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특검, 정보사 방문 조사, 왜?

몽골·대만 공작 이어 김태효까지 캐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국군정보사령부를 방문 조사했다. 종합특검팀이 정보사로부터 받은 자료는 공작 관련 규정 및 예규다. 종합특검팀은 이 자료를 토대로 그간 제기돼 온 몽골·대만 의혹과 무인기 공작 등이 외환을 목적으로 한 작전이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이는 내란 특검팀이 결론 내지 못한 사건이기도 하다.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12·3 내란 직전 갑작스럽게 대만을 방문했다. 문 전 사령관이 대만 군사정보국 관계자를 만나 ‘무인기 논의’를 했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대만을 포함해 몽골 공작까지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간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연관됐는지도 확인할 전망이다.

수사 박차

종합특검팀이 정보사를 방문한 건 지난 10일이다. 공작 관련 규정 및 예규 자료를 임의제출 형태로 전달받았다. 종합특검팀이 정보사로부터 건네받은 자료를 토대로 가장 먼저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몽골·대만 공작이다. 문 전 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에게 외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수사한다는 게 종합특검팀의 의지다.

형법상 외환유치죄는 외국과 통모해 우리나라에 전쟁을 일으키게 한 행위를 처벌한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정보사를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몽골 작전은 정상적 작전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냈다. 이는 2024년 11월 정보사 영관급 요원 2명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주몽골 북한대사관 측과 접촉하려 한 경위를 수사하면서 얻어낸 진술이다.

정보사는 몽골 방문을 두고 현지 첩보원과 협조자를 만드는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를 구축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밝혀 왔다. 실제 이 작전은 몽골 방문 2년 전인 2022년부터 준비됐다. 정보사 공작팀장이자 군무원이던 천모씨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으로 와해된 휴민트망을 복구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한 정보사 관계자는 “(천씨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으로 인해) 해외에 나가 있던 요원 대부분이 국내로 복귀했다”며 “그렇다고 망이 망가지고 있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지 않나. 예전부터 준비해 온 작전을 그대로 진행한 것뿐이다. 우린 평시와 전시가 나뉘는 조직이 아니다. 대북공작은 상시”라고 강조했다.

내란 특검팀은 정보사 측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작전의 목적과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받아냈었다.

몽골 공작 2022년부터 준비 “전시·평시 안 나뉘어”
파견 요원들만 조사받고 나머지는 영전하거나 조용

내란 특검팀 관계자는 “정보사 관계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따졌다. 휴민트망 구축을 위해 작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는지와 환경 등을 확인했었다. 정보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중 일부는 수사 기간이 부족해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에는 현재 내란 특검팀에서 정보사 조사를 담당했던 수사관 일부가 합류해 있다. 내란 특검팀처럼 정보사 공작을 이해하는 데 3개월여의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게 된 상황이다.

정보사의 몽골 출장은 2024년 11월18일부터 22일까지였다. 이 공작에 참여한 인원은 2명의 정보사 영관급 요원 외에도 박모 대령의 밑에서 근무 중이던 정보사 위관급 장교 출신 A씨가 있었다. A씨는 정보사의 한 영관급 장교와 연락하며 몽골 에이전트 네트워크망을 구성하려 노력했다. 이른바 휴민트망 구축에 힘을 보탠 것이다.

내란 특검팀이 외환과 관련이 없다고 본 이유도 이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와 박 대령이 군과 국정원 조사는 물론, 내란 특검팀 수사를 받지 않아 종합특검팀의 추가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박 대령은 현재 해외 첩보를 취합해 보고하는 국방정보본부 B 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대만 공작은 다르다. 같은 해 11월 말, 대만 출장을 갔던 인원은 문 전 사령관을 포함해 4명이다. 일정은 몽골 출장 인원이 풀려나던 날인 같은 달 25일부터 29일까지였다. 본래 3박4일 일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하루 더 체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보사의 입장이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정보사의 대만 공작이 민간인을 활용한 대북 무인기 사업의 일환이었다고 의심한다. 군 정보당국이 드론작전사령부가 공식적인 한국형 무인기를 개발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전력을 갖추는 걸 원했다는 게 핵심이다.

