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전 사유지 강제수용 논란

재판 깨지고 막장 히든카드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사유지 불법점유로 대법원에서 패소하자, 해당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 절차에 착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의 시설물 철거 명령에도 한전은 이행을 미루며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세차장을 운영하는 A씨는 2022년 부지를 매입한 뒤 진행한 측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실을 마주했다. 토지 전면부에 설치돼있던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연소방지시설 일부가 자신의 소유지 안쪽으로 약 11㎡가량 넘어와 있었던 것이다.

사업장 침범

매입 당시 A씨는 매도인에게 “국공유지 위에 설치된 시설”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이를 그대로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경계 측량을 하기 전까지는 시설물이 사유지를 침범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설물 일부가 경계선을 넘어와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A씨는 한전에 시설 철거와 원상회복을 요구하게 된다. A씨는 “그 땅이 소유지에 포함돼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애초에 매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계약금이 지급된 뒤였고, 이때부터 한전과의 분쟁이 시작됐다.

문제의 시설은 한전 지중 전력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로 토지 전면부에 자리해 있어 세차장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시설물이 입구 회전 구간을 차지하면서 차량이 진입하려면 시설물을 피해 여러 번 꺾어 들어와야 했다. 이 과정에서 동선 확보가 어려워졌고, 일부 차량은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아울러 A씨는 세차장 설계 과정에서 이 구조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베이 수(차량 1대가 들어가는 세차 칸)를 줄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초기 계획은 6~7개의 세차 베이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량 동선이 연소방지 시설에 막히면서 회전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도시계획위원회 역시 베이 수를 줄이도록 권고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5베이로 축소 설치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사업성이 낮아지고 운영상의 제약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입구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였다. 최초에 입구 후보지는 두 곳이었지만 한 곳은 이미 인접 토지 소유자가 진출입로로 사용하고 있어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협조를 얻을 수 없어 남은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전이 “반대편으로 입구를 내면 된다”고 주장하자, A씨는 해당 방향이 북향이고 겨울철 결빙 위험이 큰 점을 근거로 반박했다. 세차장은 물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북향 구조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설 철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A씨는 결국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토지 무단 점유, 대법원 최종 패소
1심 패소 직후 강제수용 절차 돌입

초기에는 영업손실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도 함께 진행했지만, 손해액 산정을 위한 감정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변호사 조언에 따라 소송은 철거 및 토지 인도를 중심으로 조정됐다. A씨는 “보상보다는, 침범된 토지를 온전히 다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철거와 토지 인도만 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은 지난해 1심에서 한전의 무단 점유를 인정했다. <일요시사>의 취재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연소방지시설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 회복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전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종전 소유자와 체결한 승낙 또는 사용관계가 새로운 소유자인 원고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침범 사실에 대한 한전의 책임을 인정했다. 한전은 다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해 판결은 2025년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법원의 확정 판결에도 시설 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법원에 간접강제를 신청했고, 법원은 한전이 시설 철거를 지연할 경우 월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한전은 이에 항고하면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고, 1500만원의 담보금을 공탁해 일시적으로 강제집행을 멈춰 세웠다.

A씨는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철거를 이행하지 않았다. 한전이 철거를 하지 않기 위해 강제집행정지 신청까지 하며 이행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한전은 조정을 시도했다. 조정 과정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크게 갈렸다. 해당 지자체 관련 조례상 토지 분할 시 적용되는 최소 분할 면적은 60㎡다. 이에 따라 한전은 “11㎡ 침범분을 포함해 최소 분할 면적인 60㎡ 전체를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이 같은 산정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A씨 측 변호사는 “일부가 잘려나갈 경우 진입로와 전면부 구조가 훼손돼 잔여지 가치가 하락한다”며 “영업상 손실 및 잔여지 가치 하락을 반영하지 않는 매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A씨 “사업장 운영에 방해 된다”
한전 “시설 철거·이전 불가능”

A씨 역시 “그 11㎡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지고 베이 수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오히려 더 넓은 60㎡를 잘라가는 것이 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당 토지는 도로와 맞닿아 있는 전면부로, 잘려나가면 진출입로 자체가 영향을 받는다”며 “그 11㎡가 소중하기 때문에 소송한 것인데, 그보다 넓은 면적을 가져가겠다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조정은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조정이 진행되던 시기, A씨는 포천시로부터 한 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한전이 해당 토지를 ‘공익사업 대상 부지’로 지정해 강제로 취득할 수 있는 절차의 첫 단계로, 강제수용 절차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신청 시점은 1심 패소 직후 바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원개발사업은 송전선로, 변전소, 지중 전력구 등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으로, 필요할 경우 사유지 강제수용도 가능하다.

연소 방지 시설이 지중 전력구 보호 설비인 점을 고려할 때, 한전은 이를 근거로 강제수용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제수용 절차는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여부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심리 등을 거쳐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한편, 한전 측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입장을 밝혀왔다. 한전 경인건설본부 담당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유지 침범 사실 확인 후 협의를 통해 토지를 매입하려고 했고, 장기간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해당 시설의 대체 부지를 찾기도 어렵고 철거를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합의 불가

반면 A씨는 대법원에서 이미 무단 점유가 확정됐음에도, 철거 대신 강제수용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잘못 설치한 시설이라면 철거하는 것이 순서인데, 오히려 토지를 가져가는 절차가 진행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협의 과정에서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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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