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불황에 생활고 겪는 연예인들

끝없는 나락 “바닥이 안 보여!”

연예인들의 수입은 일반 사람들에 비하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물론 인기 있는 연예인이냐, 아니냐에 따라 수입의 정도는 다르지만 보통 사람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

인기 연예인의 경우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가 1000만원이 넘기도 하고, 한 편의 영화 출연료가 1억원 안팎 되기도 한다. CF출연료 역시 웬만한 대기업 간부들의 연봉과 비슷하다.

게다가 화려한 의상에 비싼 명품으로 치장하고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몇몇 인기 연예인에 국한된 얘기다. 그들보다 더 많은 연예인들은 TV 출연료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 하룻밤에 밤무대 서너 곳을 뛰어야 하는 무명의 설움을 겪기도 한다.

가수 출신 연예인 A양 파산 신청…‘새끼마담’ 전업
S양 출연료 강제 압류 당해 매니저가 생활비 대줘

과거 가요계에서 명성을 떨친 한 그룹의 멤버였던 A양. 그녀는 한때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팀이 해체된 이후에도 한동안 활동을 계속하던 A양이 어느날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팀 해체와 함께 연예계 생활에 불안감을 느꼈던 A양은 지인의 권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수억원의 빚을 진 A양은 잠수를 탔다.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A양은 결국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A양은 법원에 신청한 채무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빚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파산에 직면할 수도 있다. A양은 채무변제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활동하는 무대는 가요계가 아닌 밤의 무대. A양은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아가씨를 관리하는 속칭 ‘새끼마담’을 하고 있다.
A양의 한 측근은 “팀 해체 후 연예인으로 계속 활동하기 위해 솔로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예기치 못했던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면서 그녀의 인기는 계속 떨어졌고 그룹으로 활동하던 시절과 달리 곧바로 싸늘한 대중의 외면을 맛봐야 했다”며 “이에 불안감을 느낀 A양이 사업을 벌였지만 약 3억원 정도의 빚을 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출연료로 생활 안돼
밤무대 뛰기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파란만장한 경험을 겪으며 밤의 세계까지 진출한 A양의 소식을 접한 가요 관계자들은 “인기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며 씁쓸해 했다. 여배우 B씨도 사업을 벌이다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패션 사업에 뛰어든 B씨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2007년 쓴맛을 봐야 했다. 그해 B씨는 2억여 원의 빚을 지고 개인회생을 신청한 뒤 회생절차에 따라 변제를 해오다 2008년 수입이 급격히 떨어져 개인파산 절차를 밟았다.

B씨의 한 측근은 “B씨가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의외로 큰 손실을 입었다. 개인적인 일을 얘기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정확한 사정을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그때의 여파 때문인지 금전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은 자주 본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과도한 채무로 법원에 파산이나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개인파산과 회생신청 대열에 합류하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는 것이다. 영화, 드라마, 그리고 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탤런트 S양은 가족들의 실수로 출연료를 압류당하고 있다.

사업 뛰어든 여배우 B씨
개인파산 절차 밟아

S양의 한 측근에 따르면 S양의 가족들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S양이 어쩔 수 없이 은행 대출을 해줬고 사업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S양이 2억원가량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S양은 현재 TV 출연료를 모두 강제 압류 당하고 있다. 때문에 매니저가 생활비를 대주어야 하는 형편이라고. 빚을 진 가족 대신 그녀에게 몰려오는 빚쟁이들을 상대하는 것 역시 매니저의 일과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 번은 방송국 스튜디오까지 찾아온 빚쟁이들에게 멱살이 잡힌 채 반나절을 시달렸다고 한다.
이 측근은 “어느날 S양이 차고 있던 고급시계가 보이지 않아 ‘시계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전기세와 수도세를 비롯한 공과금 낼 돈이 없어 50만원을 받고 전당포에 맡겼다’고 하더라”며 S양의 처지를 설명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해외에 나가게 됐는데 입을 옷이 없다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외국에 나가게 할 수 없어 방송출연용 의상이라고 속이고 의류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유명 연예인은 한두 명이 아니다.

중견탤런트 P씨는 이혼한 남편의 부채로 인해 몇 년째 시달리고 있고 같은 중견탤런트 K씨 역시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로 영화계에서 활동 중인 L군 역시 매니저가 떠넘긴 2억원가량의 빚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연예계 가는 곳마다“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
배우들은출연작 제작사는 돈 없어 ‘발만 동동’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영어강사 출신 방송인 C씨는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게 되면서 과도한 채무를 감당할 길이 없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사업실패가 아닌 약속 불이행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도 있다.

남자 가수 D군은 2006년 한 유명제작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수억원을 받고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지만 기간 내에 음반을 발매하지 못해 결국 해당 제작자에게 고스란히 3억여 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 D군은 결국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08년 12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도 가는 곳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며 입을 모은다. 제작자는 돈을 구하러 동분서주하고 연예인들은 출연작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잘나가는 톱 배우들에게 고민거리가 있을까. 남부럽지 않을 부를 축적했고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도 많고, 그저 자기 관리만 잘하면 사고 없이 무사히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요즘 톱 배우들에게도 고민거리가 생겼다. 출연할 작품이 점점 적어지고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작품 고를 때마다 더욱 고민이 쌓인다. 작품의 선택이 향후 행보를 좌우하는 경우가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들이 해외 활동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톱 탤런트 A양이 출연하려던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이유는 투자가 안 돼서다. 영화계, 드라마계가 블루칩으로 떠오른 A양을 잡기 위해 혈투를 벌였지만 그가 2년 만에 선택한 영화가 투자를 못 받아 제작을 못하게 됐다는 것은 연예계 불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예인뿐 아니라
매니저도 이직 고려


A양 측은 “영화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제부터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데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스타들은 “출연할 작품이 없다”는 말을 종종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요즘 스타들은 말 그대로 작품이 없어 출연을 못하고 있다. 제작이 들어가는 작품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탓이다. 영화계와 드라마계의 불황보다 더 심각한 곳이 가요계다. 가요계 불황으로 가수들의 침체된 분위기는 변화하는 주위 환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밴을 타고 다니던 톱 가수도 일반 승합차로 차를 바꾸는 경우도 심심찮다.
톱 가수 C양 매니저는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싱글이나 연기 활동 등 다른 돌파구를 찾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아울러 부업을 찾거나 이직에 대해 고민하는 매니저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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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