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끔은 혼자이고 싶어라, 훌쩍 떠나는 힐링여행 ④ 경주 양남

파도소리 벗 삼아 홀로 걷는 여행의 즐거움

뜨겁고 치열했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면 경주로 가자.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동해안,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복잡다단한 일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흰 파도가 벗이 되어주는 산책로 이름은 파도소리길. 읍천항을 출발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등 절묘한 풍경을 차례로 만난다. 이 다양한 주상절리가 파도소리길의 주인공이다. 통일신라 삼층 석탑의 시원이 된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문무대왕릉, 이견대까지 둘러보는데 하루면 충분하다. 


해안산책로 따라 용암과 세월로 빚은 ‘동해의 꽃’
천년고도 역사의 고장 발길 닿는 곳곳마다 명소

걷기 여행의 미덕은 길과 사람과 풍경,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곳이 세월의 두께 겹겹이 쌓인 풍광 좋은 길이라면 감상은 더 각별할 터. 뜨겁고 치열했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면 경주로 가자. 고도 경주의 동해안,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km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복잡다단한 일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흰 파도가 곁에서 벗이 되어주는 산책로 이름은 파도소리길.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경치가 빼어나 개통 1년 만에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출발지는 어디라도 상관없지만, 넓은 주차장과 공원, 활어직판장 등이 있는 읍천항에서 출발하는 것이 편하다.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는 데 2~3시간이면 충분하므로, 1.7km가 짧아 아쉬운 여행객은 원점으로 회귀한다.


읍천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하면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를 차례로 만난다.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이 파도소리길의 주인공이다. 오랫동안 군부대의 해안 작전지역이었기에 공개되지 못하다가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하고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그 기기묘묘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의 동해안은 신생대 말 현무암질 용암이 광범위하게 분출한 지역이다.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다각형 기둥(주상절리)은 수직으로 발달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 양남 주상절리는 기울어지거나 수평으로 누워 있거나 부채꼴 등 독특한 모양이다. 압권은 부채꼴 주상절리로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처럼 보인다 해서 ‘동해의 꽃’이라고 불린다. 나무 계단, 흙길, 몽돌 해안길이 섞인 산책로 곳곳에 쉬어 가기 좋은 벤치와 정자, 포토 존이 설치되었고, 해가 지면 경관 조명이 들어와 야간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등대 따라 ‘영양만점 힐링’


작은 어촌인 읍천항은 벽화 마을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공모전 형식으로 마을 벽면을 크고 작은 그림으로 장식하는데, 2010년부터 시작된 공모전은 올해 네 번째를 맞이했다. 파도소리길을 걸은 뒤 벽화를 구경하고 활어직판장에서 파는 자연산 회를 방파제에 앉아 먹는 맛도 기가 막히다. 


파도소리길 지척에는 경주 동해권을 여행할 때 빼놓아선 안될 곳이 세 군데 있다. 통일신라 삼층석탑의 시원이 된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112호), 경주문무대왕릉(사적 158호), 이견대다. 
감은사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이 왜적을 막고자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짓기 시작한 사찰로, 아들인 신문왕 때(682년) 완공됐다. 지금은 금당 터와 탑 두 기만 남았지만, 동해를 바라보며 1300여 년 간 한자리를 지켜온 두 탑은 장중한 기백과 기품을 뿜어낸다. 금당 하나와 쌍탑으로 구성된 가람 배치, 삼층 석탑의 조형미는 이후 통일신라에서 사찰을 세우고 탑을 쌓을 때 일종의 롤모델이 되었다. 
감은사지를 둘러보고 동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대종천을 중심으로 왼쪽은 이견대, 오른쪽은 대왕암 가는 길이다. 이견대는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유언한 문무왕이 동해에 나타나자, 용을 본 자리에 세워 호국 의지를 기렸다는 정자다. 이곳에선 봉길해변과 문무대왕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 미술사학계의 태두 우현 고유섭 선생이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와 <경주 기행의 일절>에서 경주에 가거든 꼭 찾으라고 한 바로 그 문무대왕릉이다. 

‘추억의 명소’로 자리매김

봉길해변에서는 문무대왕릉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해변에서 불과 200m 앞에 닿을 듯한 바위섬이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내가 죽은 뒤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의 평화를 지킬 터이니 나의 유해를 동해에 장사 지내라”는 유언에 따라 왕의 시신을 화장해 장사 지내고, 그 바위를 대왕암이라 불렀다. 


