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스토리> ‘시체 동거’ 초엽기 사건 백태

사람 썩은 내 진동…가보니 송장에 구더기 ‘득실득실’

[일요시사=사회팀] 지난 2011년, 모친으로부터 ‘전국 1등’ ‘S대 입학’을 강요받아온 고3 남학생이 엄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8개월 동안 안방에 시신을 방치한 사건이 밝혀져 전국을 발칵 뒤집었다. 당시 언론이 집중 조명한 부분은 존속살인보다 8개월 간 시신방치였다. 최근 이 같은 살해 후 시신방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전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리고 있다. ‘시신과의 동거’, 시신방치. 그 섬뜩하고 잔인한 사건들을 나열했다.



지난 11일 강원도 춘천시 모 아파트 자택에서 부부싸움을 벌이다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3개월간 방치한 40대 김모(44)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건설회사에서 도색 관련 일을 해온 김씨는 지난해 7월 허리를 다쳐 실직한 뒤 실직문제로 아내와 자주 다퉈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에도 그는 아내와 함께 자택 내 작은 방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대화를 오가던 중, “벌어오는 돈도 없으면서 매일 술만 퍼마시냐”는 아내의 핀잔에 분을 참지 못하고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시신 옆에서
먹고 자고

그러나 범행 후 그의 행동은 소름 돋을 정도로 차분하고 냉정했다. 김씨는 새파란 주검이 된 아내시신 위에 이불만 살짝 덮어둔 채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거나, 후에 시신을 유기한 작은 방을 수시로 드나들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생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뻔뻔함과 치밀함은 더해갔다. 김씨는 아내시신이 부패해 냄새가 날 것을 우려해 한파가 불어 닥친 날씨임에도 불구, 난방을 전혀 하지 않고 창문도 열어둔 채 생활하는 등 완전범죄를 노렸다.

그러나 그의 꼼수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설 인사차 김씨의 집에 방문한 처남이 매형의 이상행동에 의심을 품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모든 전말이 밝혀졌다. 처남은 김씨에게 누나의 행방을 물었으나 단지 “시장에 갔다”는 짧은 대답만 전해 들었고, 이후 매형이 방문을 걸어 잠그고 황급히 사라진 점을 수상히 여겨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불안한 심경으로 집 주변을 배회하다 신고 후 3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죽을 용기도 없고, 자수할 용기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신을 내버려두게 됐다”고 진술했다.     

시신방치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살해 후 시신방치는 지난해 1년 동안만 최소 3건 이상으로 추산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부부싸움 목 졸라 살해…냄새 우려해 난방 절제
기초수급비 갈취하려 숨진 동료 사체 그냥 방치

지난달 말, 인천 계양구에서 함께 살던 동료가 숨지자 시신을 방치하고 기초수급비를 챙겨온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공사장 인부로 일해 온 조모(48)씨는 5년 전 건설 현장에서 만나 함께 지내온 동료 김모(64)씨가 지난해 10월21일 지병으로 숨지자 사망사실을 숨기고 시신을 3달 간 방치했다. 조씨는 동료 김씨의 사망 이후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김씨의 계좌에 입금된 기초생활수급비 87만원을 몰래 가로채 원만한 생활을 유지해왔다.

그렇게 3달간 죄의식 없이 죽은 동료의 주머니를 탐한 조씨의 범행은 심한 악취가 진동한다는 이웃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긴 시간동안 원인 모를 악취에 시달려온 조씨의 이웃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곤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조씨의 자택을 수색하면서 심하게 부패한 김씨의 시신을 발견한 것.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10월 식도암과 폐암 등으로 사망했다”고 털어놓으며 “살길이 막막해서 나도 함께 죽으려고 했기 때문에 김씨의 사망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경찰은 그간 시신부패를 최대한 막고자 혹한의 날씨에도 난방을 거의 구동하지 않았던 조씨의 행동을 미뤄, 기초생활 보조비를 챙기기 위해 김씨의 사망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조씨는 여전히 의도적 시신방치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그를 사체 은닉과 사문서 위조 등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1만원 때문에
시체와 동침도

