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리는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전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30 14: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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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어 모아 담더니 한번에 모두 총살

[일요시사=정치팀] 한국전쟁 당시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에 전국이 피로 물들었다. 산처럼 쌓인 시체는 아무렇게나 나뒹굴었다. 그렇게 목숨을 잃은 이들만 3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학살’이었다. 단지 ‘국민보도연맹’이라는 낙인이 그들을 끔찍한 죽음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진실은 오랜 세월 빛을 보지 못했다.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고통에도 ‘빨갱이’라는 족쇄 때문에 쉬쉬하며 오랜 세월 죄인처럼 살아야 했다. 그들에게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대적인 학살이 자행된 지 60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에야….



‘보도연맹’은 몇몇 공안 담당검사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자의 다수를 차지했던 사상범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기타 사회지도자들의 검토와 동의를 거쳐 만든 사실상 관변단체다. 다시 말해 ‘빨갱이 관리조직’이었다. 보도연맹은 좌익인사라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보도연맹원(이하 연맹원)으로 가입시켜 한국전쟁 직후 이들을 총살하거나 무자비하게 때려죽였다.

회원 가입 강제 할당
‘데스노트’도 실적주의

보도연맹 중앙본부에는 내무부 주관에 법무부, 검찰청, 국방부 등 행정부의 각 부서가 합동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입법부와 사법부가 공조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정부가 직접 민간인 학살에 개입할 수 있었던 구조다.

좌익단체에서 활동하다가 전향하거나 남조선노동당을 탈당한 이들이 당초 보도연맹 가입 대상자였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 연맹원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강제 할당에 의한 회원 가입방식에 의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좌익뿐만 아니라 이승만정권의 테두리 안에 명확하게 포함된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가입대상, 즉 학살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연맹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1950년 6월15까지 계속됐다. 보도연맹 중앙본부는 각 지역 경찰들에게 연맹원을 모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에 따라 마을 구장(이장) 또는 자수한 마을 책임자들이 사람들을 연맹원으로 가입시켰다.

비료나 고무신 받으려
자진해서 도장 찍어


좌익전향자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도 보도연맹 가입을 권유받았다. 거부할 경우 품앗이나 배급 등 마을 공동생활에 불이익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부는 자신이 빨갱이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가입했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보도연맹 현장 생존자 임모씨는 “이승만정권부터 빨갱이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가입했다. 당시 마을의 젊은 남자들은 좌익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권유에 따라 가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라고 진술했다.

참고인 우모씨의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마을 곳곳에 ‘자수하면 살고, 아니하면 죽는다’라는 글귀를 엄청나게 써놓았다. 그게 보도연맹에 가입하라는 글이었다.” 보도연맹에 가입하지 않아도 죽고, 해도 죽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던 것이다.

단체의 성격도 구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 도장(주로 지장)을 찍은 가입자도 있었다. 무학의 농민들이 그 대상으로, 그것이 자신을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사실상 이승만정권 테두리 밖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가입대상
현장 생존자 “빨갱이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가입했다”

진상조사 신청인(이하 신청인) 박모씨는 “학살이 있기 한 달 전쯤 품앗이도 하고 비료나 고무신을 타려면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내용도 모르고 남편이 도장을 찍었다”라고 말했다.

현장 생존자 유모씨는 “사건(학살)이 일어나기 20~30일 전쯤에 지서(파출소)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마을사람 12명과 함께 갔다. 거기에 순경이 저희들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종이(보도연맹 가입신청서)를 한 장씩 나눠주면서 아무 설명도 없이 무조건 ‘보도연맹에 가입하라’라고 하여 시키는 대로 이름에 지장을 찍었다. 당시 함께 지서로 간 사람들은 모두 좌익 또는 우익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저는 옆 마을에 거주하며 좌익활동을 했던 전영문이 우리 이름을 일러주어 이를 근거로 경찰에서 가입시킨 것으로 짐작했다”라고 진술했다.


이들은 모두 경찰에 의해 불시에 소집됐다. 경찰서에 모여 반공교육을 받거나 노역을 했다. 심한 경우 우익단체 단원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신청인 김모씨는 “진천면 문봉리의 강주완은 좌익활동을 했다고 우익단원들이 집의 세간을 부수고 구타하여 앓다가 죽었다”라며 구타로 말미암아 살해당한 비극적인 사연을 전했다.

그리고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긴급명령1호를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 판단 하에 모든 범죄행위에 대한 약식재판과 사형선고가 가능하게 됐다. 당시 경찰서 순경으로 근무했던 김모씨는 전쟁이 일어난 날 상부로부터 연맹원 명단을 올려보내라는 전통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 후 2~3일에 걸쳐 연맹원들을 소집시키라는 지시가 각 지역 경찰서에 내려왔다. 대학살의 전조가 울린 것이다.

