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여전사' 이정희-심상정 각자 출마 노림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1.02 19: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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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질라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유력 대선주자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단 1%가 아까운 처지다. '49:51'의 싸움에서 1%만 놓쳐도 고스란히 대권을 넘겨줄 판이다. 이들이 사력을 다해 소수점이라도 사수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진보당이 둘로 쪼개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의 싸움에 '빅3'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상황까지 점쳐지고 있다.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질 대선 판도를 <일요시사>가 분석해 보았다.

'안철수+민주당+진보당'의 연대공식이 말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야권연대도 수많은 '설'만 떠돌 뿐 뚜렷한 기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당의 물밑 협상도 감감무소식이다. 이것은 한편으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의 '지분싸움'을 부추긴다. 진보 양당 모두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선 최초 '캐스팅보트'

"진보는 망해도 3%의 지지율은 가진다"라는 정치권의 속설이 있긴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 진보당 후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재의 야권연대 당시 권영길 국민승리21 대선후보는 단일화 협상테이블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권 후보는 1.2%의 지지율을 보이며 진보당의 존재를 알리는 데 의의를 뒀다. 이후 대선에서도 3.93%(2002년)와 3.0%(2007년)의 지지율을 보이며 3%를 유지했지만, 당락을 결정할 큰 변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가오는 제18대 대선 후보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며 안개 속에 있는데다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야권단일화가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진보당이 야권단일화 합류 여부를 결정하는 것 뿐 아니라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1인을 선택해 진보 고정표를 몰아줄 수 있는 것도 이들이 쥔 캐스팅보트가 조명을 받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두 진보여전사의 움직임과 여론조사 지지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것을 배경으로 진보당은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해묵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통합진보당의 쇄신파가 새살림을 차리는 바람에 ‘협상테이블 좌석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대선 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진보성향 지지자들의 결집을 통해 진보당으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진보정당의 분화로 두 여성 후보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경선 부정 사건과 그로 인해 발생한 극심한 내분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여론이 싸늘해졌고, 두 당의 지지율도 바닥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심 후보와 이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심 후보 측은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도 야권연대에 동참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새누리당을 한국 정치에서 몰아내는 게 바로 정치혁신”이라며 “거악의 본산 새누리당에 맞서 단합해야 할 민주·진보세력의 단점을 파헤쳐 그것을 이유로 단합을 미루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보 고정표 놓고 제2라운드 본격돌입
통합진보당 출정식에 민주당·안철수 침묵

민주당과 안 후보는 진보정의당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민주당과 안 후보 측 인사들은 진보정의당 창당대회를 찾았다.

추미애 민주당 최고위원은 “진보진영에 새로운 싹이 트고 있다”며 “진보정의당이 앞장서서 연대의 틀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본부장은 “정의가 바닥에 떨어진 시대에 정의를 살리고자 하는 진보정의당 창당이 기쁘다”며 “모든 국민의 힘을 하나로 합쳐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함께 모아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후보가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것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별다른 언급이 없는 상태다. 심 후보가 연대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사견이지만 심 후보와 진보정의당은 대선에서 연대 대상이자 정권교체 이후 협력해야 할 세력이지만 통합진보당은 그렇지 않다”며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간에 온난기류가 형성되고 있지만, 이 후보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1%가 아쉬운 마당에 이 후보의 지지율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대선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경우 민주당과 안 후보가 진보 양당 후보 모두를 한 배에 태울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 후보 입장에서도 혹시 모를 ‘안철수+민주당+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 구도의 민주당 연대 제안을 쉽게 물리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 오세훈·한명숙 후보 간 표차는 0.6%p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단일화를 거부하고 진보신당 후보로 나서 3.4%의 득표를 기록했던 노회찬 후보가 패배의 결정적 인물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노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그의 정치인생에 치명타를 입었다.

