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경찰은 미궁에 빠진 고 장자연 사건을 얼마나 파헤칠 수 있을까. 고 장자연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지난 4월 수사 때 참여했던 수사인력 40여 명 대부분을 이번 재수사에 투입,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분당경찰서는 고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K씨의 술접대 강요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K씨가 성접대 강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과연 경찰은 미궁에 빠진 고 장자연 사건을 얼마나 파헤칠 수 있을까. 고 장자연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지난 4월 수사 때 참여했던 수사인력 40여 명 대부분을 이번 재수사에 투입,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분당경찰서는 고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K씨의 술접대 강요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K씨가 성접대 강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법처리 대상자는 6~7명 정도로 압축”
수사 대상자 상당수 경찰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난 6일 구속된 K씨의 혐의는 폭행·협박·횡령·도피 등이다. 이번 사건의 최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상납이나 술자리 강요 등은 빠져있다. 이에 경찰의 빈약한 수사력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분당서 한풍현 서장은 3일 브리핑에서 “K씨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수사 시간이 촉박해 일단 구속시킨 뒤 성상납 강요 등 혐의 내용을 조사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수사에 난항이 있음을 내비쳤다.
확실한 증인과 물증 없이 K씨의 입에만 의존하다 보니 수사가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이번 사건 재수사를 할 수 있는 시한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K씨의 신병을 확보해 둘 수 있는 13일 자정까지로 볼 수 있다. 경찰이 K씨의 신병을 확보, 신청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구금상태에서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시한이다.
배임수재 혐의 입건 A씨
“술자리 한 적 없다”
통상 경찰이 주도적으로 수사한 사건에 대해 검찰은 기초 사실관계 재확인 및 법리검토 등을 통해 기소 시 공소유지 준비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장씨 사건 재수사 성패는 검찰 송치 전 남은 시간을 경찰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인물은 10명 안팎으로 경찰은 수사대상자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아직 체포영장 신청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2시쯤 배임수재 혐의로 입건한 A씨를 불러 K씨와 대질신문을 벌이며 본격적인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대질신문을 통해 A씨의 배임수재 혐의 부분을 구체화하는 한편 K씨와 A씨의 강요죄 공범 혐의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K씨가 자신의 강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 폭행·협박·횡령·도피 등 4개 혐의로 구속
성접대 강요 혐의 강하게 부인… 입증 쉽지 않을 전
A씨는 지난해 7~10월 K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모 프로덕션에 출자금을 납입하고 이사가 된 뒤 장씨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도록 힘써 주는 대가로 프로덕션 이익배분금 13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4월 경찰조사에서 “고인과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술자리를 한 적은 없었다”며 장씨에 대한 강요죄 공범 혐의를 부인했고 경찰은 K씨가 검거될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
경찰은 이어 지난 8일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와 소속사 동료였던 A양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K씨와 대질신문 등 10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유씨는 사건의 발단이 된 ‘장자연 문건’을 언론에 유포한 인물로, K씨에 의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돼 현재 입건된 상태다. 유씨는 오전 10시쯤 분당경찰서에 출두해 장자연의 자살 경위 및 문건 작성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7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은 유씨는 오후 5시20분쯤부터 A양과 대질신문을 벌였다. A양은 오후 8시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유씨는 이후 30분 정도 조사실에 머물다가 8시30분쯤 귀가했다. 유씨는 취재진을 향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장호씨와 동료 A양
모순점 있어 대질신문
분당경찰서 측에 따르면 유씨가 K씨와 대질신문을 끝까지 거절해 결국 대질신문이 무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한 유씨에게 대질신문을 강요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유씨와 A양의 예상밖 대질신문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K씨와 유씨, A양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었다. 유씨와 A양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의 진술에 가장 모순이 있는 부분은 고 장자연에 대한 술접대 강요에 대한 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씨와 A양의 대질조사를 통해 K씨의 접대 일시 및 장소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해 강요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컴퓨터 기록·회계장부
통화내역 등 꼼꼼히 분석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금융인 등 6명에 대해 소환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풍현 분당경찰서장은 “K씨 진술에 따라 소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부분 관계자들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고 지난 4월 수사결과 발표 당시 확보한 컴퓨터 기록과 회계장부, 장씨와 주변 사람 통화내역 14만여 건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내역 및 참고인 조사 때 강요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될 만한 진술을 한 참고인 등의 재소환 문제를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경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보면 고 장자연 사건이 흐지부지 마무리될 우려를 낳고 있다. K씨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뚜렷한 물증이 없어 강요죄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법처리 대상자는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분당경찰서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사한 자료와 K씨의 진술을 토대로 사법처리 대상자는 6~7명 정도로 압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사 대상자 상당수가 경찰의 요구일자에 맞춰 출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져 경찰의 수사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