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 ②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추석정국 진단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17 07:58:14
  • 댓글 0개

"박근혜정부 최대 실정? 우열 가리기도 어렵다"

[일요시사=특별기획팀] 현재 민주당은 위기다.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공안정국이 조성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바닥을 맴돌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차례 더 폭락했다. 새누리당과의 격차는 어느새 두 배 이상 벌어졌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 이슈를 다시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여권은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했던 민주당에 책임론까지 덧씌우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60년 전통의 민주당은 이대로 무너지고 마는 것일까?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민주당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전병헌 원내대표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달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이 마치 1000일 같았다"며 하소연을 했다.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에 취임하자마자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정부여당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지금까지는 새누리당의 압승. 그만큼 전 원내대표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전 원내대표는 역전의 명수다. 전 원내대표는 당내 원내대표 경선 당시에도 1차투표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결선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그는 위기에 처한 민주당을 구하고 또 한 번 대역전 드라마를 써낼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병헌 원내대표를 만나 추석정국 현안들의 해법을 들어봤다.

- 민족의 대명절 추석입니다. 추석연휴가 지난 후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추진해 나갈 현안은 무엇입니까?
▲ 민주주의와 민생회복을 위해 원내외 병행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제1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이 부여한 신성한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첫째,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합니다. 국정원, 검찰,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을 주도하겠습니다. 둘째, 민생살리기와 경제민주화에 집중하겠습니다. 박근혜정부의 반민생 부자본색 3종세트인 세법개정, 전력개편안, 전세대책 등을 반드시 바로 잡겠습니다. 셋째, 새누리당 정권의 4대강 비리, 원전 비리, 자원외교 비리, 이 3대 비리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국회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 국정원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여론이 61.9%나 나왔다고 하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민주당을 광장으로 내몬 것은 새누리당과 청와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말 한마디 못하는 입장입니다. 장외투쟁에는 반대여론이 높지만,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국정원 개혁에는 찬성여론이 높습니다. 이런 점을 잘 파악해 국민과 함께 호흡해 나가야 합니다. '장외투쟁'은 '국정원 개혁의 동력'이라고 국민들에게 잘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정기국회가 본격화되고, 민주당이 국회에서나 광장에서나 지금보다 제 역할을 더 잘 해내면 국민도 알아줄 것입니다.

-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이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놓고 국정원의 물타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 그렇습니다. 이석기 의원 사건과는 별개로 이를 빌미삼아 야당을 음해하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태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3년 동안 내사해온 이 사건을 왜 하필 이 시기에 발표한 것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이 사건을 빌미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국정원 개혁 요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입니다. 국정원이 여론의 역풍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새누리당의 요즘 행태는 과유불급입니다. 자격심사가 불발되자 제명안을 제출해 기소도 안된 사건에 대해 국회전체를 섣부른 틀에 밀어 넣으려 하고, 새누리당 주요간부는 공개석상에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31명의 의원은 모두 종북, 간첩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국정원 개혁을 사실상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국정원, 검찰에게 맡기고,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로 돌아와야 합니다.

"이석기 사건, 국정원 물타기 의심스러워"
"박근혜 대통령, 독재 통치스타일 버려야"

