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재벌가 ‘가족형 비리’ 막전막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2.04 11: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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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검찰행…따로 법원행…같이 철창행

[일요시사=경제1팀] 국내에서 ‘감옥’ 한 번 가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내로라하는 재벌 총수들은 하나 같이 온갖 비리를 저질러 왔고, 이에 상응하는 전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이들이 휠체어를 타고 법원 앞에 나타나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 최근엔 모자가 나란히 전과경력을 달거나 삼부자가 함께 기소되는 등 ‘가족형 범죄’가 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기업, 재벌 총수들의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특히 부부·부자·형제 등이 함께 의기투합해 저지르는 ‘가족형 범죄’가 적지 않다. 이들은 시 예산과 맞먹는 규모의 탈세를 저지르는가 하면 회사 재산을 개인 돈처럼 함부로 빼돌리는 등의 혐의로 저마다 검찰과 법원에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

나란히 서초동 출두
그 아버지에 그 자식

피죤 이윤재 회장과 이 회장의 장녀 이주연 부회장은 최근 나란히 검찰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김한수 부장검사)는 회삿돈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 회장 부녀는 하청업체 거래대금을 부풀려 지급했다가 차액을 돌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만든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부녀가 돈을 빼돌리는 과정에 직접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피죤 소유주 일가와 경영진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잡고, 지난 6월 서울 역삼동에 있는 피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임원진을 소환 조사했다.


국세청은 지난 1월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벌여 이 부회장이 2010년 세금감면 등 청탁목적으로 북인천세무서 직원들에게 200만원을 돌린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은욱 전 사장을 청부 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10월 1심과 2심에서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십억 비자금 피죤 부녀…세금탈루 동아 부자
LIG 삼부자 사기 혐의…태광 모자 거액 횡령극

부자가 함께 검찰에 고발된 사례도 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차남은 최근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6억6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최 전 회장을 체납처분 면탈 혐의로, 차남에게는 체납처분 면탈 방조 혐의를 적용해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본인 소유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빅혼골프클럽의 회원권 환급금 25만달러(한화 약 2억7000만원)를 국세청 눈을 피해 차남에게 양도했고 차남은 부친의 체납사실을 알고도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차남이 보유한 25만달러에 대해 압류조치도 했다. 최 전 회장은 또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공산학원의 공금 1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사기성 기업 어음을 발행한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그의 두 아들 등 삼부자는 지난달 15일 이례적으로 동시 기소됐다. 검찰은 재산을 지키려고 금융시장에 폭탄을 투척한 셈이라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LIG 건설은 지난 2009년부터 1894억원 상당의 기업어음과 257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집중적으로 발행했고 투자자 1천여 명은 2150억 원 어치의 어음을 구입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재무상황에 이상이 없다던 회사가 갑자기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LIG건설의 기업어음은 휴지조각이 됐다. 손실은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

‘사기성 CP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구 회장 일가가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계열사의 경영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LIG건설은 금융기관에서 투자를 받으며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담보로 맡긴 상태였다. 그러나 LIG건설을 파산시킨 직후 계열사 주식을 되찾았다. 앞서 일반 투자자에게 기업어음 등을 팔아 조달한 2000억여원을 재원으로 활용했다.

삼부자 사기극서
휠체어 모자까지

검찰은 또 구 회장 일가가 2009년부터 15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LIG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조작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구 회장 삼부자 모두를 기소하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함께 구속된 모자도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그의 어머니 이선애 전 태광산업 상무는 지난 2월 1400억여원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이 전 회장과 이 전 상무는 각각 보석과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같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태다.

지난달 27일 열린 2심에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이 전 상무는 의료용 침대에 누워 등장했다. 이날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70억원을 구형했고 모친인 이 전 상무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70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월 검찰에 소환될 당시 태광그룹 모자의 ‘휠체어 출석’을 비판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재벌 오너와 휠체어’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그 행태를 꼬집었다. 자료에는 “한국 재벌 총수들은 곤란할 때면 휠체어로 탈출한다”고 비판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가 담겨 있었다.

SK그룹 형제는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구형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 심리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결심공판에서 계열사 자금 63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08년 선물에 투자하기 위해 SK 계열사 자금 497억원을 빼돌렸고, 2005년부터 5년간 그룹 임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39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 대해서도 최 회장과 공모해 자금을 횡령하는 등 총 1943억원의 횡령·배임 혐의가 있다며 징역 5년 구형했다.

