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0>역세권 투자_옥석 가리기

천하의 역세권도 불황 앞에선 ‘낑낑’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확실하고도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물으면 역세권 투자란 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역세권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역세권 투자의 주의점 등을 짚어봤다.

안정적인 베팅포인트 인식 ‘달콤한 유혹’
“돈 된다”믿음 버려야…‘불패신화’옛말

역세권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가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역이 들어서거나 환승역이 될 경우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확대되고, 편의시설도 생겨 생활이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역세권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다.

매물 쌓이는 기현상
예전 상승분 반납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역세권 부동산 투자는 ‘불패’라는 인식이다. 즉 역세권 투자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 역세권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주의점이 많다. 역세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지 않은 투자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엔 지하철이 개통된 후 부동산에 미치는 효과를 보면 과거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례로 지난 1일 개통한 용인·수원 등 수도권 남부권 부동산 시장을 들어보겠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셋집을 찾는 신혼부부들의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 주택구입 관련 전화는 없었다. 서울 강남권을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이 2009년 7월 개통된 뒤 강남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방화·가양동 등 강서권 일대 집값이 들썩였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교통여건이 개선된 곳에 전셋집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리는 바람에 전세시장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지하철 개통 이전에 이미 집값이 상당히 올라있는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추가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교통여건이 개선되는데도 역세권 주택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상갈 대우·현대아파트 101㎡형은 현재 2억9000만원으로 되레 2000만∼3000만원이 하락했다. 전셋값만 보합세(1억7000만∼1억8000만원)가 유지되고 있다. 전셋집 찾는 사람들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전철 개통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수원 영통과 신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경의선 용산∼문산(48.6㎞) 노선 가운데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6.1㎞) 구간도 오는 15일 개통된다. 가좌역·홍대입구역·서강역·공덕역 등 4개 역이 신설된다. 경의선이 서울지하철 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과 2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남가좌동 삼성래미안 2차 84㎡형 전셋값은 2억2000만∼2억3000만원대로 여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3억6000만원 선인 매매가격은 몇 달째 그대로다. 신설역인 서강역 인근 신수동과 공덕동 일대도 매매가는 변동 없고, 전세금만 소폭 올랐다. 신수동 삼익 80㎡형 전세가격은 2억3000만원, 신공덕동 브라운스톤공덕 81㎡형은 2억7000만원 안팎으로 하반기 들어서면서 5∼10% 상승했다.

집값 떨어지고 전셋값만 날아
‘상승 재료’가치 거의 사라져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지하철 건설 관련 집값은 보통 착공발표 때와 개통 전후에 한 번씩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오르는 게 관행이었는데, 요즘은 부동산시장 장기침체와 주택공급 증가 등의 여파로 ‘집값 상승 재료’로서의 가치가 거의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장기 침체를 맞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지하철 개통이 됐거나 임박했는데도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고 매물마저 쌓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하철 연장 소식에 2∼3년 전 전용면적에 상관없이 매매가가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막상 개통을 앞두고 매물이 쌓이면서 예전 상승분을 반납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흘러가는 유동인구에
현혹된 투자는 삼가”

즉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기여서 역세권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발표, 착공, 개통 등 세 차례에 걸쳐 가격이 상승했지만 발표 시점에 이미 가격이 상승한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개통을 앞둔 시점에도 소형 아파트나 전세 등 일부 시세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중교통의 획기적 개선으로 지하철 주변 상권이 좋아져 상가나 오피스텔, 사무실 등 수익형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지하철역의 개통으로 주변상권이 새롭게 형성되려면 최소한 2∼3년 이상의 시간은 소요되므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로 임해야 원하는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역세권 투자는 모든 부동산 투자가 그러하듯이 개발 호재와 재료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갈린다. 따라서 개발에 따른 상권의 확장과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2013년까지 수도권에서는 총 11개 노선이 개통되거나 예정에 있다. 이들 노선은 기존 노선이 복선화 또는 연장되거나 신규로 개통된다. 대부분 교통시설이 열악했던 상권에 신설되는 만큼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돼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교통이용이 수월해지면서 상권의 수요층도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역세권하면 대부분 상가투자를 생각하게 된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역세권에 대한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대부분 역세권 상가는 좋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역세권에는 유동인구가 많다. 환승역은 더욱 그렇다. 수도권에만 대략 400여 개 정도의 역이 있다.

