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노현정·박상아 음모론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2.26 15: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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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돌리기' 검찰이 일부러 흘렸다?

[일요시사=사회팀] 입을 다물었던 인천지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현대가 며느리 노현정과 전두환 며느리 박상아가 조만간 조사를 받을 것이란 내용이다. 상류층의 지나친 자식사랑도 문제지만 왜 하필 지금인가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가 며느리' 노현정과 '전두환 전 대통령 며느리' 박상아가 나란히 구설수에 올랐다. 자신들의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정출산부터

지난 19일 인천지검 외사과(부장검사 김형규)는 "이들의 자녀가 정해진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고 외국인학교에 입학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외국인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외국인이거나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외국에 3년 이상 체류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자녀는 해당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노현정과 박상아는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내사 초기부터 수사 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브로커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입학 관련 서류를 위조한 정황이 불분명해 1차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현정과 박상아는 검찰의 기소가 시작되자 재빨리 자신들의 자녀를 자퇴시켜 다른 학교로 보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증거인멸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노현정과 박상아는 각각 현대판 신데렐라의 전형으로 꼽힌다. 지난 2006년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대표이사와 결혼한 노현정은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홀연히 떠난 노현정은 현지에서 첫째 아이를 낳았다. 당시 노현정은 원정출산 의혹을 받았다. 자녀에게 미국 국적을 안겨주기 위한 계획된 움직임이 아니었겠냐는 것. 이로부터 2년 후 노현정은 미국 보스턴에서 둘째 아이를 낳았다. 이처럼 노현정의 미국사랑은 극진했다.

텔런트 출신인 박상아의 미국사랑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 200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의 비밀결혼으로 더 유명한 박상아는 남편 전씨가 비자금 사건으로 한국에서 구속되자 미국 LA 등에 잠행하는 등 오랜 기간 현지 생활을 했다.

4년여의 잠행을 깨고, 2007년 귀국한 박상아는 국내에서 전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2010년 또다시 미국으로 출국해 그곳에서 자신의 딸과 함께 지내는 등 자녀의 미국 시민권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정황은 이미 지난해 9월 복수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인천지검은 "박상아가 수사대상에 올라와 있는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었다. 이로부터 5개월이 지난 최근 검찰은 박상아의 소환 조사 가능성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덮기 위해 검찰이 일부러 정보를 흘렸다"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녀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혐의로 구설
1차 기소 대상서 제외됐다 다시 도마에
"가난한 시아버지(전두환) 용돈이나 드려라"

그렇다면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의견은 어떨까.


먼저 아이디 OM*은 관련 뉴스에 "어차피 혐의 없음으로 끝난 것을…. 별 기대도 안하지만 박시후 가지고서는 안 되겠다 싶으셨나봐요?"란 댓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예계 뉴스가 여론 호도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아이디 pleas*** 역시 "어쭙잖은 걸로 국민들 눈과 귀를 덮으려고 하네"라며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이 어디 한둘이냐? 정원 늘려놔서 있는 집 애들은 자연스럽게 입학하는 곳이 바로 외국인학교인데 이제 와서 무슨 쇼?"라고 반문했다.

상류층 세태를 풍자하는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먼저 아이디 오늘**은 "참 좋기도 하겠어요"라며 "사랑하는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범법자로 만드는 게"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믿*은 "저 아이들은 커서 이다음에 장관직은 못 하겠군요"라고 적어 실소를 자아냈다.

또 아이디 분노게이***는 "니들은 돈 있는데 왜 그러냐"면서 "자식새끼들 카페나 차려주면 되지, 뭘 공부까지 시켜"라고 비난했다.

노현정, 박상아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들도 여럿 확인됐다.

아이디 치*는 박상아를 겨냥해 "외국인학교 보낼 돈으로 시아버지 용돈이나 드려라"라면서 "통장에 29만원밖에 없으시다던데"라고 비꼬았다.

아이디 마리너***도 "시집 간 며느리가 전두환에게서 배울 건 이런 것 밖에 없다"면서 "유학은 미국이 아니라 광주로 보내야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아이디 행복자**는 노현정을 상기하면서 "TV에서 바른말 쓰라고 연예인들 머리 때리던 아나운서가 시집가서 결국은 재벌 집안의 허수아비가 된 것이냐"고 적었고, 아이디 La**는 "노현정 코스 그대로 밟고 싶어 하는 된장 아나(운서)가 꽤 있지"라며 "걔네들은 노현정을 제일 부러워할 거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서도 이번 부정입학 논란을 다룬 멘션들이 확인됐다.

아이디 @sojun*****는 "이젠 외국인학교가 재벌과 독재자 집안의 스펙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고, 아이디 @i68**은 "이참에 외국이 그리 좋으면 이민을 보내는 게 어떨는지…. 추방당하기 전에"라고 일갈했다.


부정입학까지

또한 아이디 @kjc****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은 우리나라 1%들에게는 소귀에 말뚝 박은 이야기"라면서 "오로지 기득권을 어떡하든 남용하려는 생각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SADO****도 이번 사건에 대해 "권력·재벌 제일주의+특권의식+치맛바람이 만들어낸 흉물"이라며 "한때 뉴스 진행하던 사람의 멘탈도 저러니 할 말을 잃었다"고 안타까운 감정을 적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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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