앞서 언급한 사건과 동일하게 가깝게 지내던 동료를 살해한 뒤 시신을 방치한 사건은 또 있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반지하 방에서 정모(45)씨를 살해하고 5일간 방치한 지모(49)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씨는 수년 동안 부인과 자녀 없이 혼자 살며 외롭게 일을 해오다 같은 해 5월, 인력사무소에서 우연히 만난 정씨와 뜻 모를 공감대를 느껴 가깝게 지냈고 둘은 곧 절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일을 마친 후 주로 지씨의 지하방에서 술을 기울였고, 사건 당일 역시 둘은 오후 7시부터 술을 마셨다. 취한 두 사람이 벌인 가벼운 말다툼이 생각보다 쉽게 무마되지 않고 몸싸움으로 번지자 결국 살인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불러왔다. 정씨는 술을 마시다 “차비가 없으니 만원만 빌려달라”고 말했고, 지씨는 이를 거부하다가 말다툼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소한 말다툼은 서로 뒤엉켜 싸우는 수준에 이르렀고, 정씨는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러나 지씨는 정씨가 숨진 뒤에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시신을 자신의 방에 눕혀 5일간 방치했다. 이후 그는 동료 시신 옆에서 잠을 자며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먹는 등 엽기적 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 지씨는 시신방치 혐의로 검거되기 전, 정씨 살해 이후에 자수하려 경찰서를 두 차례 찾았다가 매번 자수하지 못하고 돌아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씨는 시간이 점차 흐르자 죄의식을 느껴 사건 발생 5일 후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제 발로 경찰서에 찾아가 자백했지만, 자신이 한 것은 아니라는 등 횡설수설을 반복하다 가족의 기나긴 설득 끝에 범행사실을 모두 털어놨다. 


이러한 시신방치 사건은 최근 2∼3년 동안 빈번히 발생해 국민의 불안을 상기시켰다. 시신을 콘크리트를 바른 벽면에 암매장하거나 냉장고에 시신 유기 및 보관, 병든 부모를 방치해 살해한 뒤 장롱 속에 숨긴 사건 등 섬뜩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같은 해 11월, 경기도 내 단란주점 전 업주 송모(70)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주점 다용도실에 암매장한 혐의로 박모(44)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신흥동 모 주점에서 전 업주 송씨와 주점 매매 잔금 1700만원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송씨가 자신의 동거녀에게 욕설을 하자 격분해 송씨의 가슴을 발로 차고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가방에 담아 주점 다용도실에 숨겨놓고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시신은 부패하는 법. 범행 직후 약 1주일 뒤, 박씨는 주점 종업원들로부터 “다용도실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었고 인터넷을 검색해 시신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비닐가방을 구입했다. 이후 박씨는 다급하게 시신을 옮겨 담고 이를 다시 나무상자에 담아 못질을 해 봉합했다. 못질 봉합을 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박씨는 실리콘으로 재차 나무상자의 이음매 부분을 둘러친 뒤 “방수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며 방수 설비공을 불러 주점 무대 옆 벽면에 나무상자를 세워놓고 벽돌과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다. 이는 완전범죄를 꾀한 박씨의 증거인멸 과정이었다.

