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대한민국 일출 나들이 ③가거도

붉게 솟구치는 새해 희망도 저 태양처럼…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차량을 싣고 갈 수 없고 대중교통도 없어 마을 주민의 트럭을 얻어 타거나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것이 유일한 여행 방법인 그곳. 국토 최서남단의 섬 가거도로 가는 길은 결코 편치 않지만, 감동적인 비경으로 보상해준다.

‘마지막 해’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서남단
‘일출→항리마을→불볼락’오감만족 여행길

일출을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1구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마을로 원점 회귀하는 것. 마을에서 해뜰목까지는 한 시간 거리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서 일출을 기다리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을과 항구의 새벽 풍경도 음미할 수 있다. 섬 한가운데 불쑥 솟아오른 독실산(해발 639m), 가파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는 풍경은 감동 그 자체다. 

섬 자락과 어우러진
눈부신 아름다움…

가거도 가는 길은 멀다. 하루 한 번, 오전 8시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쾌속선은 비금도, 도초도, 다물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만재도를 거쳐 4시간 만에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에 도착한다.

물론 운이 좋아 날이 쾌청하고 바다가 잔잔할 때 이야기다. 근해의 섬들과 달라 바닷길 사정이 좋지 않으면 네 시간 반이 걸리기도 하고, 기상 악화로 도중에 회항하는 일도 있으며,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결항도 잦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KTX나 고속버스로 내려가 목포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아침 배를 타야 하므로 일정도 최소한 3박4일은 잡아야 한다. 큰맘 먹지 않고는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곳, 하지만 힘들게 찾아간 만큼 감동적인 풍경으로 보상하는 곳이 가거도다.

일제강점기에 가거도는 ‘소흑산도’로 불리기도 했다. ‘가히 살 만한 섬’이란 뜻의 가거도(可居島)로 불린 것은 1896년부터다. 신안군의 1004개 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가거도는 중앙에 해발 639m 독실산이 있고, 22km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섬 전체가 절경이다.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 일출을 보려면 1구 대리마을에 민박을 잡는 것이 좋다. 쾌속선이 입항하는 대리에는 흑산면 가거도출장소, 보건소, 우체국, 파출소, 가거도초등학교와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도 몇 군데 있다. 항리와 대풍리는 채 10가구가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일출 포인트는 마을 앞 방파제와 등산로를 따라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뜰목이다. 해뜰목 가는 길은 가거도의 네 개 등산 코스 가운데 하나인 1코스의 일부다.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보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샛개재에서는 가거도항과 대리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지난여름 태풍에 등산로가 일부 훼손되었으나 걷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날씨다. 구름과 안개가 잦은 겨울철 가거도에서 일출을 구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기상예보를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은 필수다.

새벽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방파제에 나가서 일출을 기다리자. 국토 최서남단 섬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는다는 설렘과 밤새 창밖에 어른거리는 조기잡이 배들의 불빛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시시각각 달라지는 항구와 마을의 새벽 풍경을 가만히 음미해보는 것도 좋다.

전날 오후에 들어온 배 10여 척이 새벽 4시경 일제히 출항하면 항구는 다시 어둠에 잠긴다. 오전 6시, 이른 아침 식사를 마친 낚시꾼들이 한바탕 출조 준비를 끝내고 출발하면 슬슬 일출을 맞이하러 나갈 채비를 하자.
오전 7시, 방파제에 올라서면 수평선 너머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면서 주위가 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한다.


구름이 많아 온전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이, 짧은 박명이 지나고 구름 사이로 불쑥 밀려 올라오는 아침 해.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사이 빛은 하늘과 바다를 가득 채우고, 마을 쪽을 돌아보면 어느새 환해진 하늘 아래 하루를 시작하는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된다.

