은 모두 4억7200만원으로 10개월 사이 무려 1억8000만원이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말 김 후보자는 예금 6700만원과 현금 2000만원을, 송씨는 예금 3억6800만원과 현금 17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법사위 관계자는 "검사 재직 시 후보자 본인의 월급과 퇴직금을 합쳐 1억1500만원이 늘었고, 퇴직연금과 변호사 급여 등이 포함돼 있는 액수"라고 자료를 설명했다.

청문회 결과는?
중도 낙마할까?

한편 김 후보자 역시 본인은 아니지만 아들이 병역 기피 의혹에 연루돼 있다.

지난 2005년 6월 김 후보자의 아들 김씨는 첫 신체검사에서 현역 복무가 가능한 3급 판정을 받았지만 2009년 2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지원 과정에서 사구체신염이 발견돼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구체신염은 신장 사구체에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한때 일부 연예인 등의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씨는 일반적인 병과가 아닌 카투사와 공군지원병, 한국국제협력단 등을 골라 지원하다가 사구체신염이 발견돼 병역 기피의 고의성을 의심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장남이 3급 판정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운전병에 지원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군 복무를 다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으로 고의성이 없음을 항변했다.

그러나 만약 김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아들의 병역 면제는 그에게 뼈아픈 대목으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공세를 취하고 있는 야당은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의 검증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 관계자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전망하면서 "아마 '1사2생'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즉 세 후보 중 누군가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면 그건 황 후보자나 김 후보자 중 1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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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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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