‘오너 형제·부부’   
횡령으로 의기투합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 형제는 1998년과 2003년 각자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통해 선물옵션 투자에 나섰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 회장 형제가 주요 SK그룹 계열사 18곳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450억원을 김씨에게 투자하는 방법으로 모두 497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또 2005∼2010년 계열사 임원들에게 매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후 이를 SK홀딩스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39억5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개인경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이 검찰 구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8년 5월에도 1조5000억원의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후 78일 만에 사면된 바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은 동종의 전과가 있고 법원에서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 않다”며 “반드시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는 지난달 12일 특임검사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유진그룹 측은 서울고검 김모 검사에게 6억 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유 회장 형제를 상대로 김 검사와의 관계, 금품 전달 경위와 규모,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 측근 강모씨로부터 2억4000만원, 유순태 대표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김 검사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16일엔 프라임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백종안 전 프라임서키트 대표가 검거됐다. 프라임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은 2008년,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의 동생 백종진씨 등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 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검거된 백씨는 백종진씨의 둘째형으로 당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100억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자신이 운영하던 중소기업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체포영장이 청구됐으나, 3개월 뒤 수사를 피해 국외로 도피했다. 지난 10월 28일엔 ‘알파벳’ 오타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그를 놓쳐 논란이 됐다.

SK·유진·프라임그룹 형제 나란히 수사·재판
총수일가 경영참여 늘면서 의기투합 범죄 늘어

프라임그룹의 검찰 조사발 악재는 형제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엔 200억원대 불법대출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종헌 프라임그룹회장과 백 회장의 부인 임명효 동아건설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백 회장 부부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담보가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데도 200억원대 부실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회장은 상호저축은행법이 금지한 타 저축은행과의 수십억원대 교차대출에 나선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백 회장은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지원을 노리고 재무상태가 극도로 열악한 부동산업자 박모씨에 대한 35억원 규모 차명대출을 김선교 전 프라임저축은행장(구속기소)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차명차주조차 금융권 부채가 98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백 회장의 부인 임 회장은 2007∼2008년 프라임저축은행 회장으로 재직하며 본인의 미술품 구매대금 19억원 상당을 대출로 충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재벌 총수들의 ‘가족형 비리’에 대해 “우리나라 재벌의 독특한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꼬집었다. 계열사 간 순환 출자나 피라미드형 지배 구조를 통하여 총수 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으로 광범한 기업집단을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가족형 기업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단순히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과다한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 뿐 아니라 그동안 전략적 경제성장 과정에서 많은 특혜를 입고 성장하였는데도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했고 부의 축적과 그 승계 과정에서 적지 않은 탈법과 편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재벌총수들의 범죄행각은 집행유예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일단락되는 것도 문제”라며 “사법처리 이후 아무 일 없는 듯 공식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그 덕분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그룹 내부에서는 총수의 ‘아픈 과거’를 ‘한때의 과오’정도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재벌가의 각종 비리가 불가피한 ‘시대의 희생양’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총수 일가 비리는
시대의 희생양?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다시 출발점에 섰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앞 다퉈 ‘재벌개혁’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재벌 규제 가운데 눈여겨 볼 점은 단연 기업범죄 처벌 강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사면권 및 집행유예를 제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경제 범죄로 처벌 받을 경우 장기간 경영 공백 현상은 물론 기업 이미지 타격 등을 불러올 수 있을지, 재계에 실제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휠체어 탄 재벌 총수들의 ‘쇼’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요?”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과연 그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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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등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분을 파악해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통일교 의혹은 절반도 파헤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건의 규모가 방대했던 만큼 수사할 시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특검팀 파견됐던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통일교 의혹을 매듭짓지 못해 아쉽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에 파견됐던 한 경찰의 말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야권 정치인들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되면서 수사가 주춤했다. 결론적으로 ‘여권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여전한 의혹들 특검팀의 첫 수사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현판식 이튿날이었던 지난해 7월3일부터 삼부토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했다. 처음 기소한 대상도 삼부토건 관련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8월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기획자로 지목된 이기훈 전 부회장도 도주 55일 만인 9월10일 검거해 같은 달 26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웠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삼부토건이 경영 악화로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걸 알았음에도 주가를 부양시켜 36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김건희씨와의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삼부토건과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이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김씨의 최측근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 직전인 2023년 5월14일 오후 5시40분쯤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에 주목해 그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해당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한국에 입국했다. 