통합진보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노 후보의 전철을 밟는 것은 이 후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1% 싸움’에서 발생한 ‘1%의 가능성’도 허투루 볼 수 없는 것이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심상정 연대 합류할 듯

심상정-이정희 두 후보는 연일 정책대결과 TV 토론을 벌이며 대선가도에 합류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록 한 자릿수 지지율이지만, 작은 수치를 둘러싼 이들의 경쟁이 이들의 정치운명과 올해 있을 대선까지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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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미국 정계가 이재명 대통령을 압박하는 흐름을 타 강경 보수 노선과 장외 집회로 기세를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8개월여를 앞둔 지방선거에 정치 생명이 달린 정치인의 현실을 고려해 “극우 방식으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빙글빙글 도는 장 대표의 ‘용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앞세워 “왜 미국에 감사하단 말을 하지 않느냐”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평에서 비판으로 일각에선 “이 대통령도 이런 망신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왓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우리 군사기지까지 들어갔다”며 “한국에서 숙청·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에 가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저자세로 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자극했다. 국내에선 평소 강경한 정치 성향을 유지하는 이 대통령의 ‘저자세’를 유연함으로 해석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한미 관세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호평은 금세 비판으로 바뀌었다. 당시 체결됐던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은 ▲상호 관세율 15%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85조원) 등이었다. 문제는 3500억달러가 우리나라 총 외환 보유고의 84%에 달하는 액수란 것이다. 아울러 두 대통령의 공동합의문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 “자동차·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명시하자”고 요구했고, 미국은 우리에게 “3500억달러의 구체적 조달 시기·방식·사용처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3500억달러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호 관세율 25%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 투자 대상은 미국이 주도해 선정하며, 투자액 회수 후 미국이 이익 중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노동자 317명을 단속했다. 이들이 단기 상용 비자(B-1)로 미국에 입국해 근무하다가 불법체류자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에 입국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했고, 미국 영주권자 1명을 제외한 316명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훈훈하게 진행한 후 ‘한국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미군 기지에 들어간’ 데에 대한 보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기만책 섞인 양동 작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재명 압박하자 강경론 선회 미 극우 논객도 한국서 극우 부추겨 미국 정부의 한국인 노동자 추방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보수 성향 친위 집단 MAGA 진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의 극우 정치인 토리 브래넘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 공장이 조지아주 주민을 고용하지 않아서 ICE에 신고했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저임금 불법체류자를 다수 고용하는 것은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 미국 안보센터 부의장은 지난 7월21일, 한국 국회의원 13명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공정하거나 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있으면, 한국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사무총장을 지낸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진행돼 내가 큰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부정선거론을 주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지난 1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대통령 권력을 약화하려는 극좌 급진주의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하고, 두 사람의 보수 철학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강경 보수 진영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 8일 ‘대통령·부산시 교육감 선거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손 목사와 손잡고 함께 시위를 주도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 13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로부터 채널 수익 창출 중단 통지를 받았다. 수익 창출이 중단된 이유는 “민감한 콘텐츠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분한 전씨는 “언론 탄압이자 보수 우파 죽이기”라며 “구글코리아 내 좌파 직원이 판단한 거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당선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강경 보수 표심에 지지를 호소해 당선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선 이후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4선 김도읍 의원을 다시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트럼프의 양동 작전 김 의장은 평소 중도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고, 장 대표는 김 의장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군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소리 낼 때, 전씨는 당 밖 의병으로서 그 소리를 증폭하고 적을 막는 역할을 했다”며 “당 밖 의병이 전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1등 공신임을 자처하던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크게 반발했다. 전씨는 지난달 30일 “제가 장 대표에게 영향력이 있어 힘이 세다고 보는 사람들이 놀랍게도 벌써 제게 인사·공천 청탁을 한다”며 “저는 장 대표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 역할은 안 한다”고 말하는 등 장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도 지난 1일 “많은 사람이 ‘김도읍이 웬 말이냐’고 비판하는데, 김도읍은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영남 지방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4개 자유 우파 정당에 양보하면 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아서 4개 정당이 영남 전 지역에 후보를 내면 국민의힘은 이길 수 없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혔던 “더 강하게, 더 넓게 500만 당원과 함께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같은 날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국회 본관 앞에 모여 ‘야당 말살 정치 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지도부가 가장 강력한 방식의 투쟁을 하기로 했고, 장외투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명분은 ▲검찰청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수사 기간 연장 반대 ▲내란 특검의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 규탄 등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8일엔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의 대화를 차단했다. 