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골프용품 ‘스마트 골프채’ 등장

2013 골프 화두는 ‘컬러와 튜닝’

작금의 세계 골프업계에 클럽에 있어서 더 이상의 기술적인 진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와 웨지의 그루브 제한 등 메이커들의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감나무(퍼시몬)에서 메탈, 티타늄까지 소재개발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컬러전쟁’이 시작됐다. 내 맘대로 골프채의 스펙을 즉석에서 조정하는 ‘튜닝전쟁’도 마찬가지다. 이제 골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퍼포먼스만이 남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화려한 골프웨어
올 시즌, 우드도 비거리 전쟁에 가세
롱홀 ‘2온 2퍼트’ 고반발 제품 러시

▲드라이버의 화려한 변신= 지난 1월 전 세계골프용품업계의 트랜드를 조망하는 ‘2013PGA 머천다이즈쇼’ 역시 울긋불긋한 원색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해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

불과 2년 전 코브라 푸마골프와 테일러메이드가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화이트 드라이버를 출시해 시장을 평정하더니 이제는 레드와 블루, 오렌지 등 총천연색 수준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3년은 기하학적 무늬까지 가세했다. 코브라 푸마골프는 아예 뱀의 피부를 헤드에 붙여놓은 듯한 AMP셀로, 테일러메이드는 R1과 로켓볼즈2의 흰색 크라운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나이키는 VR-S 코버트 크라운에 나이키 로고를 두드러지게 새겨 넣어 차별화를 도모했다.

캘러웨이의 X-HOT 시리즈도 독특하다. 크라운 주변에 액센트 컬러를 가미했다.
타이틀리스트와 핑, 클리브랜드 등이 오히려 무채색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을 향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대목도 재미있다. 짙은 회색과 블랙이다. 핑 G25는 블랙에 마치 대포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디자인을 과시하고 있고, 클리브랜드는 아예 모델명을 블랙으로 명명했다.


▲필드의 트랜스포머= 최근 몇 년간 아마추어골퍼들을 유혹했던 튜닝기능은 더욱 다양하고 섬세해졌다. 실전에서의 효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마케팅 차원에서는 일단 획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R1이 대표적이다. 12가지 로프트와 7가지 페이스 앵글 세팅, 2개의 이동 가능한 무게 추까지 탑재해 무려 168가지의 세팅이 가능하다.

캘러웨이와 핑 등 대다수 브랜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로프트와 라이 등을 쉽게 조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핵심은 셀프튜닝 기술의 확대다. 현장에서 로프트와 라이, 페이스 앵글, 심지어 무게중심까지 바꿀 수 있다. 탄도와 구질, 스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1개의 드라이버로 수십개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헤드 전체 무게의 경량화,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통해 ‘쉬운 골프채’에 대한 진전도 병행되고 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헤드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관성모멘트(MOI)를 최대치로 키워 유효타구면적을 늘리면서 빗맞은 샷에 대한 관용성도 좋아졌다. 적당히 휘두르기만 해도 똑바로 멀리 간다는, 이른바 ‘스마트 골프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3년 골프웨어 트렌드다. 한동안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던 골프웨어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의 골프브랜드 아쿠쉬네트가 웨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바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다. 한국기업 휠라코리아가 글로벌브랜드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하면서 골프웨어에 공을 들였고, 이달 초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휠라코리아의 골프웨어는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등 3개국에서 공동 개발했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답게 골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해 피트니스와 플레이, 갤러리 라인의 3가지 제품군으로 나눠 디자인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플레이라인’은 이름 그대로 필드용이다.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기능성 소재를 채택하는 등 경기력을 최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리미엄급인 ‘투어핏’은 선수들을 위해 한 단계 더 높은 고기능을 자랑한다. 색상도 아예 블랙과 화이트, 레드, 실버, 그레이의 5가지 컬러로만 구성했다. ‘갤러리 라인’은 라운드 전·후의 모임은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 등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피트니스 라인’은 라운드 전 골프 피트니스에 유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주종이다.

테일러메이드의 아디다스골프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디제로 라인’은 특히 ‘당신의 몸을 위한 장비’라는 슬로건처럼 옷도 클럽과 똑같은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량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까닭이다. 가벼운 소재를 선택해 오히려 디테일을 확 줄인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기능성을 지행하고 있다. 비바람이나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최상을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는 설명이다. 땀을 흡수하고 배출시키는 수분 관리를 비롯해 방수와 방풍, 인체공학적 3차원 패턴 등을 적용했다. 비비드 옐로와 블랙,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을 과감하게 믹스해 컬러도 군더더기가 없다. 간결한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해 포인트를 줬다.


나이키골프웨어는 ‘에어플로우’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라인이다. 일명 ‘보디 매핑’ 기술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 별로 기능과 소재를 달리했다. 무봉제 기술을 도입해 무게도 대폭 줄였다. 이 가운데서도 ‘타이거 우즈 컬렉션’이 돋보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선보인, 한층 밝아진 색상이다. 화사한 노랑과 살구색 등 눈에 확 띄는 이른바 ‘팝업 컬러’다.

프로선수에게 파5홀은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홀’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비거리가 문제다. ‘2온’에 성공해야 2퍼트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반발 우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17야드가 더 날아간다는 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에 이어 올해는 ‘스푼(3번 우드)으로 300야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캘러웨이골프의 ‘X HOT’ 우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드를 포함해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토털라인으로 출시된 ‘X HOT 시리즈’다. 제작사 측은 특히 3번 우드에 공을 들였다. ‘스피드 프레임페이스’ 기술이 동력이다. 페이스의 두께를 더욱 정밀하게 가공해 더 넓은 스위트 에어리어를 만들고 어느 부분에 맞더라도 거리 손실 없이 공 스피드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무게중심을 더 낮춰 탄도까지 높였다. 소속 선수인 배상문(27)이 테스트에서 303야드를 기록했을 정도다.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의 인기를 토대로 ‘로켓볼즈 스테이지2’로 업그레이드했다. 기본적인 원리는 ‘X HOT’과 비슷하다. 얇고 유연해진 페이스와 진보된 스피드 포켓이 공 스피드를 향상시켜 더욱 긴 비거리를 보장한다. 무게중심을 낮춰 어떤 라이에서도 공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광 화이트 크라운에 그래픽 디자인을 넣어 셋업에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타깃 정렬도 쉽다. 투어버전은 로프트를 ±1.5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튜닝 기능도 있다.

‘장타 전용 드라이버’로 소문난 뱅골프는 비공인 초고반발 페어웨이우드로 맞서고 있다. 페이스 반발계수가 무려 0.88~0.90이다. 기존 제품이 0.75~0.77, 고반발의 경우에도 0.84~0.86에 그친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다.

헤드 스피드가 평균 90마일 정도인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수원 태광연습장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최고 30야드나 증가했다는 자랑이다.

메이커들은 우드의 비거리 증대는 효과적인 클럽 선택으로도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5번 우드로 기존의 3번 우드를 대체하면 그만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론치 모니터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마추어골퍼들은 3번 우드보다 로프트가 2도 더 큰 4번 우드로 쳤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비거리가 오히려 5.3야드나 늘었다는 점도 이채다.

마이크 스태추러 클럽 전문가는 “페어웨이우드도 자신의 체형에 맞아야 한다”는 주장을 더했다. 가장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로프트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린이 타깃인 페어웨이우드는 드라이버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야 한다. ‘2온’을 원한다면 스윙스피드나 스타일에 따라 로프트와 샤프트 길이를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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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