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매서운 한파에 ‘공(空)치는 골프장’ 이색이벤트

임도 보고 뽕도 따고…“아주 그냥 죽여줘요~”

한파가 몰아친 국내골프장을 피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는 해외골프 여행객이 지난 12월부터 급증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강추위와 폭설로 인해 전국 골프장 상당수가 임시 휴장에 들어간 가운데 골프 여행을 위해 동남아 지역을 찾는 골퍼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남도 골프투어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국내 골프장들은 앞 다퉈 겨울골퍼 유치를 위한 할인이벤트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겨울철 골프의 알짜배기 이벤트들을 모아봤다.

겨울 골퍼들 유혹하는 골프장들의 아이디어 기발
선불 쿠폰·마일리지·9홀 추가 이벤트도 마련 유혹

최근 한국골프장경영협회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골프장은 떨어진 기온만큼 썰렁하다. 수도권 골프장 중 상당수가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가 지속되자 눈 치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 골프장 상당수가 기약 없는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골프장 상당수
‘임시 휴장’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골프장은 최근 내린 눈이 얼어붙어 제설작업을 포기했고,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인근의 골프장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 여주나 이천권, 강원권 등 산악지형 골프장은 일찌감치 동계 휴장에 들어간 곳이 적지 않다.

남해안권이나 호남권 골프장의 경우 중부권과는 달리 한겨울 라운드가 가능했지만 최근 강추위가 1주일 이상 계속되는 바람에 내장객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순 폭설이 내린 호남지역 일부 골프장들은 강추위로 인해 코스에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어 문을 열어 놓았지만 사실상 개장 휴업 상태다. 설사 개장을 해도 그린과 페어웨이가 얼어붙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장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반면 여행사들마다 최근 해외골프투어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해외골프여행객은 중국 남부지역이나 일본 규슈지역,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등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프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M항공 관계자는 “이미 새해 1월 중순까지 동남아로 떠나는 주요항공편 대부분의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12월 말 이후 여행객 중에는 겨울방학 수요도 많지만 상당수는 골프여행객이라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는 올겨울 예년보다 강추위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로 인해 한동안 주춤하던 해외 골프여행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 항공시즌을 맞아 골프투어 비용도 예년에 비해 20% 정도 올랐다.

‘태국 4일 골프투어’ 상품이 지난해 90만∼100만원에서 130만원대로 크게 올랐고, 지난해 80만원대까지 선보였던 ‘필리핀 3박4일’ 상품도 올해는 100만원 이하를 찾기 힘들다.

해외골프투어 비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국내골프장은 겨울엔 대우가 남다르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그린피도 할인된다.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기는 하지만 열혈골퍼들에게는 연중 라운드 비용 부담이 가장 적은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비수기를 맞아 이용객을 모시려는 골프장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도 준비한다.

따뜻한 남쪽나라
여행객 급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인근 골프장도 겨울에는 문턱을 낮춘다.
국내 최대 골프장(81홀)인 군산CC는 18홀 그린피로 무제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회원제를 제외한 대중제 코스에서 15만원(카트피ㆍ캐디피 제외)으로 1박2일 동안 무제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지난해 12월10일부터 시작된 이 이벤트는 1월31일까지 진행된다. 군산CC는 18홀 그린피도 할인한다. 대중제 그린피는 주중(월~금) 6만5000원이고, 토요일 10만원, 일요일 9만원이다. 회원제 그린피는 주중(월~금) 8만5000원, 토요일 12만원, 일요일 11만원이다.


충북 진천 크리스탈카운티 골프장도 1박2일 36홀을 라운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9만원(캐디피ㆍ카트비 제외)에 숙박과 조식을 포함한 36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금요일 28만원, 토요일 34만원, 일요일 23만원으로 가격 차등을 뒀다.

특이한 공짜 스노골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360도CC는 지난해 12월7일, 13일, 14일 눈 쌓인 골프장에서 즐기는 스노골프를 무료로 실시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골퍼들은 “골프장은 푸른 잔디만 생각했는데 눈 덮인 골프장은 처음이다. 라운드는 힘이 들었지만 설경이 너무 멋있었고 아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시로 스노골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 360도CC는 동계시즌 주중 그린피를 10만원만 받을 계획이다. 수도권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는 동계 골프원정대를 모집하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 4개 코스(하늘ㆍ레이크ㆍ오션ㆍ클래식)를 모두 라운드한 열정적인 골퍼에게 평일 본인 그린피 면제권 1장과 주말 예약권 1장을 주는 행사다. 판타지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원정대를 차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울에서 가까워 인기가 높은 레이크사이드 골프장도 주중 4명이 라운드 할 때 1명의 그린피를 깎아주는 ‘착한 그린피’ 행사를 실시한다. 동남코스는 16만원에서 12만원, 서코스는17만원에서 12만7500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라운드 할 수 있는 셈이다.

겨울 그린피 할인은 이제 시행하지 않는 골프장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포 골프장은 평일 3만원이 할인된 12만5000원을 받으며, 주말은 15만5000~17만5000원으로 그린피를 적용한다. 주말엔 최대 7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7번째 입장할 때 그린피를 면제해주는 ‘럭키세븐 마일리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여기에 선불상품권을 미리 구입해 결제하면 1만원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제일 골프장 역시 프로숍과 클럽하우스 대식당에서 당일에 한해 사용 가능한 1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비회원에 한해 그린피 4만원 할인 혜택을 주는 ‘혹한기 그린피 할인 행사(12월1일~2013년 3월31일)’도 실시하고 있다.

그린피를 할인하거나 핫팩, 군고구마, 붕어빵을 제공하는 것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겨울 골프장의 기본 이벤트가 됐다.

코리아CC는 19만원 하던 비회원 주중 그린피를 작년 12월10일부터 새해 2월22일까지 11만~13만원으로 최고 8만원을 내려 받는다. 계열 골프장인 골드CC는 그린피 할인과 함께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오는 2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주중 라운드 쿠폰을 1매 11만원, 5매 50만원에 500매를 한정 판매한다.

수원CC는 2월15일까지 주중 모든 시간대에 20만원에서 7만원 할인된 13만원만 받고 한성CC도 2월 말일까지 주중에 5만원을 깎아준다. 아시아나CC는 주중 6만원을 내려 13만원에 라운드를 즐길 수 있고 동절기 평일에는 2인이나 5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그린피·캐디피 인하
생각보다 ‘짭짤’

은화삼, 블루원용인, 88, 캐슬렉스, 양지파인, 뉴코리아CC 등 수도권 골프장들도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이용료를 낮춰 받는 탄력요금제를 운영한다.

오크밸리는 12월 말일까지 평일 11만원, 주말 15만원으로 평소보다 6만원 가량 할인한 바 있다. 부대시설인 눈썰매장을 수일내 오픈할 예정이어서 가족과 동행할 수 있다. 눈썰매장은 튜빙 슬라이드와 150m 슬로프, 유아용 슬로프를 갖췄다.

이밖에 설악 썬밸리는 2월28일까지 평일 13만원인 그린피를 10만원으로 내려 받는 한편, 지난 10일부터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18홀 이용료로 27홀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캐디피, 카트비는 추가해야 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