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골프장 캐디의 ‘일반학 개론’

‘15번째 클럽’ 엄마캐디부터 전문캐디까지

프로 골프선수들의 캐디백은 족히 20㎏은 나간다. 이 백을 짊어지고 다니는 캐디는 18홀 라운드마다 8㎞쯤 걷는다. 남자 대회는 대개 72홀, 4라운드를 치르니까 나흘 동안 최소 32㎞를 도는 강행군이다. 캐디 일은 일단 체력이 좋아야 하는 '중노동'인 것이다.

 

캐디 선택제 과연 필요할까?
교과서 아닌 참고서일뿐이다?

미국프로골프투어(PGA)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배상문 선수. 그의 캐디백은 불과 몇 해 전까지 어머니 시옥희(57)씨가 멨다. 키 155㎝, 몸무게 54㎏의 50대 여성이 프로용 캐디백을 메는 건 의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4라운드 대회를 마칠 때마다 몸져누울 만큼 심하게 몸살을 앓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내 골프의 8할은 어머니다”

시씨는 남편이 출가하는 바람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줄곧 홀로 키웠다. 운동을 좋아하는 외아들에게 야구든 스키든 뭐든 해주고 싶었던 어머니는 결국 골프채를 쥐어줬다. 골프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감당하기 벅찼다. 집도 팔고, 자동차도 팔고, 심지어 반지까지 팔아 아들 훈련비용을 댔다. 직접 백을 멘 건 캐디피라도 아낄 요량에서였다.
시씨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극성 엄마’로 소문이 자자했다. 아들이 경기를 잘 못하면 그 자리에서 심하게 야단을 치곤해 주위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개의치 않았다. 아들의 티샷이 워터헤저드에 들어간 지점을 놓고 거칠게 항의하다 1년간 출전정지 처분을 당한 적도 있다. 시씨는 이렇게 회고했다. “따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들을 혼자서 키우다 보니 그때는 너무나 절박했다”라고….
“나는 어머니가 흘린 눈물의 양을 알고 있다. 어머니께 ‘성공’이란 두 글자를 선물하고 싶었다. 내 골프의 8할은 어머니다.”
배상문이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우승컵보다 훨씬 값진 아들의 헌사이지 싶다.
자식을 위해 캐디는 물론 코치, 매니저까지 1인 3, 4역을 마다하지 않은 열혈 아버지들은 많지만, ‘엄마캐디’는 배상문의 어머니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그는 PGA투어 진출 17개월 만에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예상보다 빠른 편이고, 올해 27세로 아직 젊다. 어머니의 모진 고생은 끝났지만, 아들은 이제 시작이다.
비자모임이 골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 온·오프라인으로 376명을 설문조사한 것으로, 조사대상이 광범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캐디와 카트이용에 관한 골퍼들의 인식을 짚어볼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승용카트 이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고 캐디피나 카트이용료에 대한 부담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 눈을 끄는 것은 ‘캐디선택제’에 대한 설문결과였다. 캐디선택제를 운영할 경우 그 골프장을 자주 이용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87.5%인 329명이 그렇다고 답했고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캐디도 사람인 이상 우열이 있을 수밖에 없고 비슷한 실력을 갖추었다 해도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나의 클럽별 비거리와 굳은 습벽, 취약한 부분과 강점을 훤히 꿰뚫고 있고 상황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캐디라면 누구라도 그런 캐디를 선택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유능한 캐디가 그리 흔치 않다는 점이다.
캐디선택제가 도입된다면 그런 유능한 캐디에게 고객의 선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유능한 캐디는 제한돼있고, 그 캐디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면 캐디선택제란 결국 극소수 고객과 소수의 캐디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캐디 수급난을 해소하고 불황기 고객 유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착상에서 나온 캐디선택제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멀다.
캐디는 골퍼의 경기도우미로서 그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주말골퍼들도 어떤 캐디를 만나느냐에 따라 스코어 차이가 크게 나고, 프로골퍼의 경우는 승패가 갈린다. 프로골퍼들이 수년간 호흡을 같이 해온 캐디를 바꾸는 것도 캐디의 역할이 승리에 결정적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능한 캐디의 도움을 받아야만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골퍼가 과연 진정한 골퍼인가라는 의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골프란 원래가 자립 독행하는 게임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 상황에 맞는 샷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시간을 절약하고 동반자와의 플레이를 원활히 하기 위해 ‘경기보조자’로서 캐디가 있는 것이다.
특정한 캐디가 없으면 제대로 플레이를 펼칠 수 없는 골퍼는 진정한 골퍼라 할 수 없다.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주인공은 골퍼 자신이다. 아무리 캐디의 역할이 중요하다 해도 캐디가 플레이를 대신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

 