이승만·박정희정권
사건 거론 철저 금지

각 지역 관계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연맹원들을 소집했다. 종을 치거나 경찰이 논밭으로 찾아다니기도 하고 교육이 있다거나 비료를 나눠 준다거나 피난을 시켜주겠다고 속여서 모으기도 했다.

“7월8일 오전에 들에서 논을 매고 있던 중 징소리를 듣고 가보니 마을 마당에 (마을 청년) 40여 명이 모여 있었고 총을 맨 지서 직원 1명과 소방대원 10여 명이 있었다. 그들을 따라갔는데, 그때까지 전쟁이 난 것을 몰랐다.”

“이웃집 할머니가 와서 ‘마을 마당에 가면 비료 한 짝을 준다 하니 아버지에게 연락하라’라고 하여 들에서 일하던 아버지께 연락을 드렸다.”

“지서에서 나온 경찰관들이 ‘인민군이 쳐들어와 난리가 났다. 우선 연맹원들로부터 피난을 시켜주겠다’라고 했다.”

당시 소집된 마을 사람들의 진술이다. 이들 대다수는 소집 및 감금에 저항하거나 불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전쟁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고 자신에게 큰 처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맹원들은 감금된 상태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 구타로 살해당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군인들은 저희를 공산패라고 하며 총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때리고 나중에는 쇠로 창을 만들어 옆구리를 쑤셔 몸에서 피가 났다. 때리다가 총 개머리판이 부리지는 경우도 있었다.”

현장 생존자 임모 씨의 진술이다.

6·25 발발하자 보도연맹원 소집 지시 떨어져, 학살의 대전조
소송 50건 진행, 오는 6월 소멸시효 끝나 구제 방법 전무


연맹원 딱지가 붙은 수많은 민간인은 1950년 7월 초에 창고, 갱도, 산골, 우물 등에서 총살당하거나 수류탄 등으로 떼죽음을 당했다. 사상자만 하루에 1500명에 달했다.

이승만정권에서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을 거론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됐다. 박정희정권은 학살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의 유골을 수습한 유가족들을 빨갱이로 몰아 혁명재판에 부쳐 그들을 압박했다.

또한 이후에도 피해유가족들을 요시찰 대상자로 분류해 감시했다. 이들에게 연좌제를 적용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정부 기록들은 모두 소각됐으며 진상은 완전히 은폐됐다.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지 60년이 지난 후,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배상책임이 없다는 정부의 주장을 배척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 의해 피해자로 판명된 유가족들은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조사위의 활동이 2010년 6월 이명박정권에 의해 정지돼, 조사위로부터 피해자 결정을 받지 못한 유가족들은 더 이상 국가에 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피해자, 조사위 결정 받아야
보상입법 마련도 어려워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조사위에 의해 손해배상사건 위자료 규명 결정이 난 이후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처음부터 소멸시효가 큰 문제가 됐다”라며 “조사위의 결정이 있은 후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끝나 이 사건을 더 이상 다룰 수 없다. 6월 말이 되면 더 이상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정을 받은 피해 유가족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많이 알려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시효가 완성될 경우, 보상입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피해유족들이 보상받기는 어렵지만 그것도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대법원에서 조사위로부터 피해자로 결정하더라도 그 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 있어, 막상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피해 규모가 약 800억 정도로 국가 예산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보도연맹 민간인 학살 관련 소송은 현재 50건 정도 진행되고 있다. 피해유족 윤모씨는 “아버지가 보도연맹 연루 및 좌익으로 몰려 억울하게 참살 당했다. 신문에서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 기사를 읽고 아버지의 억울함과 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그 때 잔인한 사살 현장에서는..

생존자 확인하고 ‘확인사살’

1950년 7월11일 새벽, 경남 창원의 한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국가보도연맹원으로 가입한 민간인들이 창고에 감금돼 있었다.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간 군인들은 구금자에게 기관총과 소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그리고 수류탄을 투척했다.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 김모씨는 “군인들은 ‘산 사람은 일어나면 살려준다’라고 했고, 그 말에 총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일어서자 재차 기관총을 쏘았다”라고 과거사조사진상위원회와의 면담을 통해 밝혔다.

또 다른 생존자는 “1차로 총을 쏜 후 군인들이 말하길 ‘산 사람은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문 앞으로 걸어 나오면 살려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생존자 몇 사람이 ‘대한민국 만세’를 하며 문 앞으로 걸어 나가자 군인들이 그들을 총으로 사살했다”라고 전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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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