다음 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접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김씨가 삼부토건 사건의 정점에 있다고 의심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접견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1000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부토건·도이치 주가조작 검찰 봐주기 확인 “연락만 해” 김건희 직접 연결고리 확인 못해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아내가 2023년 7월쯤 삼부토건 관계사 웰바이오텍의 주식거래로 2000만원가량 이득을 본 경위를 파악하는 데만 성공했다.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하기도 했지만 자금 추적 결과 김씨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선 실무자들만 기소했을 뿐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윗선을 압박하지 못했다. 양평 의혹은 당초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 종점을 두는 것으로 기획됐다.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민주당은 강상면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는 약 600억원 증가하지만 실익을 얻는 것은 김건희 일가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강상면 일대에는 김씨 일가 명의로 된 토지 29필지(약 1만평, 3만3000㎡ 규모)가 분포돼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양평군청 등 관련 기관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고, 윤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김모 국토부 과장을 주요 피의자로 지목했다. 김 과장은 2022년 3월 인수위 파견 당시 도로 사업 실무자들에게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포함된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노선 변경 결정에 당시 대통령 인수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특검팀은 김 과장을 포함해 직원 2명(직권남용), 국토부 관계자 2명(공용전자기록 손상), 용역업체 관계자 2명(증거은닉교사) 등 실무진 7명을 기소했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당시 양평군수)은 조사하지 못했다. 두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만 세 차례 연장했을 뿐이다. 외압은 그대로 내란 특검팀은 수사기한 직전 김씨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씨가 비교적 최근 관저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2024년 5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한 것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본인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물으며 ‘검찰국장에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2024년 3월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강하게 촉구했고 이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그해 5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김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가 문자를 보내고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창진 전 1차장검사, 고형곤 전 4차장검사 등이 돌연 좌천성 인사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선 정황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총장이 전담수사팀 지시를 내린 이틀 뒤인 4일 박 전 장관과 약 1시간15분가량 통화했다. 또 송 전 지검장 등이 좌천되기 바로 전날(12일)에는 박 전 장관과 4차례에 걸쳐 총 42분간 통화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 이후 김씨는 검찰청이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시설에서 ‘황제 조사’를 받았다. 그해 10월 김씨는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씨 혐의에 대한 수사 무마나 외압 의혹 규명은 김건희 특검의 몫이었다. 특검팀은 김씨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내란 특검 사무실과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또 박 전 장관을 비롯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김씨 무혐의 처분 당시 수뇌부에 있거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반쪽만 도려내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확인됐지만 특검팀은 끝내 아무도 기소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결과,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유의미한 내용들을 확인했다”면서도 “소환 당사자들이 출석에 불응한 가운데 특검의 수사 기간 만료로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는 불발되고 말았다. 향후 국수본이 신속히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사기록 정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3명 규모의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달 11일부터 통일교 수사에 나섰다. 이 팀은 경찰청 국가부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 내에 설치됐다. 팀장은 내란 특검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중대범죄수사과장 박창환 총경이 맡았다. 이 사건은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진술에서 비롯됐다. 의혹의 핵심은 통일교 측이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 터널’ 등의 현안을 위해서 전재수·임종성·김규환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등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넘어온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일부 의혹 당사자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전담팀 출범 당일부터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팀 면담 조사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인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년~2020년 불가리·까르띠에 시계와 현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권 언급되자 통일교 수사 주춤 경찰만으로 힘들어 합수본 검토? 다만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 전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심스럽다”며 돌연 입장을 뒤집었다. 특검팀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경찰에 넘기긴 했지만, 특검팀이 고의로 수사를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가려지게 됐다. 통일교 수사 2라운드는 ‘정교유착’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켰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측과 마찰도 있었다. 통일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향하는 과정에선 논란도 있었다. 한 총재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변호사가 소환을 앞둔 시기, 과거 인연을 이유로 민중기 특검을 사무실에서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일상적 인사만 나눴다고 하지만,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든 야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을 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지 않겠나”라며 “특검만 기다리긴 그래서 그 부분을 행정안전부가 경찰과 검찰과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에 앞서 국민의힘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신천지에 대한 특별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통일교가 됐든, 신천지가 됐든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심지어 돈이 왔다 갔다 하고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권력에 손을 뻗치려 하는 행태는 완전히 끝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제안했다. 방대한 사건 부족한 시간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민주당은 신천지 유착 의혹도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물타기 시도”라고 반대하며 민 특검의 편파 수사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특검팀은 앞으로 미처리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하고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파견 인력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특별검사보 역시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줄여나갈 방침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