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노무현 쇼크⑥ 풍수가 박민찬이 다시 본 봉하마을 사저


묘 이장시키고 자연을 벗 삼아 지은 사저가 흉지?
끊어진 청룡, 음기  흐르는 현무, 주작만 ‘멀쩡’
“묏자리 흉흉한 기운 봉하마을 사저 터에 맺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김해 봉하마을 사저가 다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 집 짓고 3년 나기 어렵고 새 사람 들어오고 3년 나기 어렵고 묘 쓰고 3년 나기 어렵다’는 옛말처럼 새 집을 짓고 들어가서 3년간 잘 지내야 좋은 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의 경우 1년3개월 만에 변을 당해 ‘흉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 본지는 지난 694호 봉하마을 현장르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묘 터 위에 지어졌다는 점과 이에 따른 풍수적 풀이를 한 바 있다. 당시 봉하마을을 찾았던 풍수가 박민찬(신안계물형학연구소) 원장을 만나 봉하마을 사저의 위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시 들어봤다.

박민찬 원장은 “운명은 자연에 의해 80% 이상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은 10% 정도로 모든 일을 100% 풍수에 적용시킬 수 없지만 10%로 80%를 이기지는 못하는 것처럼 자연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풍수, 인간 운명 결정
문제는 살고 있는 집터

그는 “운명은 자연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이는 즉 인간이 자연의 지배를 당하는 것을 말한다. 풍수란 자연의 지배만 당하지 말고 자연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위대한 자연을 활용하면 인간도 위대해질 수 있다는 것이 풍수의 원리이며 인간이 태어나서 추구하는 부와 명예, 화목, 건강, 도덕, 윤리, 질서 등이 자연에 있다”고 강조한다.

박 원장은 지난달 23일 봉하마을 사저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세상을 등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같은 논리를 적용시켰다.

지난 4월 봉하마을 방문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와 측근들의 검찰 소환의 원인으로 ‘봉하마을 사저’를 지목한 것.


박 원장은 당시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사주와 부인의 사주, 집터와 조상묘”라면서 “노 전 대통령의 사주와 부인의 사주, 조상묘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집터”라고 지적했다.

그가 직접 둘러본 사저의 위치도 그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양택지였지만 좌청룡 중 내청룡이 끊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사저는 10여 기의 묘를 이장시키고 지은 ‘묘지 위의 집’이었다.

박 원장은 당시 봉하사저에 대해 “길지가 못 된다”고 못박았다. 묏자리는 음택이라고 하고 집은 양택이라고 하는데 둘은 서로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음택지에 양택을 하지 않는 건 풍수의 기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다시 만난 박 원장은 봉하사저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봤다”며 “그곳은 묘를 이장한 터가 아니었더라도 이미 묏자리로 쓰일 수밖에 없었던 곳”이라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음택 풍수는 음기를 활용한다. 온혈과 건혈, 화혈, 냉혈, 습혈, 수혈 등 6가지의 지질과 혈을 살피게 되는데 이중 온혈만이 ‘길지’라 불린다. 이러한 음기와 좌청룡, 우백호, 현무, 주작 등 주변의 형상, 산에서 내려오는 정기를 말하는 ‘용맥’을 통해 음택지를 알아 볼 수 있다.

박 원장이 봉하마을 사저 터에 묘가 없었다고 해도 어차피 묏자리가 될 수밖에 없는 자리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사저 뒤편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현무’에 주목했다. 현무는 집 뒷산을 말하는 것으로 현무가 잘 형성돼 있으면 그 사람을 받쳐주고 밀어주는 주변의 도움과 협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원장은 “현무의 줄기를 통해 용맥이 사저 터로 내려오고 있는데다 터에 혈이 맺혔다”면서 “용맥과 혈 자리는 그곳이 음택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묘 터 위에 세운 집
봉하마을 사저는 흉지

음기와 용맥의 정기가 흐르는 곳에 묘를 쓰면 이 기가 유해에서 발산되는 기와 만나 풍수적 영향에 따라 직계 자손에게 길하거나 흉한 영향을 주게 된다. 묏자리로서는 길지 혹은 흉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터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살아있는 사람은 움직이면서 기가 흩어지게 돼 음기와 용맥의 영향이 직계 자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흉한 음기와 용맥 정기의 흉기가 산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며 그 기가 강하면 강할수록 흉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박 원장은 “예로부터 묏자리에서 집을 짓지 않는다”면서 “양택을 묏자리로 써야 하는 음택에 선정할 경우 흉한 음기가 산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공동으로 낮에만 사용하는 건물의 경우 무방하다”고 말했다.