박씨는 2달 동안 시신이 암매장된 주점에서 아무 일 없듯이 영업을 계속하다가 실종신고를 받고 전 업주의 행적을 추적해 온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에서 방수 설비공 업체 번호가 찍힌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끈질기게 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에 경찰은 박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냉장고 장롱 등
방치 장소 다양

이에 앞서 9월26일에는 안산시 상록구의 한 다세대주택 앞에 놓인 냉장고 안에서 숨진 지 2달가량 지난 김모(46)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 경찰은 말다툼 끝에 동거녀를 살해한 뒤 자신의 집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피해자와 동거 중이던 김모(44)씨를 긴급 체포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김씨는 2012년 4월, 식당에서 만나 알게 된 뒤 4개월 정도 함께 지낸 동거녀 김씨와 다투다 범행을 저질렀다. 평소 노래방 도우미인 김씨와 외박 문제로 자주 다투던 피의자 김씨는 이날 술에 취해 동거녀와 말다툼 끝에 분을 참지 못하고, 주먹과 둔기 등을 이용해 동거녀의 머리를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김씨는 동거녀의 시신을 흰색 대용량 쓰레기봉투에 담아 자신이 세 들어 살던 집 냉장고에 유기하고 냉장고 문을 공업용 실리콘으로 봉인한 뒤 달아났다. 김씨는 13살 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범행 당시 아들을 PC방으로 보내 일체 범행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인근 찜질방을 전전하며 몇 차례에 걸쳐 집에 들렀고, 냉장고 상태를 확인한 후 손수 환기까지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범행은 집주인 이모(58)씨가 오전 10시경에 김씨의 집을 방문해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낱낱이 밝혀졌다. 이씨는 몇 달치 월세와 전기료 등을 밀린 김씨에게 20일까지 집을 비우도록 했으나 연락두절이었고, 그에 대한 괘씸한 심정이 극으로 치닫자 냉장고 등 집기류를 집 밖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 냉장고에서 유독 악취가 심하게 나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이씨가 토막 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날 오후 9시께 안산시 사동의 한 주택가에서 만취한 상태로 아들과 함께 있는 김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내연녀 살해 후 실리콘으로 봉합해 냉장고 유기
술주정 아버지 죽이고 김장비닐로 덮어 장롱에

친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19개월간 장롱에 방치한 패륜적 시신방치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2월 의정부지법은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63)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김장용 비닐 53겹으로 감싼 뒤 장롱에 숨긴 혐의로 기소된 이모(31)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술을 많이 마신다는 이유로 친아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19개월 동안 집안 장롱에 유기 및 방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 2010년 2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자신의 집에서 평소 술을 먹고 주정을 부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건강이 쇠약해진 아버지를 수차례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평소에도 아버지가 술주정을 부리면 폭행을 일삼아왔으며, 사건 당일 아버지가 숨지자 김장용 비닐봉투 50여 겹을 덮어씌운 뒤 테이프로 밀봉해 작은방 장롱에 숨겼다. 이씨는 장롱 속에 아버지 시신이 있음에도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해왔고, 함께 거주하는 누나(32)에게는 아버지가 숨져 화장했다고 뻔뻔하게 거짓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누나는 동생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추석부터 아버지 이씨가 보이지 않는 점과 온 집안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점을 수상히 여긴 친척이 경찰에 신고해 범행 19개월 만에 아들 이씨가 검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년전부터 아버지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아버지가 건강이 악화돼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아버지 사망 사실을 누나 등에게 알리지 않고 시신을 비닐로 감싼 뒤 19개월이나 장롱에 숨긴 행위는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패륜적인 범죄로 중형이 마땅하다”고 설명하며 중형판결을 내렸다.

완전범죄 노린
싸이코패스들

생활고에 시달려 동료의 기초수급비를 챙기기 위해, 감정조절에 실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에 두려움이 앞선 나머지 시신을 처리하지 못한 경우 등 시신방치에 대한 원인은 다양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살해 후 시신을 그대로 방치하며 아무 죄의식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의 행동에 대해 싸이코패스적 성향의 일환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완전범죄를 꿈꿨던 시신방치범들은 시신을 가까이 두고 자신의 죄를 덮으려 애썼지만, 시신의 부패와 악취로 인해 영원히 묻혀 질 줄 알았던 범행이 되레 탄로 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 돼버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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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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