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 히로인 하지원

“운명적인 남자 만나면 결혼할지도 몰라요”

배우 하지원은 늘 변화무쌍하게 여러 가지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다모>에서는 중성적이면서도 다부진 매력으로,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쾌활하고 발랄하면서도 사랑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드라마 <황진이>에서는 농염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온 하지원이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재난영화 <해운대>에 출연한다. 부산 해운대에 쓰나미가 닥친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영화 <해운대>에서 하지원은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여희 역을 맡았다. 연기 인생 9년째에 접어든 하지원은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

<해운대>는 피서인파 100만 명이 몰리는 해운대에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 이야기다. 140억원의 제작비, <퍼펙트 스톰> <투모로우>에서 컴퓨터그래픽(CG)을 맡았던 한스 울릭의 리얼한 물 CG, 하지원 설경구 박중훈 엄정화 등 톱스타들의 열연 등이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유전자의 8할은 ‘도전정신’

“그냥 도전이 재미있어요. ‘왜 이렇게 힘든 작품만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호기심도 있고, 즐거움이 커요. ‘다음에는 내가 어떤 세상에서 누구로 살까’하는 게 궁금해요. 조선시대 무사도 됐다 기생 황진이로도 살 수 있잖아요.”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단 한마디를 듣고 합류를 결정한 하지원이 처음 생각한 <해운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작에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통해 소소한 재미와 드라마를 추구했던 윤제균 감독의 스타일을 모를 리 없는 하지원이지만 이번만큼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처음엔 늘상 봐 왔던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로 생각했지만 완성된 시나리오는 달랐어요. 쓰나미보다 더 강한 사람들의 이야기였죠. 쓰나미는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매개체일 뿐, 훨씬 더 재밌는 드라마와 볼거리, 코미디를 갖추고 있어요.”

무허가 횟집 운영하는 여희 역…‘쓰나미’ 한마디에 바로 출연 결정
연기 인생 9년차 늘 새로운 캐릭터 도전…유전자 8할은 ‘도전정신’


하지원 유전자의 8할은 ‘도전정신’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 얻어내는 성취감이 그를 살아 있게 한다. 영화 <형사>의 액션신을 위해 하루에 1000번의 발차기를 했다. 유도, 선무도, 탱고도 익혔다. <1번가의 기적>에선 훈련을 얼마나 많이 했던지 실제 권투선수를 링 위에 눕히기도 했다. <해운대>에서 가장 힘든 것은 몸을 쓰는 게 아닌 사투리를 익히는 것이었다.

“부산 사투리가 가장 힘들었어요. ‘아버지’를 부산 사투리로 말하는데, 억양이 살지 않아 하루 종일 NG를 거듭했을 정도예요. ‘사투리에 대한 무한도전’이라고 할까요.”(웃음)
하지원은 항구도시 부산을 예찬하는 ‘부산 아가씨’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해운대>를 마치고, 차기작 <내 사랑 내 곁에> 촬영으로 4개월간 또 부산에 거주했다. 거의 1년을 부산에서 살다 보니 부산이 내집처럼 느껴질 만큼 애착이 강해졌다.

“영감을 얻어야 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에겐 너무 매력적인 도시죠.”
그녀가 연기한 연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부산 처녀로 오랫동안 함께 지낸 동네 오빠(설경구)와 애틋한 감정을 품고 사는 인물이다.
“‘연희는 이렇게 살아온 아이다’라는 설정을 전혀 안 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물론 아빠가 쓰나미로 돌아가셨고, 그 이유로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아이이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동네 오빠가 좋아한다고 말도 안 해줘서 애가 타는 여자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어요.”

최근 하지원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결혼과 관련된 질문이다. 무슨 일이든지 계획대로 착착 진행해 나가지만 청춘 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고 있다.

최종 목표는 ‘국민배우’

“마지막 연애가 언제인가 생각하니 너무 오래돼 갑자기 슬퍼지려 하네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진 않아요.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는 게 무슨 죄는 아니잖아요.(웃음) 운명을 믿고 싶어요. 그냥 봐서 한눈에 끌리는 그런 사람 말이죠. 만나게 되면 당장에라도 결혼할 거예요.”
그에게 ‘이제 어느 정도 연기에 대한 자심감이 붙었겠다’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최종 목표는 ‘국민배우’.
“항상 신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러 작품을 하면서 제 자신을 위해 준비하는 방법들이 생기긴 했지만 항상 제 자신이 유치하게 느껴져요. 온 국민들이 지켜보고 공감해 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국민배우 하지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을 거예요.”


<인터뷰 후기>화려함보다는
강한 카리스마 매력적


하지원을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막 연예계에 데뷔를 할 즈음이었다. 햇병아리 시절이라고 불리던 그 시기에 그녀에게서 화려함이나 신비로움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다.
아직 제대로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기도 전인 신인이라 이미지를 쌓기엔 시간과 경험도 적었겠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본성 자체가 솔직담백한 스타일이라서 그랬는지 이름에서 느껴졌던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하지원의 모습에서는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 흔한(?) 화려함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화려함 대신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여느 여배우에게서는 찾기 어려운 하지원만의 매력이다.
하지원이 등장하는 무대나 스크린을 자세히 보면 여러 가지 그녀만의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도 주어진 역할을 능력 이상으로 충실히 소화해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마치 그것 아니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올인’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모습에서도 그런 노력과 에너지, 그리고 열정이 보였다.
하지원은 아름답다. 거리낌없이 작업에 충실하려는 모습,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모습. 요즘 다른 연예인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라서 더더욱 그 이름이 빛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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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