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수용소 ⑥“코쟁이한테 몸을 팔라고?”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5.12.22 03:15:55
  • 호수 1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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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아니라 ‘나라 보지’를 말하는 거야. 국가에서 우리 몸뚱이를 이용했으니…그 무서운 곳을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 부른 건 낭만이 아니라 야유하기 위해서였지…우리 보지는 나라의 보지였어!”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

청운은 술을 쭉 들이키곤 위악적으로 이죽거렸다.

여자는 발끈하더니 바락 성을 냈다.

“흥! 아무리 몸 팔아 먹고 사는 신세지만…… 그런 양갈보하구 비교한다면 기분이 상당히 드럽지. 내가 아무리 비루먹은 국내산 똥개 놈들하구 붙어 연명하는 똥치래두 말야, 징그러운 코쟁이 놈들한테 헤닥거리며 몸을 팔곤 싶지 않아.”

삶의 종착역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다 좋아서 그러고 살겠어. 인생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것도 있을 텐데…….”


“흥, 거긴 화대가 꽤나 쎄긴 쎄다더군. 그러니 뭐 양놈 돈 보고 그 소굴에 들어간 거지 뭣 땜에 그랬겠어. 천만금을 준대도 난 그런 곳은 싫어.”

여자는 소주를 쭉 들이켰다.

그녀의 얼굴은 화장을 진하게 해서 그렇지 실은 나이가 제법 들어 보였다.

하기야 젊고 팔팔한 시절이라면 낡은 외진 구석에서 움츠려 있을까.

하지만 청운은 내색하지 않았다.

상대가 젊은 티를 내면 젊은 마음으로 대하면 되고 늙은 척하면 그냥 그렇게 받아 주고 싶었다.

웃고 있지만 내면에 박인 고독한 인상 때문인지 몰랐다.


혹시 저 여자는 이 궁창을 삶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청량리 588보다 더 먼 그 미군 기지촌을 미지의 지옥이라고 생각해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

청운은 무심결에 웃었다.

“뭘 그 따우로 웃어, 기분 나쁘게스리.”

“이 세상은 과연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루하루가 쾌락의 날인 사람들도 많겠지만…… 시시각각이 괴롭고 허망스런 인생이라면…….”

“한창 땐데 괜히 엄살이야.”

이번엔 여자가 웃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잖아. 대학생이든 가난한 공장 품팔이든…… 어느 때나 어느 곳이나 젊은 사람들이 항상 많이 죽어 온 것 같아. 타살이든 자살이든…… 비밀스레 죽어 사라지는 사람도 많고…….”

“쳇, 뭘 그렇게 삼각한 눈으로 말하구 그래? 자 한잔!”

창녀는 술잔을 들어 청운의 잔에 쨍 부딪치곤 천천히 음미하며 들이켰다.

그러더니 문득 감상적인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아, 먼 남쪽 고향으로 가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


“나도 그런걸. 하지만 난 어딘지 몰라서 가보고 싶어도 못 가는 신세…….”

“그렇구나. 그런데 다리는 왜 절어? 찔레 언니 말로는 순수한 어린 왕자라던데, 응?”

“그 누나도 참 허풍쟁이로군. 순수는 무슨…… 내가 이래봬도 인생의 쓴맛 짠맛 다 맛본 사람이라구. 누나들보다 더 한이 많은 인간일 수도 있다구.”

청운은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칫, 까불구 있어.”

시시각각 괴롭고 허망스런 인생
가난이 사람 일생을 바꿔 놓다


여자는 눈을 살짝 흘겼다.

“정말이야. 한번 들어 보실라우?”

청운은 히히 웃고 나서, 코흘리개 때 엄마한테 버림받은 후 거지가 되어 청계천 바닥을 떠돈 일부터 시작해 누명을 쓰고 선감도에 잡혀가 고생한 사연 등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악마산이나 북파공작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다.

“아휴, 불쌍해라. 어린 것이…… 그래두 이년의 가련한 신세에 비할까 보냐.”

여자는 투명한 소주를 꼴깍꼴깍 마시고는 마치 무슨 파란만장한 인생 대결이라도 하려는 듯 자신의 체험담을 슬슬 꺼냈다.

“가난…… 가난이 사람의 일생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말하면, 아마 돈 많은 갑부뿐만 아니라 요령 좋은 정치가 분들이나 사기꾼과 도둑놈들은 비웃겠지만…… 내겐 사실이었어.”

“흠, 내 인생도 그럴지 모르는걸 뭐. 모정(母情)보다 더 강한 가난이랄까. 아버지하구 트러블은 좀 있었지만, 만일 궁핍하지 않았다면…… 아마 엄마가 어린 자식을 내버리진 않았을 텐데…….”

여자는 술잔을 들어 쭉 비웠다.

