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직업의 특성상 일반인들에 비해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건강을 상실해서 팬들의 걱정을 사는 스타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대중에게 연기로 그리고 노래로 즐거움을 주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상에 누워 있는 연예인 환자들도 적지 않다. 현재 투병생활 중인 스타들의 근황은 어떨까.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생활 중인 가수 조덕배 음반 활동 재개
원로코미디언 배삼룡·구봉서도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 받아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생활 중인 가수 조덕배가 음반 활동을 재개해 화제다. 조덕배는 지난 7월25일 양재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마무리 녹음작업을 진행했다.
조덕배의 한 측근은 “지난 4월23일 뇌출혈로 쓰러져 생명까지 위험했던 조덕배의 건강이 재활병원에서도 모든 환자들의 희망의 표본으로 떠오를 정도로 빠르게 회복돼 녹음 중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음반작업을 재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람들 관심 집중
너무 부담스러워
조덕배는 지난 4월23일 오후 자택인 경기도 용인 수지에서 미사리로 이동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당시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던 조덕배는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쓰러졌으며 근처 병원으로 후송돼 심각한 상황은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팔이 마비되고 언어장애가 왔으나 지금은 말도 하고 의식도 되찾았으며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하며 차츰 차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영화배우 장진영은 최근 상태가 호전돼 미국 LA로 요양을 떠났다.
장진영의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장진영이 미국 LA에 머물고 있다. 치료의 목적은 아니며 항암 치료 도중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는 서울대병원에서 계속 받아왔고 상태도 호전되고 있다”면서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 치료만 받으니깐 답답해했고 마침 항암 치료 사이에 시간이 나 미국 친구 집을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1년째 한 사업가와 열애 중인 사실이 알려져 사랑의 힘으로 병을 이겨내고 있어 화제가 됐다.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은 노년기에도 왕성한 활동을 해왔지만 지난 2005년 공연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후 지금까지 병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긴 투병생활로 인해 병원비 관련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자택 안 욕실에서 넘어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는 사고를 당한 원로코미디언 구봉서는 뇌수술 후 입원한 사실이 3월에 알려졌다.
아역스타 출신의 황치훈도 뇌출혈로 쓰러져 2년째 투병 중이다. 황치훈은 재작년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의식 불명상태다. 게다가 각막마저 손상돼 눈을 감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병 앓고 나면
광고·행사 섭외 뚝
황치훈의 아내는 남편의 간호를 위해 결혼식 때 마련했던 집을 처분하고 병원 근처에서 월세를 얻은 뒤 간병을 하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타들은 대부분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하기 꺼린다. 병을 앓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 연예인의 집과 병실로 언론 매체를 포함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데 이런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탤런트 K씨 언론매체의 과장보도로 정신적 충격
생활고·사기꾼들까지 들러붙어 ‘제2의 고통’입기도
지난 5월 폐암으로 사망한 고 여운계는 지난 2007년 가을 출연 중이던 드라마인 <왕과 나>와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신장염을 이유로 하차했다.
하차 이후 3개월 만인 11월께 <며느리 전성시대>로 복귀해 팬들이 크게 반가워했으나 또다시 지난 4월 출연 중이던 드라마 <장화홍련>에서 급성 폐렴을 이유로 하차했다.
이후 치료에만 전념하겠다던 여운계는 폐암 투병 중인 사실이 밝혀지고 2년 전의 지병도 신장염이 아닌 신장암으로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가져왔다.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폐암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장화홍련>의 촬영을 시작했지만 급성 폐렴이 겹치면서 결국 상태가 악화했다. 고 여운계의 투병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그가 입원한 병원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진을 쳤다.
과장보도·과도한 관심
없던 병도 만든다(?)
얼굴이 알려진 스타로서 중병을 앓았다는 사실이 좋지 못한 이미지로 연결되는 데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암투병을 했다가 완치한 한 배우 B씨는 “수술로 암에서 회복했는데도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계속 남아 몇 년간 광고나 행사 섭외가 뚝 끊겼다. 돈벌이를 위해 수술 후 몇 년간은 일부러 건강한 척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연예 관련 매체들이 많아지면서 아픈 연예인을 두고 취재경쟁을 벌이는 것도 스타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요인 중 하나다.
아픈 사람을 매일 쫓아다니며 병상까지 밀착 취재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눈물 쥐어짜는 병상 인터뷰까지 기획해 요청하기도 한다.
이 정도가 되면 이런 과도한 취재는 아픈 연예인을 위해서라기보다 언론사의 판매 부수, 클릭 수를 늘려보자는 얄팍한 상술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간단한 병도 언론을 거치면 중병으로 돌변하기 일쑤다.
B씨는 “병을 앓는 동안 너무 많은 취재 섭외를 받았다. 건강한 사람도 소화할 수 없는 분량이었는데 치료도 힘들지만 언론의 관심을 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중견 탤런트 K씨는 갑상선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났다. 하지만 이는 오보였다. K씨가 지난해 1월 건강상의 이유로 드라마에서 하차한 것은 맞지만 갑상선암에 걸린 것은 아니었다.
K씨는 한 달 정도 쉬면서 건강을 되찾았는데 난데없이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병마와 싸우는 연예인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생활고다. 배삼룡은 지난 2월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로부터 서울아산병원에게 1억3900여 만원의 진료비를 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투병사실이 알려지면 치료를 빙자한 사기꾼들까지 들러붙는다고 한다. 아픈 연예인에게 제2의 고통을 입히기도 하는 셈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물론 투병 중인 연예인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에 힘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투병사실을 알리는 언론의 의무감도 필요하다. 하지만 병원만 한 번 갔다 와도 벌써 암 진단 받고 수술까지 했다고 만드는 과장보도, 없던 병도 만드는 몹쓸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다”면서 “대중들에게 연기로, 노래로 즐거움을 선사했던 이들 투병 연예인들이 병상에 어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대중들에게 그들의 연기와 노래를 펼쳐 보였으면 한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