‘뚝’ 끊긴 내·외청룡
‘외팔이’ 우백호 만들어

박 원장은 “봉하마을 사저가 흉지가 되지 않으려면 혈과 용맥이 없었어야 했다. 사저 뒤편으로 아무것도 없어야 했다는 것”이라며 “집까지 산맥이 내려오지 않고 최소 50m 이상 떨어져 있었다면 풍수적 해석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봉하마을 사저는 현무가 용맥으로 이어진 것 외에도 내·외청룡도 끊겨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박 원장은 “좌청룡, 우백호가 형성돼야 가정이 화목하고 주작이 잘 형성돼야 부가 쌓이며 현무가 든든해야 받쳐주고 밀어주는 사람이 생긴다. 이러한 형상들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길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봉하사저에 대해 “제대로 된 것은 주작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원장은 좌청룡에 대해서는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맥이 끊어지지 않고 집터를 잘 감싸고 이어졌어야 했는데 좌청룡을 형성하고 있는 내청룡과 외청룡이 모두 끊어져 있다는 것.

그는 “집과 붙어있는 내청룡이 끊어져 있다. 그 자리가 바로 부엉이바위”라면서 “외청룡도 산맥 중간이 파여 끊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부엉이바위’가 가진 악재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산에 있는 바위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바위가 많은 산에는 설악산, 북악산처럼 ‘악(嶽)’자를 붙이는데 ‘뫼부리 악’자에서 ‘뫼부리’는 바로 ‘바위’를 뜻한다. ‘악’이 존재하면 흉지가 될 확률이 높다. 바위가 많으면 ‘살(殺)’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왕산과 북악산처럼 바위산은 살이 있어 흉기가 발산하는 곳으로 터가 좋지 않다. 청와대와 경복궁처럼 많은 이들이 끌려가 죽거나 명성황후나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죽게 되는 터”라면서 “금강산도 보기에는 아름다우나 바위가 많아서 풍수적으로 보면 흉지다. 이곳에서 묏자리를 한 자리도 쓰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또한 “기가 세다 보니 무속인들이 바위가 있는 곳에서 기를 받아 기도를 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우백호는 썩 좋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형성이 되어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만 좋다고 해서 좋은 형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한 팔만 가지고 있다고 좋다고 하지 않지 않냐”고 말했다.

이도저도 아닌 집 모양
대문 방향 잘못돼 숨 막혀

집터에 대한 설명에 이어 봉하마을 ‘사저’에 대한 부분도 물어봤다. 박 원장은 “양택 풍수는 양기를 활용한다. 음택 풍수와 같이 형상을 참고해 집터를 선정하는 것은 같지만 혈과 용맥이 없는 곳이어야만 양택을 할 수 있다”면서 “양택 풍수는 형상과 집 좌향을 잘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흙과 나무를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지은 사저에 대해 박 원장은 “집 형상이 서양식도 아니고 동양식도 아닌 어색한 모습”이라며 “문화적·풍수적으로 안 맞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곳이 아니다”라고 낮은 점수를 줬다.
남향집으로 지어졌다는 점은 좋게 평가했지만 ‘대문’에 가서는 고개를 저었다. 정문을 남쪽에 낸 것을 두고 “대문을 잘못냈다”고 지적한 것.

박 원장은 “남향집에 남쪽 대문을 낸 데다 사저 끝으로 냈으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남향집에 동쪽 대문을 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저 동쪽으로 대문을 냈으면 부자가 되거나 집안이 화목하게 하는 좋은 기가 들어오는 형상이 됐을 것이고 그러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숨만 쉰다고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닌 이상 여러 가지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눈에서 멀어져야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라며 눈만 뜨면 보고 싶고 생각이 날 텐데 권양숙 여사가 그 집에서 살겠느냐”고 반문하며 “누군가 그 집에서 살면 또 흉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될 장지에 대해서는 “화장한 유골에는 기가 없어서 어느 곳에 매장해도 자손에게 득과 해가 없다. 고인에게도 흉지의 고통이 없어 좋을 것”이라며 “매장할 자리는 집 뒤 50m가 좋다. 다니기 편리하고 양지바른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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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