“난 친아빠는 모르구 의붓아비만 알아. 엄만 시장 길가에서 과일 장사를 하다가 그 남자를 만났지. 썩은 사과 나부랭이로 허기를 달래거나 굶는 날이 더 많았던 시절…… 그래서 삼각지에 있는 어떤 집에 들어가 살게 됐어. 계부는 손 하나가 의수였지만, 미군부대 군속이라 벌이는 괜찮았던가 봐. 하지만 술고래에다 주정이 심해 때론 배고팠던 과거보다 힘겨웠어…… 언젠가부터 엄마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양키 물건 장사를 시작했던가 봐. 계부를 통해 빼돌린 미제들을 암시장에다 파는 거지. 달러에 미쳤는지 딴 놈팽이에 미쳤던지, 엄마는 서울을 벗어나 의정부나 동두천 기지촌까지 드나드는 모양이었어. 하루 이틀 사흘씩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지. 그런 무렵이면 엄마는 ‘아빠 밥상 잘 챙겨줘’라고 뇌까리곤 했지…… 그때가 아마 열두어 살쯤 됐을 거야. 어느 날 밤, 밥보다 반주를 더 흡족히 마신 양아비는 트럼프 카드를 꺼내 갖가지 마술을 보여 주며 내 눈을 홀렸어. 그리고 미국에서만 나오는 신비스런 넥타라며 검푸른 병에서 음료수를 한잔 따라 주었지. 난 홀짝 마시고는 헤롱헤롱 정신이 나가 버렸던가 봐. 완전히 뻗어 버린 건 아니었지만 제정신을 잃은 몽롱한 상태였어. 양아비는 귀신처럼 웃으며 여윈 내 소녀의 몸과 영혼을 강간했지. 후훗…… 그놈이 누군지 알아? 먼 일제시대엔 일본군 정보원 노릇을 하다가 해방 후엔 미군의 끄나풀이 된 자식…… 놈은 그 뒤에도 계속 내 몸을 유린했어. 난 거부하고 싶었지만…… 만약 엄마한테 알리면 다시 길바닥으로 내쫓아 쫄쫄 굶주리게 하고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협박했기 땜에…… 어쩔 수가 없었어. 사실은 한두 번 엄마에게 슬쩍 귀띔을 하기도 했었지만…… 별일 아니라면서, 새아빠 말 잘 들으라며 눈을 흘기는 바람에 한숨만 짓고 말았지.”

여자는 쓸쓸한 모습으로 술을 들이켰다.

“흐흐, 지옥은 우리가 모르는 어느 땅 밑에 있지 않아.”

청운은 우울한 낯빛으로 중얼거렸다.

“한데 나중에 의붓오빠라는 개새끼들까지 잭나이프와 혀로 위협하면서 강제로 몸에 올라타곤 지랄발광을 떠는 거야. 고딩 놈이 그러자 중삐리 새끼도 따라 히득거리며 좆을 들이대더군. 악당이라고 해야 할까, 정신병자라 해얄까? 내가 칼을 들고 결사적으로 막아도 그놈들은 슬쩍 물러나는 듯하다가 끈덕지게 덤벼들어 욕심을 채우곤 했어. 그 자식들의 엄마는 계부와 이혼을 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암튼 미국에 들어가 사는 모양이더군.”

“…….”

“아, 만일 친아버지가 제대로 살아 계시고…… 홀로 가난이 힘겹더라도 엄마가 계부 놈을 따라가지 말고 좀 견뎠더라면…… 이렇게까진 망가지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이 뭔지 알어, 응?…… 히힛…… 친아빠가 바로 그 음흉한 계부 놈한테 잡혀 죽었대.”

“뭐?”

쓸쓸한 지옥

“일제시대 말기에 우리 아빤 독립운동을 하신 청년이었대. 그러다가 일본군 밀정인 계부의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체포된 거지. 그동안 놈은 엄마를 매일같이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때론 달콤한 말로 꼬시기도 한 모양이야…… 해방되기 한 달 전에 감옥소에서 죽은 친아빠를 난 잘 몰라. 그때 난 겨우 서너 살이었고 아빠 얼굴을 한 번도 본 기억이 없거든. 이런 얘기도 사실은 좀 자란 후 술 취한 엄마가 주절대는 소릴 들은 거라 긴가민가해…… 아무튼 계부는 해방 후엔 일본군 대신 미군의 끄나풀이 됐고 6.25 전쟁 뒤부터는 한층 더 위세등등해졌지. 그 철면피는 아빨 죽인 것만으론 성이 안 찼는지 계속 엄마의 꽁무니를 따라다녔는가 봐. 혹시 마타하리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 감시하는 척 도와주는 척하며 지분거리던 놈은 전쟁이 끝날 무렵 결국 엄마를 첩으로 만들어 버린 거야.”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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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