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04>송도 ‘GCF 유치’효과

미지근 분위기 한방에 ‘부글부글’

<일요시사= 장경철 르포라이터> 인천 송도가 들썩이고 있다.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국제도시 유치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연간 38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당장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환경 분야 세계은행’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송도국제업무단지 아이타워에 내년 2월부터 입주

10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옴에 따라 침체됐던 부동산시장의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만 해도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분양한 ‘송도캠퍼스타운’ 순위 내 청약 결과가 평균 0.49대 1에 머무르면서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 20일 송도가 GCF 사무국 유치를 확정 지으면서 불과 하루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2020년 8000명 상주
주택 활성화 기대

▲송도국제도시는? = 송도국제도시는 도심 속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최첨단 컴팩스마트시티(Compact&Smart City)다.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교육·비즈니스·정주환경 등을 두루 갖춰 2차 이사회 기간 내내 이사국과 UN 관계자들로부터 큰 감탄과 호응을 얻어냈다.

송도국제도시는 전 세계 182개 도시와 직항으로 연결되는 인천국제공항과 불과 20분 거리인 데다 풍부한 인프라를 갖춘 서울과도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최고의 IT 인프라와 유비쿼터스 환경을 갖췄으며 첨단·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탁월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해외 유명 대학이 이미 입주했거나 들어올 예정으로, 외국인 자녀를 위한 교육 기관인 채드윅국제학교는 지난 2010년 이미 개교해 운영 중이다. 쉐라톤호텔, 송도파크호텔 등 특급호텔이 국제회의를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녹색도시로 국내 최대 녹지율(32%)을 확보하고 있고 센트럴파크, 미추홀공원 등 곳곳에 녹지축이 형성돼 있다.

▲지역 경제 직간접 효과는? =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무국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191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국제회의 관련 수요와 사무국과 유관기관 직원의 소비 규모 등을 합한 규모로 사무국 주재원 숫자는 내년 초 출범시 300∼500명이고 2020년께는 8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21차례 GCF 관련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회의 참석자 등을 고려하면 매년 수십만 명이 송도국제도시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사무국으로 인해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사무국 유치로 1915명의 고용유발 등 연간 38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무국이 입주하면 뒤따라 금융과 기술, 환경, 법률 관련 단체 등이 대거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금융과 산업을 결합한 신성장 분야의 투자 유치 활성화로 연간 4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유엔 아시아·태평양정보통신기술훈련센터(UN APCICT),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동북아지역사무소 등 송도국제도시에 이미 입주한 국제기구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한국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세계 녹색성장을 이끄는 ‘그린 트라이앵글(Green Triangle)’을 구축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미분양에 따른 장기 침체를 겪어 온 주택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막 활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매물이 사라지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송도 부동산 시장 ‘들썩들썩’
아파트·오피스텔 3400채 분양

우건설이 시공하는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GCF 유치가 발표된 지난 20일 방문객과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4∼5배 가량 늘었다. GCF가 유치되면 계약을 하겠다고 가계약을 걸어놓은 10가구가 모두 계약으로 전환 됐다. 가계약도 22건이나 체결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로 그동안 불황의 골이 깊었던 송도의 오피스 빌딩·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입주도 줄을 잇고 있어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GCF 사무국 유치가 오피스 빌딩·상가 시장에 큰 호재가 되는 것은 사무국을 포함, 유관기관이 대거 입주하고 외국인들의 방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남은 물건 있어요?”
건설사에 전화 폭주

상가시장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공구의 음식점 40여 곳은 아예 달러·유로화 사용 가능 인증마크를 부착하고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GCF 입주할 아이타워는? = GCF 사무국이 들어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의 ‘아이타워(I-Tower)’가 주목받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내 2만4000㎡의 부지에 총사업비 1823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아이타워는 지하 2층~지상 33층 규모로 현재 공정률은 91%다. 내외부 마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2013년 2월 완공 예정이다.

건물에는 GCF 사무국 외에 유엔아태정보통신교육센터(UNAPCICT), 유엔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UNISDR) 동북아지역사무소 및 도시방재연수원,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동북아지역사무소, 유엔 기탁도서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 등 6개 국제기구의 입주가 확정돼 있다.

여기에 유엔인간정주계획(UN-HABITAT),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유엔환경계획(UNEP),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을 추가로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GCF는 33개층 가운데 9층부터 24층까지 15개층을 사무국으로 사용하게 된다. 인천시는 1단계로 7개층을 제공하고 나머지 8개층은 일반임대 후 GCF의 연차적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2∼8층에는 동북아환경협력계획, 유엔아태정보통신교육센터, 유엔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 등의 국제기구가 자리잡는다. 나머지 25∼33층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청사로 이용된다.

주재원 500명에 매년 수십만 명 방문 예상
1900명 고용유발 등 연 3800억 경제 효과

상주·이용인구를 감안한 국제도서관, 다양한 문화센터, 전시시설, 복합문화 공간을 갖춘 아이타워는 친환경 인증자재를 사용하고 물 순환체계를 도입했다. 최첨단 정보통신인프라를 갖춘 쾌적한 업무환경은 기본이고, 옥상 녹화와 태양광 시스템, 태양열 급탕시스템을 도입해 자연에너지를 활용하게 된다.

건물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유엔, 송도문화벨트 등 3개의 에너지가 통합된 청사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외관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건물 아래에서부터 최상층까지 타워를 감싸면서 상승하는 삼각형 형태의 아트리움이다.
가장 아래 외부 조경공간은 센트럴파크와 직접 연결되며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된다. 타워 중간부분의 4개 실내 아트리움은 고층업무시설 근무자의 접지성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녹지, 바람, 빛을 즐길 수 있다. 타워 정사각형의 타워부 평면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고, 외장재료로 세라믹 패널과 Low-E 복층 유리를 사용해 최상의 에너지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인천지역 인기주거지인 송도국제도시엔 연말까지 3100여 가구의 아파트와 300여 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건설업체들은 골프장·바다 조망권, 중소형 위주 구성 등 특화 요소를 앞세워 부동산경기 침체를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에서 1861가구의 대단지 아파트 ‘송도 더샵 마스터뷰’를 분양 예정에 있다. 가구별 전용면적은 72∼196㎡로 구성하며 수요자 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 75%를 차지한다.

잭니클라우스 골프장과 서해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가 장점이다. 대부분의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고 앞뒤가 트여 있는 평면으로 설계했다.

대우건설도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공급 예정에 있다. 전용면적 24∼39㎡ 규모 338실로 구성했다.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송도 캠퍼스타운’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 신입생이 입학하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가깝고 인천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과 맞붙어 있다. 총 1230가구의 대단지이며, 전용면적 59∼101㎡의 중소형 위주다.

중소형 위주 구성
미분양 털기 초점

취득세 인하 조치에 따라 미분양분을 안고 있는 건설사들도 대대적인 미분양 아파트 판촉에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특별 판매팀을 조직,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건설은 ‘송도 캐슬&해모로’ 모델하우스에서 황금열쇠 등 경품을 내건 이벤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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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