군 정보당국은 이에 ▲민간단체·학술 또는 연구 목적 형태의 가장 ▲북한식 무인기 형태로의 제작 ▲민간인을 활용한 대북 무인기 파견 등을 계획했다고 한다.

“문, 대만 군사정보국과 무인기 관련 논의” 성격상 공작
김, HID 방문 후 문과 수시 소통 의혹 사실상 수사 대상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문 전 사령관이 대만 군사정보국으로부터 선진화된 무인기 기술을 지원받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대만을 방문하기에 앞서 정보단장이던 간부를 수차례 보냈다. 타국으로부터 뛰어난 기술을 이전받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사업적 성격이었다면 공작과 관련된 인물이 갔으면 안 되는 게 키포인트”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무인기 자체적인 기술은 우리나라가 앞서 있으나 정밀 타격이 아닌 침투 위주의 무인기 공작계획 및 기술은 대만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실제 문 전 사령관은 대만을 방문했을 때 대북공작 관리·감독 담당자인 특수사업처장과 대동했다.

정보사는 문 전 사령관이 같은 해 11월 초에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 “블랙 요원 명단 유출에 관한 후속 조치를 끝냈다”는 취지로 보고를 올렸다는 입장이다. 몽골과 대만 공작은 후속 조치를 완료했기에 그대로 진행돼도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후속 조치는 반 토막 수준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국가정보원과 정보사가 합동으로 공작망을 조사하고 있는 게 이유다.

윗선은 누구?

