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면 등장하는 연예인은 누구?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2.18 16: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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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 철새는 연예계에도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직접선거가 도입된 지난 1987년부터 올해까지, 대선시즌이 되면 분주히 움직이는 비정치권 진영의 인사들이 있다. 바로 연예인이다.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이들의 ‘친숙함’은 어느새 선거판의 ‘감초’가 됐다. 때로는 연예인의 한 마디가 선거판을 좌지우지하는 이슈를 만들기도 한다. 18대 대선이 목전에 다다른 시점에서 <일요시사>가 대선과 연예인의 오랜 역사를 되짚어 봤다.

중견배우 강만희의 발언이 화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의 연예인 홍보단 소속의 일원인 그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후보를 겨냥했다. 강만희는 박 후보 지지연설을 하면서 “사극에는 간신이 많이 나온다. 간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죽어버려야 한다”라고 다소 과격한 말을 했다. 안 전 후보가 ‘간신’이란 말이었다. 

대선 단골손님 따로 있어

박 후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예인은 단연 가수 은지원이다. 이밖에 문화홍보단에 송기윤, 방형주, 현미, 현철, 김세레나, 전원주, 선우용녀 등이 있다.

자문위원 중에는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했던 가수 이주노가 눈에 띈다. 그리고 코미디언 이용식,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던 심현섭도 포함됐다. 또한 개그맨 황기순, 가수 이명훈· 이영화도 합류했다. 이 외에도 이서진, 김응석, 설운도, 이수나, 최홍만, 양희승, 이순재, 김애경 등이 박 후보 지지에 나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 중 영화배우 김여진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 또한 우회적으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영화감독 변영주, 배우 출신 정치인 문성근 등도 문 후보의 지원군이다.


이 밖에도 이은미, 전인권, 문소리, 권해효, 김조광수, 곽현화, 김용, 맹복학, 김기덕, 윤도현, 신해철, 이준익, 이창동, 최명길, 김제동 등과 소설가 공지영 등이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유세에 나섰다. 

이렇게 연예인들이 선거판에 대거 합류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선거부터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은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내길 꺼려했다. 연예인에 대한 정치인들의 편향된 시각 때문에 극히 드물었던 ‘정치참여’ 현상이, 이때 들어 자연스럽게 펼쳐진 것이다.

당시 연예인 유세는 효과적인 청중 동원 방법이었다. 이 같은 대통령 선거 유세장의 ‘연예인 동원’은 논란을 빚고 있었다. 한 언론은 “일관된 정치적 소명 표명이나 정치활동이 없던 연예인들의 유세장 동원은 특히 출연 중인 주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극중 이미지와 인기를 정치에 이용해 정치를 왜곡한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대선과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자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던 연예인으로는 이순재, 이덕화, 김형곤, 심형래, 그룹 코리아나, 주현미, 남보원, 현철 등이다.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 정치에 참여해 대권에까지 도전했던 정주영 국민당 후보 지지 연예인은 강부자, 최불암 등이 대표적이었다. 두 사람은 훗날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유세장에 초청되는 연예인들을 보면 대개 친분관계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더러는 2~3백만원의 사례금을 받고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민주당은 연예인이 유세장에 동원돼 청중에게 직접 특정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일이 없었다.

당시 선거 특수를 노리는 가수도 생겨났다. '성은 김이요'를 부른 가수 문희옥은 이후 트롯부문 인기 정상에 오르는가 하면, '손에 손잡고'의 그룹 코리아나는 정당행사의 단골초청대상 1호였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는 연예인이 ‘확실한 표몰이꾼’으로 대활약을 펼쳤다. 당시 한나라당은 남성훈, 이영후, 박은수, 심양홍, 김흥국 등 연예인 8명의 입당 의사를 받았다. 신성일·엄앵란 부부, 최불암, 이정길 등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드리마 <애인>과 <용의 눈물>로 톱스타의 자리를 굳힌 탤런트 유동근과 개그맨 이경규도 입당 1순위로 거론됐지만, 이들은 정치와 거리를 뒀다.

연예인 ‘확실한 표몰이꾼’으로 섭외 1순위
MB 지지 연예인? 위장지지?명의도용까지

당시 국민회의는 김한길 의원의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이 적극 지원에 나섰으며 김대중 후보가 주례를 섰던 영화 <서편제>의 오정해, 개그맨 최양락·팽현숙 부부, 영화배우 남궁원, 김지미, 최종원 등도 대표적인 김 후보 지지자였다.

김대중 후보의 당선과 함께 대선특수를 누렸던 연예인은 다름 아닌 ‘DJ와 함께 춤을’이라는 로고송을 불렀던 그룹 DJ DOC였다. 당시 이 로고송은 젊은 층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혔다. 당선 직후 멤버들은 청와대로 초대돼 식사를 대접받기도 했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자발적으로 지지하는 연예인이 등장했다. 모임도 만들어졌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등장에 큰 역할을 한 당시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은 본업을 접고 각각 선대위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기도 했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에는 권해효, 방은진, 정태춘, 안치환, 전인권, 한영애, 크라잉넛, 자우림, 영화감독인 이창동, 정지영, 여균동, 임순례, 시인 안도현, 김용택, 도종환, 음악평론자 강헌, 시사만평가 박재동 화백 등이 활동했다.

‘대선 특수’를 톡톡히 본 연예인도 역시 가수였다. ‘오 필승 코리아’로 2002월드컵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가수 윤도현이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윤도현은 이 노래를 ‘오 필승 노무현’으로 바꿔 불러 노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이 됐으며, 이후 윤도현의 주가도 함께 올랐다.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지지 연예인 상당수는 ‘축구’가 연결고리였다. 대표적인 인물은 김흥국이다. 김흥국을 매개로 이승철, 김현정, 탁재훈, 손지창 등이 정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정주영 후보를 지지했던 강부자도 역시 빠지지 않았다. 박상원, 차인표, 선우재덕도 응원단으로 활동했다.

이 밖에도 남궁원, 백일섭, 윤석화, 노영심, 박경림, 이창명, 이상아, 송채환 등도 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단연 으뜸가는 ‘초호화군단’이었다.

정 후보보다 더욱 호화스러운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가 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동안 중립을 선언했던 방송인 이경규가 적극적으로 MB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MB의 대변인’이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다. 단골손님인 이순재, 최불암도 다시 등장했다.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도 있었다. 안재욱, 차태연, 소유진, 최수종, 김선아, 김원희, 박선영, 성현아, 한재석, 정준호, 에릭, 김정은, 박진희, 홍경민 등이다.


마지막까지 MB를 지지한 연예인으로 김건모, 김민종, 김보성, 김유미, 김응석, 김재원, 박상규, 배한성, 변우민, 신동엽, 유인촌, 유진, 윤다훈, 이지훈, 이창훈, 이휘재, 전혜빈, 정선경, 백일섭, 서세원 등이었다.

이경규가 MB 대변인?

하지만 MB 지지 연예인 명단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 중에서 지지의사를 가지고 지원한 연예인도 있지만, 일부는 ‘위장지지 명의도용’을 당했던 것. 명의를 도용당한 연예인은 원치 않게 정치권에 휩쓸려 적지 않은 고초를 겪었다.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정치적 행위를 하는 연예인을 폴리테이너라고 부른다.

아직 정치권은 연예인 등 문화계 인사들의 정치참여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중요한 건 직업이나 계층에 관계없이 소견이나 역량이 되는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것이 연예인 혹은 스타들의 정치 참여, 정치적 소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없어지는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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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