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예감> 실력파 보컬 아멜리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3: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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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서 신인가수로 대변신

[일요시사=사회1팀]가수 아멜리(김려원)는 신인 치고는 늦은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절대동안 외모를 자랑하며,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목소리를 뽐낸다. 최근 데뷔곡 ‘사랑해 한마디 말이면 돼요’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대에 올라야 더 많은 것을 쏟아내는 무대체질인 사람들이 있다. 신인가수 아멜리가 딱 그렇다. 평소에는 수줍은 미소에 애교 넘치는 말투를 보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뮤지컬을 하던 시절에도 그랬고 가수로 데뷔해 노래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다. 신인답지 않은 신인이다.

신인답지 않은 신인

아멜리는 뮤지컬 배우 뿐만 아니라 팝페라 그룹인 콘텐토의 일원으로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노래 실력 때문에 어떤 대회에든 나가면 상을 놓치지 않았던 아멜리. 뮤지컬은 아이돌 연습생 시절 한 작곡가가 보여준 ‘브로드웨이 42번가’ 때문에 입문하게 됐다. 22세라는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뮤지컬과 수시모집에 응시했고 운 좋게도 덜컥 합격하게 됐다.

아멜리는 명지대학교 뮤지컬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사실 뮤지컬에 뜻이 있었지 가수에는 큰 뜻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처럼 해맑다가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그녀를 지켜본 음반 제작자가 설득에 들어갔고 결국 마음이 맞아 일사천리로 앨범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어렸을 때 가수가 되고 싶긴 했는데 음악 외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예인 느낌은 싫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뮤지컬에만 몰두하려고 했죠. 그런데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는 분을 만나게 돼서 한 번 도전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다가’의 작곡가인 필승불패의 작품인 ‘사랑해 한마디 말이면 돼요’는 아멜리의 성숙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의 보이스를 제대로 들려주는 곡이다. 현재 뮤지컬을 쉬고 연달아 싱글을 발표하면서 가수로서의 행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멜리는 “다 때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라이브나 라디오 쪽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언젠간 꼭 관객들과 아이 컨텍이 가능한 소극장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본명 김려원이라는 이름을 두고 아멜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동명의 가수 출신 배우 정려원씨가 있기도 하고, 아멜리라는 이름이 말랑말랑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있는 것 같아서 활동명으로 정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아멜리로, 배우로 활동할 때는 김려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멜리는 뭐든지 시작하면 끝을 보는 장점을 갖고 있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저 스스로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만족스러울 때까지 열심히 해요. 이런 성격 때문인지 노래도 연기도 발레나 현대무용도 자신 있게 보여 드릴 수 있어요.(웃음)”
아멜리는 기본베이스가 워낙 탄탄해 가수 데뷔까지 준비기간이 한두 달에 불과했다.

“준비기간이 짧다 보니 아쉬운 건 있어요. 이번 곡은 40∼50% 정도밖에 끄집어내지 못 했어요. 아무래도 뮤지컬하고는 좀 다르잖아요. 또박또박 하던 뮤지컬식 발음을 달리 하는 것도 그렇고 녹음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적응기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느껴요.”

상대적으로 늦은 데뷔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늦게 대학에 입학했을 때, 그때 이미 나이에 대한 부담은 덜어버렸어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성과를 얻는다고 봐요. 학교에 다닐 때도 장학금을 받고 다녔고, 한 학기 조기 졸업을 했죠. 지금 대학원도 성적우수자 혜택을 받아 무료로 다니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나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열심히 하면 분명히 대중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음반 녹음이 아직은 어색하다고 말하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다르다.


“가수로서는 아직 많은 무대에 서보지 못했지만 역시 라이브를 할 때 살아있는 느낌”이라는 아멜리다.
그녀가 가수로서 걸어갈 길도 방송보다 공연 위주다.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며 소통하는 것에 강점이 있고 관객과의 호흡을 통해 더 큰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또 “빨리 결과를 내기보다는 천천히 가는 느낌이 좋다”는 그녀의 성향도 반영됐다.

“우선 가수로서는 방송보다는 관객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무대에 설 때 내 매력이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요.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 콘서트도 많이 하고 싶고 또 소극장 공연을 하면 무대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기적인 면에서 보자면 섹시한 역할보다는 망가지고 푼수 같은 캐릭터를 더 잘 소화하고, 저 자신도 그런 캐릭터를 선보일 때 즐거워요. 따듯한 메시지가 있는 착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아멜리는 조만간 다음 곡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앨범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주제로 한 앨범이다. 그녀는 “앞으로 발표할 곡들이 헤어진 연인과의 이야기부터 사랑을 해나가는 이야기 등 한 편의 스토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활동 욕심

다양한 활동에 대한 욕심도 있다. 뮤지컬도 계속 할 생각이고 음반도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다. 또 연기에도 관심이 있다. 재능도 많다. 무용도 곧잘 하고 취미로 하는 그림에도 꽤 재능이 있다. 아멜리는 “기회가 된다면 전시회도 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멜리의 목표는 자신의 노래로 많은 이들이 꿈을 갖는 것이다. 바로 꿈을 나눠주는 뮤지션. 아멜리의 꿈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이광호 기자<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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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