파도소리길, 문무대왕릉, 이견대, 감은사지로 이어지는 동해권 여행은 하루면 충분하다. 1박 2일 여행을 계획한다면 경주시내에 숙소를 잡고, 다음날 아침 성동시장과 경주 교동 최씨고택(중요민속문화재 27호)에 들러보자. 
경주역 맞은편에 있는 성동시장은 중앙시장과 더불어 가장 규모가 큰 재래시장이다. 이른 아침 식사가 가능한 5000원짜리 한식 뷔페와 10~30년 된 분식집의 김밥, 순대, 떡볶이 등이 인기다.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교동 최씨고택은 조선시대 양반가옥의 전형으로, 단정한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역시 숙소와 음식.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오픈한 지 두 달 남짓 된 ‘경주디와이관광호텔’은 시설과 서비스, 청결도 모두 만족스럽고, 시내 관광지까지 접근성도 뛰어나다. 


경주역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 바람곳’은 4인실이 기본으로 깨끗하고 조용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경주게스트하우스’는 2인실, 4인실, 8인실, 10인실로 선택의 폭이 넓고 방마다 욕실이 있다. 
경주 향토 음식 브랜드 ‘별채반’은 놋그릇에 담겨 1인상에 제공되어 나홀로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다. 경주천년한우, 단고사리, 곤달비, 양, 곱창 등 6가지 친환경 재료로 끓인 ‘6부촌 육개장’, 경주 산내면에서 재배한 곤달비와 각종 산채를 고명으로 올리고 된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곤달비 비빔밥’이 있으며, 지정 음식점 네 곳에서 맛볼 수 있다. 
교동 최씨고택 옆 골목의 ‘교리김밥’은 달걀지단이 듬뿍 들어간 담백한 김밥으로 출출한 속을 달래준다. 첨성대 앞 첨성로와 대릉원 후문 길 건너편의 봉황로 커피 골목에는 로스팅 카페를 비롯해 개성 있는 카페가 많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감은사지→이견대→문무대왕릉→파도소리길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감은사지→이견대→문무대왕릉→파도소리길→경주 시내 숙박
· 둘째 날 : 성동시장→경주교동최씨고택(교촌한옥마을)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주문화관광 http://guide.gyeongju.go.kr
· 경주시 공식 블로그 ‘경주愛’ http://gyeongju_e.blog.me

문의 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78
· 성동시장 054)772-4226

대중교통 정보 
 <기차>  · 서울역-신경주역 : KTX 하루 21회(05:30~22:00)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 서울역-경주역(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KTX, 동대구역에서 무궁화호 환승), 하루 14회
 (서울역06:00~19:10) 운행, 환승 시간 포함 3시간 30분~4시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 서울-경주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10~23:55) 운행, 4시간 30분 소요. 
· 동서울종합터미널 : 하루 22회(07:00~24:00) 운행, 4시간 소요.
· 경주 시내-읍천항 : 양남 방향 시내버스 150번(06:30~21:30, 1시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 경주시외버스터미널 1666-5599, www.gyeongjuterminal.co.kr 
· 금아버스그룹 054)742-2691~3, www.gumabus.com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서라벌대로→감포?보문관광단지 방면→추령터널→봉길터널→31번 국도→
경주 양남 주상절리 방면

숙박 정보
· 경주게스트하우스 : 경주시 원화로, www.gjguesthouse.com (굿스테이),  054)745-7100
· 경주디와이관광호텔 : 경주시 태종로699번길, 054)701-0090, www.hotelthedy.com
· 게스트하우스 바람곳 : 경주시 원효로, 054)771-2589,  http://cafe,naver.com/baramgot

식당 정보
· 교동쌈밥 : 별채반, 경주시 첨성로, 054)773-3322
· 교리김밥 : 김밥·잔치국수, 경주시 교촌안길, 054)772-5130
· 어심 : 초밥·돈가스·우동, 경주시 계림로, 054)772-1110
· 마리오델모나코 : 커피, 경주시 첨성로, 054)772-8853 

축제와 행사 정보
· 봉황대 뮤직 스퀘어(야간 상설 공연) : 2013년 5~9월 매주 금요일, 경주노동리고분군 내 특설 무대,
  054)748-7721(경주문화재단), www.fgf.or.kr

주변 볼거리
골굴암, 기림사, 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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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