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2013년 미 LPGA 최대이슈 ‘리디아 고’

“검증 끝난 만큼 기다릴 이유 없다”

 ‘슈퍼 아마추어’ 리디아 고(16?한국명 고보경). 그가 아마추어 꼬리표를 떼고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다 해도 지금 같은 센세이션을 이어갈 수 있을까.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의 프로 전향이 세계 골프계의 최대이슈로 떠올랐다. 리디아 고 본인은 이미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주위에서는 “검증이 끝난 만큼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프로 전향 시기 두고 시끌…본인 “고교 졸업이 먼저”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에 온화한 마음 소유”

최근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캐리 웹(호주)이 “리디아 고는 프로에서 뛸 준비를 마쳤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타이거 우즈의 전 캐디로 유명한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나섰다. 윌리엄스는 최근 호주 <A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디아 고의 프로 전향을 재촉하는 의견을 내놨다. 윌리엄스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규정이나 리디아 부모님의 계획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지금 프로로 전향해서 안 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각종 언론
프로 전향 재촉

그는 “요즘에는 프로 생활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고 사실 리디아는 지금도 이미 대회 출전 때문에 학업에 어느 정도 차질을 빚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리디아 고가 프로 전향을 한다면 LPGA투어에도 이득”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프로골프대회 최연소 우승기록(14세10개월)과 LPGA투어 최연소 우승기록(15세4개월)을 갖고 있는 리디아 고는 2월10일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최연소 우승기록(15세8개월17일)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 2월17일 끝난 LPGA투어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올랐다.


뉴질랜드 언론으로부터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에 온화한 마음까지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는 리디아 고는 최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보다 네 계단 오른 26위에 올랐다. 호주 여자오픈 우승자 신지애(25·미래에셋)의 순위는 8위에서 6위로 뛰었다.

하지만 이 같은 놀랄 만한 기세가 아마추어 신분이기에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2005년 US오픈 우승자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은 뉴질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윌리엄스와 다른 생각을 밝혔다. 그는 “주위에서 프로 전향을 하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겠지만 그 사람들은 대부분 프로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벨은 “리디아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지금 모습을 당분간 유지하는 편이 낫다”며 “지금 잘 된다고 해서 프로 전향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리디아는 뉴질랜드 스포츠의 소중한 자산이다. 자신의 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ESPN의 칼럼니스트 봅 해리그도 “잃을 것 없이 플레이하던 리디아 고가 갑자기 프로로 전향한다면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며 “스폰서의 기대에다 샷 하나에 상금이 달라지는 상황이 되면 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97년생인 리디아 고는 올 4월이 지나면 16세가 된다.

18세가 되기 전인 선수에게 회원 자격을 주지 않는 LPGA는 예외도 인정해왔다. 하지만 17세보다 어린 선수에게까지 예외를 적용하는 데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리디아 고는 적어도 1년은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리디아 고의 입장은 종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3위를 한 뒤 “프로 전향까지 몇 년 남았다”면서 “그때까지 좀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뉴질랜드 언론도 올 초 “고등학교가 아직 2년 더 남았다”는 리디아 고의 말을 인용해 “2년은 지나야 프로로 전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한국 태생으로 현재 뉴질랜드 국적을 갖고 있는 리디아 고는 어떤 선수인가.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가 리디아 고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15세에 LPGA투어 우승을 차지했을 때 심정은?
▲ 그때는 그 우승이 그렇게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라운드를 잘 풀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언론에 내 이름이 챔피언으로 보도된 것을 보고 ‘와, 내가 이런 일을 했구나’하고 느꼈다.


- 유명세에 대해?
▲ 지난해 세계 아마추어 팀 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다. 도서관엘 가려고 길을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오, 쟤가 리디아 고 아니야?’라고 수군대더니 계속 쳐다봤다. 놀라운 일이었다.

- 10대 소녀로서 생활은?
▲ 가장 친한 친구 3명은 내가 골프대회에서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2명은 한국에 살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소식을 주고받는다. 주로 한국 TV 드라마와 음악에 대한 얘기다. 잘생긴 빅뱅을 만나보고 싶다.

- 골프에 집중하게 만드는 동기가 있다면.
▲ 내 부모님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 5살 때 숙모의 권유로 골프를 처음 접했고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얼마 뒤 골프 환경이 좋은 뉴질랜드로 옮겼다. 골프는 까다로운 스포츠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화가 나지만,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설레게 한다.

- 프로 데뷔시기는?
▲ 아직 모르겠다. 서두르고 싶지 않다. 고등학교도 2년 남았고, 아직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몇 차례 더 프로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 스타 선수들과 포섬게임을 한다면?
▲ 필 미켈슨, 어니 엘스, 로리 매킬로이와 해보고 싶다. 특히 미켈슨과 엘스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 여행은 자주 가는가?
▲ 몇 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멋진 곳에 갈 기회가 많았다. 그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특히 미국 음식이 나에게 잘 맞았다. 인앤아웃 버거를 정말 좋아한다.

- 우승상금에 대한 미련은?
▲ 물론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상금 30만달러는 (아마추어라서) 받지 못했다. 대신 부모님이 500달러를 줘서 이 돈으로 신발을 몇 켤레 샀다. US 아마선수권 때는 엄마한테 ‘우승하면 개를 사줄 수 있느냐?’고 했고, 엄마는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우승을 했는데 아직 개를 안 사줬다. 계속 엄마에게 압력을 가할 생각이고, 곧 사줄 것 같다.

쟁쟁한 프로선수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무서운 신동이지만, 코스 밖에서 리디아 고는 여전히 천진난만한 10대 소녀였다.

세계 여자프로골프계에 ‘무서운 10대’로 떠오른 뉴질랜드 거주 동포 리디아 고. 그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13개월 동안 호주·미국·유럽 여자프로골프 대회에서 3승을 올리고도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받지 못한 상금은 5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 “리디아 고가 지금까지 프로대회에서 받을 수 있었던 상금은 최소한 47만달러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10일 여자유러피언 투어(LET)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우승상금 4만1000달러를 2위 어밀리아 루이스(미국)에게 넘겨줘야 했다.

아마추어 신분 못 받은 프로상금 5억 넘어
“미켈슨·엘스와 포섬게임 해보고 싶어”

지난해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상금 30만달러, 앞선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 우승상금 1만9000달러도 프로인 2위 선수에게 넘어갔다. 13개월 동안 12차례 프로 투어에 출전해 우승 3차례(모두 최연소 우승), 2위 2회 등의 성적을 올렸다. <골프채널>은 “리디아 고가 상금 대신 세계랭킹포인트만 쌓아 지난해 뉴사우스웨일스오픈 우승 전에 184위였던 랭킹이 지금은 30위로 올랐다”고 했다.


기회 왔을 때
잡아야 할 것

타이거 우즈, 미셸 위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리디아 고는 그들처럼 미국 스탠퍼드대 입학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의 스윙코치인 가이 윌슨은 “대학도 중요하지만 프로 전향에 있어서 가장 큰 고려사항은 아니다. 리디아가 대학생활을 원하고 있지만 조금씩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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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