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예감> 아찔한 여배우 여민정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7.02 09:36:44
  • 댓글 0개

"내 몸이 금덩이도 아닌데…노출 OK"

[일요시사=연예팀] 여민정은 영화 <AV아이돌>로 주목받은 배우. 홍대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여민정은 보는 이를 한 눈에 몰입하게 만드는 흡입력을 갖고 있었다. 천상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지만 여민정이 배우가 된 계기는 좀 특별했다.


외교관을 꿈꾸던 어린 소녀가 단돈 6만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배우 여민정은 혼자 무엇인가 일궈내는 보람을 찾아 자신의 집을 박차고 나왔다. 가출 후 여러 진로를 모색하던 그는 마침내 배우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게 됐다.

천생 배우

"중학교 3학년 때 영화 단역을 했어요. <엑스트라>나 <쇼쇼쇼>에 출연했죠. 하지만 배우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이죠. 만약 연기를 일찍 시작했다면 그만큼 경험의 폭이 작았을 테니까요. 제가 19살 때 가출(여민정은 가출이 아닌 '출가'라고 강조했다)을 했어요. 한 4년 정도 가족과 떨어져 살았는데 저는 밑바닥부터 혼자서 시작하고픈 욕심이 있었죠. 출가를 한 뒤로는 안 해본 일이 없어요. 어린 제게는 일종의 신세계였죠(웃음). 가장 오래한 일은 헤어 디자이너 스태프인데요. 처음에는 적성에 맞는 듯 했지만 알고 보니 제가 가위질에 공포가 있더라고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르잖아요? 그래서 미용실을 그만두고 다시 시작한 게 연기예요. 제가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연기만은 끝까지 안 해본 것 같았거든요."

여민정은 올해로 데뷔 3년째를 맞고 있다. 전업 배우를 생각한 건 22살, 여배우로서 그리 이른 나이는 아니다. 디자이너, 만화가, 소설가 등 여러 직업을 꿈꿨지만 어릴 때의 여민정은 끈기가 없었다고 한다. 여민정은 "어나서 이렇게 오래 해 본 일은 처음"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만약 재미가 없었으면 진작 포기했을 거예요. 하지만 배우는 제가 인생의 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선택했던 거고, 지금도 연기하는 걸 보면 앞으로도 50년은 너끈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배우가 된 지금에 와서 보면 과거에 겪었던 다양한 경험이 지금 연기에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책이나 신문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계속해요. 제가 경험주의자거든요. 무엇이든 스스로 보고 겪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연기도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하는데 경험이 쌓일수록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19세 가출 후 뒤늦게 데뷔해 섹시 이미지 어필
벌써 데뷔 3년째…<100인의 햄릿>서 연기파로

연기를 시작한 후 여민정은 배우 이외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나의 모든 시간은 연기를 위한 시간"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이미 많이 놀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눈 돌릴 일도 없다. 대학교 졸업 당시 여민정이 받았던 성적은 전과목 'A+'였다.

"제가 배움에 대한 갈망이 많아요. 예전부터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인문학 강의를 즐겨보고 있어요. 또 철학이나 역사 고전을 참 좋아하는데요. 어머니가 교사고, 아버지가 학자시고 해서 무엇인가 배우는 게 습관이 돼있어요. 그런데 영화만큼은 제가 좀 못 보는 것 같아요. 재미없으면 금방 꺼버리거든요. 영화관에 가만히 앉아 보는 것도 못 견뎌하고. 남의 것도 많이 봐야 하는데…. 제가 알기로 배우에는 두 종류가 있대요. 작품을 많이 보는 배우와 그렇지 않은 배우. 송강호 선배는 평소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하세요. 하지만 저는 송강호 선배가 아니니까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죠."

최근 준비 중인 연극 <100인의 햄릿> 때문에 여민정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0인의 남자(햄릿)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필리어 역할을 따낸 여민정은 그야말로 폭풍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전 제게 주어진 압박감을 즐기는 편이에요. 예능도 생방이 주는 스릴이 있잖아요. 그런 살아있는 현장감을 좋아해요. 2011년까지 했던 tvN <러브스위치>에서도 신동엽 오빠나 김구라 오빠 모두 '떨지 않고 잘한다'며 칭찬했던 기억이 나요. 연극도 무대에 서기 전 떨림이 좋아요. 이번에 하는 작품이 국내 초연인데 사실 오늘도 연습이 있어요. <100인의 햄릿>이 '2013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작이기도 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죠. 조만간 광화문에서 연극 식전 이벤트로 '햄릿 삭발식'을 하는데 제가 직접 남자배우들 머리를 밀게 됐어요. 예전 미용실에서 일했던 경험을 십분 살릴 계획이에요(웃음)."

강심장 배우

여민정은 드라마 <TV방자전>, 영화 <AV아이돌>, <가자, 장미 여관으로> 등 그간 섹시한 이미지를 어필해왔다. 그는 "내 몸이 금덩이도 아닌데 작품을 위해선 노출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노출 연기에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극 지문 중에 '욕망에 탐닉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대사도 강해서 수위가 걱정이긴 한데 전반부에는 순백의 천사로 나왔다가 후반부에는 짐승들에게 동화되는 그런 감정을 표현해야 하죠. 제가 사실은 힘든 작품을 좋아해요. 드라마가 강한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출연작

▲영화 <AV아이돌>, <시체가 돌아왔다> 등
▲드라마 CGV <TV방자전>, TV조선 <웰컴 투 힐링타운>
▲예능 tvN <러브스위치>, OBS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