사실 이 모두를 역세권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진정한 역세권을 고르려면 환승 구간 사이에 유동인구를 가둬둘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역을 선택해야 한다. 단지 환승이용 수단이 되는 역세권도 많다. 이런 경우 출구가 두 자릿수인 경우가 적지 않다. 유동인구가 이용하는 주된 출구가 어디인지 꼭 확인 해봐야 하는 이유다. 역세권 상가투자는 시간별, 요일별 세밀한 분석을 해야 하고 흘러가는 유동인구에 현혹된 투자는 삼가야 한다.

그렇다면 역세권 상가투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무엇이 있을까.
역세권에서도 상가의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동선이다. 이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노점상이 역을 중심으로 얼마나 있는가 살피는 것이다. 특성상 노점상은 사람이 잘 모이고 다니는 곳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유명 의류 대리점이 입점한 곳도 상가의 투자성이 높다. 그 이유는 보통 유명대리점은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뛰어난 곳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동객의 보행동선과 해당 점포의 가시성, 경쟁 상가의 과잉여부도 주요 체크사항이다. 역세권에 위치한다 하더라도 보행동선과 맞지 않거나 눈에 잘 띄지 않으면 상가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고, 역세권 주변으로 상가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경쟁구도가 형성돼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하려는 상가가 대표적인 역 출구에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상가 활성화에 실패한 상가를 분석해 보면 역주변 유동인구의 나뉨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출구는 적게는 한자리에서 역 규모에 따라 두 자리를 넘기는 경우가 있다. 출구에 따라 상권의 규모가 분류되므로 출구별 상권분석이 요구된다.

서울지역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가 속속 분양에 나서 예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는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주상복합의 경우 입주민 고정수요 확보는 물론 추가로 유입되는 외부 소비층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자 상가와 같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리도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 할 것으로 보여 유망지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가시장도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범람하는 가운데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우선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타깃으로 해야 공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유동인구가 풍부한 역세권이나 업무밀집지역·대학가 등 고정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부각되는 이유다.

한 상가전문가는 “같은 역세권이라도 무늬만 역세권에 불과한 지역도 많기 때문에 철저한 상권분석이 요구되며 인근에 대단지 배후수요, 관공서, 기업체 같은 상권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지하철역을 두 개 이상 이용할 수 있거나 환승역이 위치한 역세권 상가는 더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되기 때문에 초기에 유망 업종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내 역세권 분양(예정) 중인 상가 현황이다.

역세권 상가 주목
투자자 관심 집중

▲역삼동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 규모로 지상 4층∼지상 19층에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3층은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약 34m 거리에 위치해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서초구 우면지구 ‘우면프라자’ = 서초 우면지구의 아파트 초입 중심사거리에 위치한 우면프라자도 상가 분양 중에 있다. 강남 서초 우면 2택지개발지구 유일한 상가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3600여 세대가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 소프트웨어 R&D센터가 완공되면 약 1만5000명이 입주하게 된다. 하루 유동인구만 2만여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트리플 역세권으로 분당선 매헌역, 3호선 양재역, 4호선 선바위역 인근으로 역세권 상가의 프리미엄을 자랑한다. 또 경부고속도로, 과천 우면 산간도시고속화도로, 우면산터널 및 서울 수도권 교통의 주요 연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이 공급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상가도 개발호재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된 테마 쇼핑몰이며 최근 롯데시네마 입점이 확정됐다.
서울지하철 2호선 및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과 연결돼 유동인구 확보에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합정동은 마포구가 중심거점지역으로 선정, 육성하는 만큼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서울 내 인기 상권 중 하나인 홍대 상권이 최근 서교동, 합정동 일대로 확장되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중구 흥인동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 두산중공업은 중구 흥인동 13-1 일대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92∼273㎡ 295세대, 오피스텔 32∼84㎡ 332실, 상가를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38층 총 2개동 규모로 지하철 2·6호선 신당역이 단지와 직통으로 연결된다.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통한 이동도 가능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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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