- 민주당의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가 지난달 출범 100일을 넘겼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남겼습니까?
▲ 을지로위원회는 '을의 대변자'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35회 이상의 현장방문, 11회의 사례발표, 34회의 기자회견, 54건 이상의 법률상담, 9건의 교섭중재와 타결, 4건의 입법 성과를 거뒀습니다. 최근에는 교보문고와 교재 유통업체간의 불공정거래를 시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더 많은 을들이 민주당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을을 지키기 위한 입법과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정기국회에서는 더 깊이 듣고 더 치열하게 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제권력의 횡포로 고통 받는 을(乙) 뿐 아니라 인간 존엄을 훼손당하는 많은 을을 살리는 정당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법 입법을 놓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국민 기만용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은 중단돼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는 박 대통령 대선공약을 넘어 국민적 합의이자 시대적 과제입니다. 그런데도 정권을 잡자마자 '속도조절론'이란 미명하에 줄곧 경제민주화 발목을 잡더니, 얼마 전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에서는 '경제민주화가 옥죄기가 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이명박정부가 이미 실패한 '대기업 프렌들리'를 답습하려는 우려스러운 발언을 했습니다. 박 대통령과의 만남 후 재계는 경제민주화 무력화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법개정안, 금산분리 강화, 순환출자 금지 등 핵심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전부 하지 말자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 이례적으로 대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해가며 통상임금 결정에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권 5년 동안 자기자본의 10배가 넘는 450조 가량의 잉여금을 쌓아놓고 있는 재벌들의 염치없는 행태입니다. 제발 박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고, 경제민주화에 관한 여러 정책들을 제대로 펼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 국정원 사태와 민주당의 민생행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부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신지?
▲ 민주당의 지지율 정체는 지금 꽉 막혀 있는 정국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봅니다. 당장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으로 빚어진 경색정국을 풀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으나, 제1야당 대표가 노숙을 하든,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든 야당 무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야당과의 소통부재를 국민들은 대통령이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당장은 효과를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매를 벌고 있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바로 눈앞의 지지율에 도취돼 민생과 정치를 분리하고 정치를 실종시키는 것은 앞으로 독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정치와 민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일관된 목표는 민주주의와 민생입니다. 선명한 민주당, 존재감 있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9월 국회에서도 성과를 축적하는 민주당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 10월 재보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거부하고 독자세력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가칭)안철수신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무엇입니까?
▲ 안철수신당과는 선의의 경쟁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경쟁해야 할 일이 있으면 서로가 당당히 경쟁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대나 단일화를 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정치공학적인 것으로 느낄 것입니다. 안철수신당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합니다. 차별화를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무조건 독자세력화를 향해 가다가는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며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박근혜정부가 가장 잘한 일과 못한 일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 박근혜정부 6개월은 '3무3유'의 6개월입니다. '3유(有)'는 국정원 권력농단, 인사실패, 정책혼선이며, '3무(無)'는 민생, 민주주의, 국정최고책임자입니다. 박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의 지도자가 아니라, '공약 뒤집기, 책임 떠넘기기, 말 바꾸기'를 일삼는 구경꾼 대통령입니다.
가장 잘한 일은 아직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지 않아 박수치기에 이르지만 남북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성과입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쌓아놓았던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이 하루 빨리 재개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가장 못한 일은 국정권 권력농단, 윤창중, 김기춘을 비롯한 인사실패, 민생파탄 등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여전히 정국을 꽉 가로 막고 있는 국정원 권력농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통 상황인식입니다. 국정원 셀프개혁 지시, 야당대표와의 대화 거절, 국민적 요구인 대통령의 사과 거절 등 국민과의 소통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박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합니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중단돼야"
"안철수신당 모호, 차별화 논할 단계 아냐"

-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박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신지요?
▲ 국민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합니다. 박근혜정부는 경제민주화, 무상보육, 노인복지(기초노령연금 등) 등 공약뒤집기를 밥 먹듯이 하고 있습니다. 요즘 박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더 최악의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더 늦기 전에 원칙을 지키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당부합니다. 불통정치를 소통의 정치를 바꾸시길 바랍니다. 인사, 국정원 문제에 접근하는 것을 보면 과거 독재시대 지도자의 통치 스타일입니다. 박 대통령의 화법은 '절벽'입니다. 여야 모두 정치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정치는 없고 통치만 남는 건 대한민국의 불행입니다.

- 마지막으로 추석을 맞이해 국민들에게 남기시고픈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 국민 여러분, 참 힘드시죠? 민족 최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았지만 우리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또 가슴은 답답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추석만큼은 우리 온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이 절대 갑인 섬김의 정치, 경청의 정치를 실천할 것입니다. 이 땅에 정의와 진리를 지키려는 국민의 분노가 멈추지 않고 있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 신음하고 아파하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민생도 민주주의도 국민과 함께 민주당이 책임 질 것입니다. 국민의 삶속에서 민생의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입법으로 반드시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행복하고 풍요로운 명절 보내십시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전병헌 원내대표 프로필>


▲ 1998 대통령 정무비서관
▲ 2002 국정홍보처 차장
▲ 2005 열린우리당 대변인
▲ 한국정학연구소 이사장
▲ 제5대 한국e스포츠협회 협회장
▲ 17~19대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대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