프로가 보는 실수, 캐디가 보는 실수


특히 아마추어골퍼의 경우 마음에 드는 유능한 캐디가 배정될 확률은 형편없이 낮다. 이런 상황에서 유능한 캐디가 배정되지 않았다고 정성스럽고 재미있는 라운드를 할 수 없다면 이미 골프장에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을까.
골프는 캐디가 아니라 선수가 한다. 캐디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의 완성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골프 선수들은 캐디를 ‘15번째 클럽’이라 부른다. 시합 때 들고 나갈 수 있는 클럽의 개수는 모두 14개이지만 좋은 캐디를 만나면 또 하나의 클럽을 갖고 다니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힘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가 모처럼 필드에 나가 라운드 할 때 만나는 캐디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10만원에 이르는 캐디피(fee)에 비해 서비스가 만족치 않다는 얘기도 많았다. 이른 아침, 술 냄새를 폴폴 풍기며 나왔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눈길을 끌었다. 술이 덜 깨 9번 아이언을 달라고 하면 6번을 주고 심지어 카트 안에서 내리지도 않고 꾸벅꾸벅 조는 캐디까지 있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기대에 부풀어 필드에 나간 아마추어 골퍼들로서는 그야말로 기분을 망쳤을 법 하다.
사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본다면 캐디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골프장은 정해놓은 라운드시간이 있다. 예를 들면 티타임 간격이나 홀마다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팀원 중 한 명이 공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사용하거나 그린에 12번 만에 공을 올리면서도 매번 연습 스윙을 서너 번씩 하는 아마추어 골퍼를 만나면 캐디들은 해당 골프장의 경기과나 캐디실에 호출돼 몹시 야단을 맞게 마련이다.

프로골퍼 승패 가르는 캐디의 역량
‘중노동’ 자처한 배상문 어머니 화제

늑장플레이를 하면 경기과의 사람들이 골퍼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손님! 조금만 더 스피드 업 해 주세요’나 ‘빨리 좀 걸어주세요’가 전부다. 하지만 캐디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한 남자캐디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인홀이 끝나고 인코스로 들어갈 때 시간표를 찍는데 정해놓은 시간보다 늦는 경우, 청소를 하거나 다음 가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캐디들이 플레이어를 닭 쫓듯 쫓는 것도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여자 아마추어(아줌마골퍼)들은 필드에 나갈 때마다 캐디언니들이 한마디씩 하는 원포인트 레슨에 ‘골프가 향상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필드에서의 잔소리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필드에서의 레슨은 티칭프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프로가 보는 실수의 원인과 캐디가 보는 실수의 원인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티칭프로는 실수의 원인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근원적 문제를 지목할 수 있기에 레슨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캐디입장에서 보는 실수의 원인은 티칭프로와 다를 수 있다. 때문에 레슨프로와 캐디의 레슨이 엉켜 혼란스러워 하는 골퍼들도 종종 보게 된다.
사실 아시아에서는 캐디가 공의 마크를 타깃에 맞춰 주기도 하는데 골퍼 역시 그런 기본적인 것들을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비싼 돈 주고 캐디는 뭐하냐는 생각을 하는 대신 스스로 라인업을 할 때 퍼팅기술이 향상된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스스로 직접 볼을 맞추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높낮이를 보게 돼 경사를 읽게 되고 잔디의 결까지 읽게 되니 골퍼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이다.
프로들이 캐디를 섭외하고 결정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거리 감각이 좋은 캐디, 그린위에서 경사를 잘 읽는 캐디, 라운딩을 하며 선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캐디 아니면 아예 말 한마디 없이 가방만 매는 캐디 등 선수의 성격에 따라 캐디를 선호하는 성향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그린 위에서 라이를 잘 보는 캐디를 선호한다. 현재 LPGA에 최고의 몸값은 콜린이라는 캐디인데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스카웃하고 싶은 캐디가 바로 그다. 그는 과거 박세리, 박지은 선수의 캐디를 ‘역임’한 바 있는데 지금은 폴라클레이머의 전문 캐디로 맹활약중이다.

라이 잘 보는 캐디가 ‘최고’

그가 최고의 캐디인 이유는 골프 코스를 구석구석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는 연습장에서 연습하고 캐디는 골프장 곳곳을 누비며 그린의 스피드를 재고 또 잰다. 그런 그가 최고의 몸값을 받는 것에 대해 단 한 사람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선수는 콜린의 여행경비를 모두 지불하지만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가 그 돈보다 더 큰 몫을 거뜬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캐디들이 내 몫을 다하기 위해 더 나은 서비스 개선을 해야겠지만 동반하는 골퍼들도 골퍼가 해야 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미리 준비해 둔다면 보다 여유있고 즐거운 라운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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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