당시 장 대표는 단군 신화를 인용해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 대표가 되자마자 마늘·쑥을 먹기 시작했다”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도 이렇게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등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영수회담은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장 대표도 자신의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모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장 대표는 다시 장외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분은 손 목사 구속이었다. 지난 14일 부산을 방문한 장 대표는 첫 일정으로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돌고 돌아 장외투쟁 이어 지난 17일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된 것을 계기로 장외투쟁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장기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야당을 말살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게 죄인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징역형이 구형된 것 ▲정부·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민주당의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장외투쟁 근거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의 장외 집회는 지난 21일 동대구역 인근에서 진행됐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 중도 공략 필요성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과 장 대표의 현 상황으로부터 비롯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파면·구속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7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를 기록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 지지층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불과 8개월여를 앞두고 있다. 이기기 위해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중도를 공략해야 한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 참패 시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당이 각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있고,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진영이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21세 청년 타일러 로빈슨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극우 논객 찰리 커크 ‘터닝 포인트 USA’ 대표와 모린 배넌 ‘스티브 배넌 워룸’ 대표는 한국 극우를 부추기는 미국 정계 논객들이다. 이들은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빌드업 코리아 2025’에 참석했다. 커크 대표는 “최근 한국 정치는 혼란스러웠다.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은 미국의 가장 든든한 우방이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독립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산주의자들이 정치 검사를 앞세워 우파를 탄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한국 정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북한의 공산주의에 맞서는 여러분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이고, 필요하다면 내가 한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모린 대표도 “한국은 공산주의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관성은 오직 한동훈 축출 돌연 “극우론 안 돼” 유턴 손 목사는 커크 대표·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성향 일부 개신교 교단과 MAGA 진영이 김민아 대표가 이끄는 빌드업 코리아와 연결돼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빌드업 코리아의 모태는 커크 대표가 이끄는 터닝 포인트 USA로 전해졌다. 극우 성향 교단과 미국 극우는 강경한 반공 성향을 매개로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교단의 세가 강했던 지역은 평안도였다. 이들은 북한 정부 수립과 6·25 전쟁 이후 모두 월남했고, 강경한 반공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미국에서도 소련과의 냉전을 계기로 매카시즘 광풍이 크게 일어나 복음주의 교단을 중심으로 한 반공 세력이 맹위를 떨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도 복음주의 교단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 기반과도 연결되는 미국 정치의 흐름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정치 방향은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에 대한 강경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 대변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패널 인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몫인 각종 방송 출연분 중 80% 이상을 친한계가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친한계엔 방송 출연을 위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원외 인사들이 많다. 장 대표의 방침에 대해선 “친한계의 숨통을 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대해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근거 있는 확신을 한다고 했다”며 “그 확신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 특검의 참고인 소환을 2회 거부했고, 내란 특검은 서울중앙지법에 한 전 대표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한 전 대표 증인신문은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연이은 당내 선거 패배와 안 좋게 결별한 장 대표의 당선으로 위기에 몰려 자신의 정치적 상징인 ‘비상계엄 반대’조차 자신 있게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나경원 의원 등 지난 2019년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안팎으로 이어지는 내우외환에 일각에선 장 대표가 다시 강경 보수를 대상으로 한 장외집회에 전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16일 공개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연 “우리가 설득하는 방식이 극우와 같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께서 공감하지 않는 방식으론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층의 확고한 신뢰 없이 성급하게 중도층 마음을 얻겠다고 나아가면 실패할 거라고 본다”는 의견도 남겼다. 내친 김에… 용꿈의 조건 같은 인터뷰에서도 빙글빙글 돌고 있단 느낌을 줄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고 보는 해석도 나온다. 용꿈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명확히 밝혀 대중의 지지를 얻은 다음 노려볼 수 있다. 장 대표는 계속 빙글빙글 돌고 있다. 굳건한 의견 없이 빙글빙글 돌면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장 대표의 빙글빙글 회전 정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