김 전 차장은 이 같은 정보사의 내막 일부를 보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북파공작부대)를 방문한 바 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태효가 정보사 HID를 방문하면서 문상호와 소통을 자주 하긴 했다. 작전을 보고하는 경우가 아니어도 특수한 경우, 안보실 고위 관계자에게 정보사령관이 연락할 수 있다. 이례적인 거지 연락을 하면 안 되는 건 아니”라면서도 “노상원이 개입하면서 둘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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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식시장이 활활 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이던, 전쟁 여파에 고꾸라지던 모습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 지수를 말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지수 5000보다 이제는 1만이 더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 대부분 ‘빈 약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를 제외하고라도 코스피 지수는 3000 언저리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바닥이 얇고 지붕이 단단하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깨지기 어려워 보였다. 역대급 불장 돈이 모인다 이재명정부 1년째를 앞둔 현재, 주식시장의 지붕은 완벽하게 뚫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방을 올려 잡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졌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부 차원의 ‘머니 무브’ 정책으로 역대급 불장이 계속되면서 덩달아 증권업계도 신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폭증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증권사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미들을 잡으려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또 증시가 폭발하면서 빚을 내서까지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증권사는 손해 볼 게 없다. 문제는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증권사발 사건‧사고다. 최근 증권사의 갈지(之)자 행보로 투자자가 의도치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은 사건도 한 예다. 증권사마다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굴면서 일부 투자자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봤지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미국 본사 이전 주식 구분 변경 일어나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비트팜스(Bitfarms)’라는 기업이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법인을 뒀던 비트팜스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인공지능 및 고성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킬 인프라스트럭처(Keel Infrastructure)’로 변경했다. 본사 이전이 완료된 시기는 지난달 1일. 비트팜스는 킬 인프라스트럭처의 자회사가 됐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같은 달 6일 주식 구분이 변경됐다. 다시 말해 주식 종목에서 비트팜스가 없어지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거래가 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과정이 ‘주식 교환’으로 처리돼 세금이 붙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비트팜스 주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서학 개미’들이다. 이들의 주식은 매도 후 재매수 처리됐다. 다시 말해 비트팜스 주식이 처분되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양도’가 일어난 것이다. 비트팜스 1주는 킬 인프라스트럭처 1주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로 이뤄졌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붙는다. 25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수수료까지 떼고 나서야 투자자가 실제 번 돈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1년치 해외주식 소득을 따져 부과된다. 그래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다. 이익과 손해가 250만원 이내로 합산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계산에 골몰한다. 물론 주식을 사고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자체는 ‘0’이다. 예상치 못한 세금 날벼락 하지만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될 당시 ‘매도 후 재매수’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강제로’ 이익 혹은 손해가 발생했다. 기대 수익, 예상 손해로 존재하던 게 실제 이익과 손해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부과 이슈가 발생한다. 비트팜스 사건을 두고 지난해 5월 일어난 ‘로켓랩’ 주식 전환 사태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재편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23일 신설된 로켓랩 코퍼레이션이 기존 로켓랩 USA 법인을 자회사로 흡수합병했다. 이때 로켓랩 USA 주식은 동일한 가치의 로켓랩 코퍼레이션 1주로 자동 전환됐다. 미국은 세법상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익과 손해를 실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됐고 무엇보다 당시 이 과정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로켓랩 USA 주주들은 크게 반발했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 폭탄’이 쏟아졌다. 단일 민원으로는 최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문제로 떠오른 점은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각자 다른 답을 내놨다. 세법에 대한 해석이 갈리면서 적용을 달리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양도 거래’로 판단해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투자자로서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복불복’ 상태에 놓인 것이다. 당시 로켓랩 주식 전환 처리 방식에 따라 증권사를 옮기는 이동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갔다. 세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원 폭탄에 기재부 해석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사태 이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과 소득세법 제88조의 ‘양도’의 의미를 근거로 내세웠다. 주식 티커명이 같더라도 법률상 기존 로켓랩 USA 주식이 소멸하고 주주가 새로운 로켓랩 코퍼레이션을 취득한 만큼 동일한 자산을 연속적으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교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식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짧은 약어를 뜻한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팜스가 KEEL로 티커명이 바뀌어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사람이고 거래 상태는 ‘보유 계속’이다. 사업, 경영진, 지분율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는데 (기재부는) 이걸 자산의 이동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로켓랩 사태 당시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에 비트팜스 사건에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 따라 손해와 이익이 갈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지고 보면 비트팜스 사건과 로켓랩 사태에서 투자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같다. ‘실제 팔지도 않은 주식’에 세금을 매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 화나게 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적용 기준을 제멋대로 했다는 점이다. 재판으로 비유하면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권사의 행보는 ‘갑질’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별로 적용 시점이 달랐다. 메리츠 증권은 지난달 3일, 토스 증권은 같은 달 6일에 투자자들에게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알렸다. 미국은 비과세로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아예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내가 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져 있던 셈이다. 로켓랩 사태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토스 증권을 사용 중인 한 투자자는 “6일에 비트팜스에서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뀌어서 거래가 개시됐는데 그 당일에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토스 증권은 해당 투자자의 문제 제기에 “(4월)3일에 (주식 구분 변경) 정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4월)6일에 공지했다. 최초로 정보를 알게 된 (4월)3일은 현지 휴장일로 투자자가 실제 매매 등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7일에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권리 처리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즉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교환으로 적용했다가 뒤늦게 양도로 처리한 증권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투자자는 “신한 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식명만 바뀌더니 2~3일 뒤에 재처리됐다.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다른 증권사의 처리 방식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사이에 주가와 환율이 바뀌었는데 일괄 적용한 것이다. 주먹구구식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비트팜스 투자자들의 민원을 증권사에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받은 답변은 이 사안이 ‘자율 조정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자율 조정 대상은 정식 조사 전 금융사와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일단 증권사랑 얘기하라는 뜻이다. 투자자로선 금감원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손 놓은 정부 투자자 운다 70명가량 모여 있는 비트팜스 투자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부와 증권사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로켓랩 사태의 선례로 이번 사건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라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 몇몇 투자자는 ‘손절(손해 보고 매도)’하고 채팅방을 떠났다. 한 투자자는 “로켓랩 사건 때 정말 다 들고 일어났다고 느낄 정도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결론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민원도 많이 안 들어간 걸로 안다”며 “이 사건이 스페이스X와 합병설이 도는 테슬라 같은 대형 주식에 일어났어도 정부나 증권사가 이렇게 반응했을까”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