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택' 기다리는 '박근혜 사람들'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11 08: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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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없다더니 초심 버리고 '보은인사' 어디까지?

[일요시사=정치팀] 보은성 코드인사를 근절하겠다며 대선공신들을 인선에서 대부분 배제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오히려 대선공신들의 불만만 극에 달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최근 대선공신들을 적극 발탁하며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동안 오매불망 박 대통령의 '간택'만을 간절히 기다려왔던 인사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간택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그들의 면면을 <일요시사>가 꼼꼼히 살펴봤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후 초기 인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이었다. 대선 때 고생했던 캠프인사들을 챙겨달라는 일종의 인사청탁이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곧바로 "이러려고 저를 도우셨던 거예요?"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보은성 코드인사를 근절하고자 한 박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에피소드다. 인사권은 대통령이 가진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권한 중 하나다. 하지만 역대 우리나라의 대통령들 중 인사와 관련해 합격점을 받은 인물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낙하산 근절
인사 합격?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대선공신들을 중용하다 '측근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측근 참모들을 돌아가면서 기용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 인사'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PK 인사'로 임기 내내 지역주의에 사로잡힌 인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보은성 코드인사를 근절하고자 했던 것은 이 같은 전임 대통령들의 인사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 격'이 됐다.

인사청탁을 막겠다며 인선기간 거의 칩거하듯 하며 실시한 이른바 '밀봉인사'는 인수위 기간부터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덕분에 박근혜정부는 취임 100일 만에 고위공직자 중 14명이 낙마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공공기관장 대거 교체부터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권초기 홀대 받던 대선공신들 기대감 증폭

특히 밀봉인사로 박 대통령이 인선을 혼자 결정한 격이 되면서 인사실패에 대한 책임은 모두 박 대통령이 짊어져야 했다. 인사파동이 한창일 때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40%대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당내에선 '밥 지은 사람 따로 있고 밥 먹는 사람 따로 있다'는 대선공신들의 불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선거 때 전혀 역할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장·차관이나 청와대 요직을 모두 꿰찼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이 끝난 후 대선 승리에 기여한 인사들의 명단을 작성해 놨다가 나중에 반드시 자리를 챙겨줬던 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박근혜정부의 대선공신들은 서운함을 넘어 서러움을 느낄 정도다.

그랬던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최근 크게 달라졌다. 대선공신과 측근들을 대거 기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 대통령을 향한 '토사구팽'이라는 비판은 불과 며칠 사이에 '친박독식' '논공행상'이라는 비판으로 바뀌었다.

토사구팽
논공행상

박 대통령이 최근 들어 인사에 관한 기본 원칙을 바꾼 것을 놓고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제일 먼저 들려오는 것은 대선 공신 홀대론에 대한 당내 반발이 심해지면서 이를 무마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국민대통합을 내세우며 이념과 지역을 넘어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방대한 대선조직을 꾸렸었다. 때문에 이전 정권들과 비교할 때 인선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졌지만 공급을 오히려 줄였으니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또 전 정권과 비교하면 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대선 후 바로 총선이 있어 의원직 공천이라도 골고루 나눠 줄 수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임명직 외에는 보상할 길이 없었다. 이렇게 대선공신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되기 시작하자 결국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막상 국정운영을 해보니 측근을 배제한 참모진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대선기간 호흡을 맞춰온 대선공신들을 다시 찾게 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논공행상이라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보유한 인재풀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시한 인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처음부터 박 대통령이 계획한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수위에서 자리를 맡는다 해도 영양가가 없고, 정권 초기 대선공신과 측근들을 대거 임명해 괜한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임기 초반에는 대선공신들을 인선에서 배제한 후 어느 정도 정권의 자리가 잡히자 뒤늦게 논공행상을 시작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인사권은 주위 인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가장 큰 무기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박 대통령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박 대통령이 인선 스타일을 크게 바꾸면서 박 대통령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던 인사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져가고 있다. 곧 공공기관장이 대거 교체 될 예정인데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꼭 이런 것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마음만 먹는다면 자리 하나쯤 만들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일등 대선공신이었던 이재오 의원의 경우는 총선에서 낙선한 후 국민권익위원장이라는 다소 생소한 자리에 임명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박영준 국무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권익위원장이 뭐 하는 자리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신설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후 실세부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인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엔 누가 있을까? 우선 박근혜정부 출범 후 인선 때마다 제일 먼저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이 있다.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장, 한광옥 전 국민대통합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의 경우는 한때 유력한 총리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총리직이 불발된 후에도 각종 주요 인선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기간 경제민주화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경제민주화 화두를 민주당보다 먼저 선점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기간 박 대통령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인선이 끝까지 불발 될 경우 박 대통령으로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곤혹스럽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가천대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꾸준히 하마평
언젠간 돌아온다

안 전 위원장 역시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다. 안 전 위원장은 강직한 검사 이미지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었다. 안 전 위원장의 영입은 박 대통령의 절묘한 '신의 한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안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었다.

안 전 위원장 역시 박근혜정부 초기 내각 구성에서 총리를 비롯해 법무부장관, 감사원장 등 하마평이 잇따랐었다. 안 전 위원장은 현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광옥 전 국민통합위원장 역시 주요 요직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한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동교동계 출신으로 수십년간 민주당에 몸담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의 깜짝지지는 박 대통령의 호남 유권자 공략에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부활 이후 새누리당 출신 대선후보로는 최초로 호남에서 1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박근혜정부에서 국민대통합과 대탕평 인사 명분으로 요직에 기용될 것이란 전망이 무성했다.

대선공신 귀환에 이내 사라진 '친박 홀대론'
'토사구팽' 비판하다 '친박독식' 비판 직면

한 전 위원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내정되어 있긴 하지만 그의 대선기여도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자리라는 지적이 많아 추가로 다른 요직에 인선될 가능성이 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인선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킬 좋은 카드이기도 하다. 같은 이유로 한화갑 전 의원과 김경재 전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도 주요인선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서청원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경우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어떤 자리로든 입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 고문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를 만들어 돌풍을 일으켰지만 공천헌금과 관련한 비리혐의로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이에 대해 서 고문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정부 인선 초기 그가 인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때문에 앞으로의 인선에서 서 고문이 빠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선캠프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와 이준석 전 비대위원, 손수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 변추석 전 선대위 홍보본부장 등이 역시 각종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 대선 승리의 주역들이지만 아직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전 교수는 최근 30년 가까이 봉직한 중앙대에서 명예퇴직하면서 입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인재풀 한계
보은으로 마무리

이 전 교수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아 4·11 총선의 승리를 이끌었으며 비대위 체제가 대선 체제로 전환된 뒤에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왔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비대위원과 손 위원장의 활약도 누구보다 지대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청년층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사람이 새누리당에 젊은 이미지를 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유력한 공천 대상자로 하마평에 올랐지만 실제 출마에 나서진 않았다.

변 전 홍보본부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이름 초성인 'ㅂㄱㅎ'과 스마일 이모티콘, 토크를 상징하는 말풍선이 결합된 대선 PI를 내놓아 반향을 일으켰다. 변 홍보본부장은 당초 청와대 인선에서 홍보수석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었다.

박선규 전 새누리당 대변인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박 대통령 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새누리당 대선경선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차기 당대표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가 장악한 새누리당에서 당대표를 역임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밖에도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 대변인단의 안형환ㆍ정옥임 전 의원 등 박 대통령의 임명장을 기다리는 이들은 수도 없이 많은 실정이다. 취임 초 보은성 코드인사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한 박 대통령의 보은인사가 어디까지 향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청와대로 집중되는 요즘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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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