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첫 임시국회 ‘핫이슈’ 다섯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1.21 1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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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 30일 전쟁, 민생은 ‘뒷전’ 민심은 ‘싸늘’

[일요시사=정치팀] 여야는 수석부대표 간 회담을 통해 오는 24일 임시국회를 열기로 잠정합의했다. 결코 쉽지 않은 합의였다. 이번 제18대 대선이 끝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임시국회이니만큼, 여야는 산적한 현안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날짜는 정했지만, 여야는 아직 구체적인 의사일정과 처리안건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떠오를 다섯까지 핫이슈를 <일요시사>가 정리해 보았다.

임시국회를 둘러싸고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진영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이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했다. 대선 직후 탓인지, 새누리당이 조금 더 다급한 모습이다. 임시국회 소집 합의가 늦어지면서 대통령 취임식까지 새정부 진용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당에서 제기된 탓이다.

조삼모사 임시국회  

우여곡절 끝에 날은 잡았고, 이제는 현안을 정해야 한다. 특히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그동안 거론된 ‘취득세 감면 연장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통합당도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별다른 진통 없이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라며 “1월 국회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수석부대표는 취득세 감면 적용 시점을 1월1일로 소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모두 다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지방세 특별제한법 일부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취득세 감면 연장은 국회에서 종료됐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경우 2%→1%로, 12억원 이하 주택은 4%→2%로, 12억원 초과 주택은 4%→3%로 각각 낮아질 전망이다.

임시국회의 두 번째 사안은 정부조직개편안의 내용과 그것의 통과 여부다. 지난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되자 이번 임시국회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 발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끝가지 ‘철통보안’ 속에서 이루어져 민주당이 이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불만을 쏟아놓기도 했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과정을 생략하면 빨리 갈 것 같지만 더 늦어진다”며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민주당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국회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보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정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야권이 협의 없이 공개된 부실한 개편안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어 국회통과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는 것.

세금감면 연장은 술~술, 국회의원 연금·조직개편은 글쎄~
쌍용차 문제·이동흡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대 난항 겪을 듯


일단 민주당은 정보통신기술정책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편입된 점, 중소기업청이 독립부처인 부로 승격되지 않은 이유 등을 거론하며 자체 안을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금융기관 구조 개편과 관련해 인수위가 금융 정책·감독기능을 분리하는 것으로 정한 것에 대해 “로드맵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금융정책과 감독 분리는 다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개편안을 다시 논의한 뒤, 원안의 입법화를 위해 야당에 협조를 구한다는 계획이다. 역대 정권의 인수위에서 제출한 정부조직법안이 국회 논의과정에서 대폭 수정된 전례를 감안하더라도 새정부의 개편안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동안 정치권의 핫 이슈로 떠오른 국회의원 연금제도도 임시국회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쇄신은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며 “국회가 개회되면 그 국회에서 입법까지도 논의될 예정”이라며 1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 연금법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가칭 정치쇄신특위를 당내에 만들어 정당, 정치, 국회를 아우르는 당의 입장을 정하려고 인선 중”이라며 “특히 최근에 원로 헌정회원 지원금의 불합리성 얘기도 있지만 이 부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연금제도와 맞물린 사안이 바로 ‘쌍용차문제’다. 여야가 1월 임시국회 개회와 동시에 정치쇄신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공언해온 터라, 상대적으로 쌍용차 국정조사 여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론의 관심이 온통 인수위에 쏠린 틈을 타 여야 이견을 핑계로 이번에도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쌍용차 문제는 별도로 계속 논의를 하면서 당장 할 수 있는 민생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쌍용차 국정조사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쌍용차 문제는 여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사안으로, 쟁점현안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임시국회 개회 전제조건으로 야당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내걸고 있어 쌍용차 문제가 임시국회를 좌지우지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쌍용차 문제가 임시국회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어, 야당도 줄다리기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쌍용차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곤란하면 “미루자”

임시국회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다. 여야는 이 후보자를 두고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야권은 이 후보자가 ‘비리백화점’으로 드러났다며, 지명철회와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이 후보자의 인선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불명예’를 감수하면서까지 임시국회에 등장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과연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에 임명되기 위해 임시국회에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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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