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표심 흔든 박근혜 ‘경제민주화’ 공약 중간점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10 1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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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따로~ 속 따로~ 호박에 줄 긋는 다고 수박되나?

[일요시사=정치팀] 경제민주화는 18대 대선 최대 화두였다.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두 달여가 지나서야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화되고 있지만, 계류된 법안이 수 백 개인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된 이후 여야가 정부조직개편안에 이어 또다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실정이다. 대선 표심을 흔들었던 경제민주화는 어디까지 진척되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경제민주화 법안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되며, (기업 활동을)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로부터 보름 후 하도급법과 금융시장법 통과로 경제민주화는 첫발을 뗐다. 통과된 법안은 총 7건이었다.

제1호 하도급법안
법원 판결 받아야 효력

국회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제1호 법안’은 불공정하도급거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법안은 기존의 징벌적 손해배상의 내용을 세 가지로 확대한 것으로 ▲원청업자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부당 단가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등이 제재 대상이다. 이에 대한 피해를 3배의 범위에서 손해배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무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건설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도 협력사들이 있다. 이들 관계에서 원청업자는 하도급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 납품단가를 후려친다든가 물가인상률만큼 올려주지 않는다든가….”라고 발의의 배경을 밝혔다.

법안 통과될 때마다
당혹한 재계 반발

그는 이어 “하도급업체가 100 정도 피해를 봤다고 하면, 법원에서는 100도 받기 어려웠다. 이제는 300까지 손배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원청업체의 부담이 커져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는 불법행위에 관해 부담해야 할 경제적 손해를 증가시켜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법관이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 판결을 내려야 법안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관계자는 “그렇다. 판단할 수 있는 제재수단을 좀 더 많이 준 것이다”라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권투로 보면 그동안 통과된 법안은 강도가 약한 ‘잽’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정도로 대기업의 불공정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법안이 국회 관문을 넘어섰다. 재계는 불경기 투자의욕을 꺾는 ‘악법조치’라고 반발했지만 마땅한 대응책 없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 법안 통과로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봉 5억원 이상인 상장사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는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재계는 “포퓰리즘 입법”이라고 반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 등의 연봉이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수백 개 중 지난 4월 국회 7건 통과 
5억 이상 임원 연봉 공개 통과, 미등기 임원인 이건희 연봉은 제외   

하지만 임원 연봉 공개 무용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 연봉 공개 대상이 등기임원들로 제한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미등기 임원의 연봉은 공개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미등기임원들까지 연봉 공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법안무용론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1부동산대책 관련 법안도 처리했다. 국회는 연말까지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 주택 구입 시 양도소득세를 5년간 감면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4월 1일 부로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또 부부합산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가 생애 최초로 구입하는 6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를 면제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같은 방법으로 적용키로 했다. 

군복무 중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공직 퇴임 후 로펌에 취업한 전관 변호사들이 수입내역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일부 개정안도 통과됐다.

정부예산안 제출 시기를 회기 시작 9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으로 분류된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소속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해 국가 예산만 370조에 달한다. 경제민주화 측면에서 보면 예산의 운용이 아니라 처음에 정부가 작성한 예산안을 상임위가 사업별로 꼼꼼히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아직 통과되지 못한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 중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총 3건으로, 경제민주화의 가장 예민한 이슈로 분류된다고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공정위 힘 빼기
통과 여부 주목

그 중 하나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법안에 찬성한 민주당 관계자는 “고발의무권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원래 이 법에 따른 각종 금지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검사의 공소제기를 통해 이루어졌다. 문제는 공정위의 고발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정위뿐만 아니라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 세 군데에 고발권을 주기 때문에 이들이 조사요구를 하는 순간 공정위는 선택의 여지없이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논란이 됐던 프랜차이즈법은 가맹점주를 보호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허위과장광고로 가맹점을 모집한 업체에게 피해액의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게 원안. 하지만 그 배율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보여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세청이 탈세자금을 추적·징수하기 위해 금융거래정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FIU법' 개정안이 통과될 예정이었다.

공정위 고발전속권, 프랜차이즈법,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아직 표류 중
“선거용 상품화 전략에 그칠 가능성 커,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  

대표발의한 민주당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라기보다는 지하자금 양성화에 관련된 내용을 담는 법안이다. 고액거래가 이루어진다거나 범죄거래가 의심되는 내용이 있으면 은행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고, 국세청이나 관세청이 조세포탈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러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는 게 개정초안이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와 국세청의 권한남용을 우려로 최종적으로 국세청이 아닌 FIU가 정보 제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논의 또는 계류 중인 주요 경제민주화법안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독점규제법, 대주주 자격 심사를 비은행 금융회사에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금융회사법, 금산분리 원칙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등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논의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향후 별 무리 없이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들은 논의과정에서 발의된 법안내용이 수정됐으며, 수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법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당초 제안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통과시킨 경우도 있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작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방어적 차원의 경제민주화를 받아들이면서 야권의 프레임 운동장에 들어왔으며, 여전히 작동 중에 있다고 본다.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표면적 노력은 하고 있지만, 법인세 감액·부자감세 등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기업중심의 정책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대정신 받아들여”
VS “정책은 역행 중”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강경·보수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도자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MB에게 패배하고, MB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MB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으로 대선에서 재미를 봤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노선도 그것과 내용이 같다. 그럴싸하게 상품화시킨 것뿐이다. MB의 중도실용주의가 정책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도 선거용 전략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통과된 법안을 보더라도 경제민주화가 굉장히 불안전한 형태로 표출 되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p.kr>



말 많고 탈 많은 '프랜차이즈' 왜 싸우나 보니

“파행까지는 아니고 추가 조율 중”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프랜차이즈 본사보다 가맹점주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는 민주통합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이 프랜차이즈법에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넣자고 주장하면서 파행사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회의 중단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허위 과장광고에 대한 징벌적 손배조항을 담은 수정안을 이날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무위 회의 과정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보통 가맹점 100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9% 정도로 91%는 점포수가 100개 미만이다. 지난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을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해 통과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놀부보쌈 같은 중소 프랜차이즈에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기에 이견이 있었다. 중소 프랜차이즈까지 다 포함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과 아무리 중소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당하는 입장은 똑같기 때문에 경미하게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부딪혔다. 또한 가맹점만큼 본사의 권익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추가 조율하고 것이고 파행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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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