구불구불 산길 따라
여기 저기에 볼거리

가거도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차량도 싣고 들어갈 수도 없으므로 섬을 둘러보려면 민박집 트럭을 얻어 타거나 걷거나 둘 중 하나다. 도로는 두 개가 있다. 1구 대리마을에서 샛개재를 지나 2구 항리마을까지, 샛개재에서 독실산 정상 바로 앞 삼거리까지다. 3구 대풍리마을은 삼거리에서 2.5km 가량 산길을 걷거나 마을 주민의 고깃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산길 구간은 지난여름 폭우와 태풍에 많은 피해를 당했다. 가거도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길이 아니라서 당장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하니, 꼭 가보고 싶다면 배편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독실산 정상은 삼거리에서 20여 분 거리다. 민박집 트럭을 이용할 거라면 삼거리 위 초소 앞까지 데려다달라고 하자. 초소에서 정상까지 5분이면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480고지∼백년등대∼신선봉∼2구 항리마을로 이어지는 긴 코스와 바로 항리마을로 내려오는 서너 시간짜리 짧은 코스가 있다.

항리마을은 대다수 등산객과 여행객이 가거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는 곳이다.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가 바다 쪽으로 줄달음치고, 가파른 해안 절벽 아래로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진다.

섬등반도에 오르면 항리마을과 오래된 폐교, 1구로 넘어가는 갈 지(之)자 형상의 구불구불한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아일랜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항리마을은 20년 전만 해도 운동회 날이면 만국기가 펄럭이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들어찰 만큼 가구 수도, 인구도 많았지만 지금은 여덟 가구가 남았다. 그중 두 집이 민박을 운영한다. 봄이 오면 이 광활한 땅은 푸르른 초원으로 변하고, 따스한 햇살 아래 겨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섬 여행에서 생선회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그런데 의외로 식당 차림표에서 생선회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방법은 오후 4∼5시경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조기잡이 배에서 횟감을 구하는 것. 조기와 함께 잡힌 광어, 우럭, 병어 등을 구입해 식당에 회를 떠달라고 부탁한다.

가거도 식당들은 대개 민박을 겸하며, 주인에게 미리 이야기하면 직접 구해주기도 한다. 낚시꾼들이 잡아 올린 감성돔이 민박집 저녁 밥상에 올라 여행객을 감동시키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운이 따라야 한다.

가거도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생선은 불볼락이다. ‘열기’라고도 불리는 이 생선은 염장해 바닷바람에 말려서 구워 먹으면 담백하고, 매운탕을 끓이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2박3일 코스
첫째 날 : 목포 출발, 가거도 도착 → 점심 식사 후 등산로 1코스 트레킹
둘째 날 : 일출 감상 → 아침 식사 후 독실산 정상 거쳐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트레킹
셋째 날 : 1구 대리마을 산책, 오후 1시10분 가거도 출발

관련 웹사이트
신안군 문화관광 http://tour.shinan.go.kr
가보고 싶은 섬 http://island.haewoon.co.kr

문의전화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0-8620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대중교통
버스   
센트럴터미널에서 목포종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24회 운행(첫차 5:30, 막차 24:00), 4시간 소요
※문의 :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기차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하루 20회 운행(첫차 5:20, 막차 23:10), 3시간10분~5시간 소요
※문의 : 목포역 1544-7788
선박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가거도까지 동양고속훼리(홀수 날)와 남해고속(짝수 날)이 번갈아 하루 1회씩 쾌속선 운항. 목포-가거도 8:10 출발, 가거도-목포 13:00 출발, 4시간~4시간30분 소요
※문의 :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동양고속훼리 061)243-2111, www.ihongdo.co.kr
남해고속 061)244-9915, www.namhaegosok.co.kr

숙박
제일펜션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37
가거도한보관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413, www.hanbo.co1.kr
둥구횟집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까꿍이네민박식당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다희네민박 :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513, www.gageodo.kr

식당
까꿍이네민박식당 : 매운탕,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252
동해장식당 : 생선구이백반,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5056
둥구횟집민박 : 활어회, 흑산면 가거도길, 061)246-3292, www.둥구횟집민박.kr

주변 볼거리
흑산도(정약전 유배지, S자형 일주도로 등), 홍도(홍도 33경, 홍도등대, 깃대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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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