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청와대 노동자 속사정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2.01 10:57:23
  • 호수 1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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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리는 집무실 닫히는 일터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닫혔던 청와대 문이 다시 열린다. 용산으로 옮겨갔던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로 복귀하기 위해 새로운 정부와 새 경비체계로 옛 공간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청와대재단을 통해 청와대 곳곳을 지켜왔던 노동자들의 일터는 정작 지도에서 지워지고 있다.

대통령실 앞에 선 청와대 용역 노동자들은 ‘노동 배제’를 외치며 벼랑 끝에 몰린 자신의 자리를 증명하고 있었다. 2022년 청와대를 개방하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후, 남겨진 노동자들은 고용 보장 한 줄을 계약서에 받지 못한 채 휴직 상태에 머물렀다. 당장 이번 달에 집단 해고될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청 릴레이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위기에 놓인 청와대 용역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방침으로 미화·조경·안내·보안 등 업무를 수행해 온 간접 고용 노동자는 지난 7월 업무를 마무리하고, 이달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노조는 청와대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대통령실이 아무런 대책 없이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해고를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3년간 청와대 용역 노동자들이 청와대재단과 하도급 구조 아래에서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해 왔음에도 직접 고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 8월 청와대 개방을 중단한 뒤 12월 계약 만료를 이유로 이들의 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용역 근로자 보호 지침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재단이 용역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재하도급을 묵인하거나 친인척이 부당 입사하는 사례 등이 빈번히 발생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성균 공공운수노조 지부장은 대통령실이 두 달 넘도록 고용 승계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의 청소·경비·조경·안내 업무가 운영에 필수적인 만큼, 대통령실이 사용자로서 책임 있는 고용 보장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실행을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200여명의 현장 노동자들은 혼란과 불안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미화직으로 근무하던 임동용 노동자는 “용역 회사가 근무 일정을 번복하며 노동자들이 강제휴업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으며, 안내직으로 근무하던 정산호 노동자는 “노동자들이 청와대 복귀 논의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고용 안정의 제도화를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특혜가 아닌 최소한의 고용 안정”이라며 정부와 청와대재단의 책임 있는 대응을 강조했다.

이전 앞두고 조용한 대통령실
200여명 휴직 상태…해고될 처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민간에 개방된 청와대는 관리에 돌입했다.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이 청와대 관리 업무를 해오다가 문체부로 권한을 이관했다. 문화재청과 문체부를 전전하던 청와대 관리 소관은 갑작스레 재단 신설로 이어졌다.

2023년 문체부는 예산 330억원을 투입해 이듬해 비영리 법인인 ‘청와대재단’을 설립했다. 설립 배경은 청와대 관리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였다.


정부가 청와대를 문화예술 시설로 활용한다는 목적에 따라 개방해 문체부에 권한을 맡겼으나, 문체부 소관 공공기관은 청와대 관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전문성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재단 신설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 개방 146일 만에 200만명이 다녀갔다”던 청와대의 속사정은 달랐다. 청와대재단이 운영을 맡은 뒤 청와대의 시설관리·조경·미화·방호·관람 안내·홍보 등 주요 업무는 대부분 ‘외주화’됐다.

이후 시설 부실 관리와 임금체불 문제 등은 꾸준히 거론돼왔다. 청와대재단이 설립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비판은 지난 2023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재단의 불투명한 설립 과정의 근거로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무리한 대통령실 이전과 더불어 수백억원대 사업을 위탁받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여름까지 개방됐던 청와대의 낡고 닳은 하자가 그대로 방치됐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와대재단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정부가 지난해 청와대 수리 명목으로 예산을 추가 투입하기도 했지만, 청와대 관리에 다단계 하청을 주면서 청와대재단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청와대재단이 해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창구는 사라진 실정이다. 문체부는 당초 2026년 예산 편성 조정 과정에서 청와대재단의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인건비 56억원만 유지하도록 확정했다. 청와대재단 해체 과정에 드는 제반 비용을 남긴 것이다.

유명무실 사라진 ‘청와대재단’
“실효적 고용 보장 대책 나와야”

이재명정부가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예산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약 250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지난 2023년 3월 말부터 청와대 관리를 위임받았다가 지난 8월1일을 끝으로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는 공사에 착수했고, 기존 청와대 용역 노동자들은 휴업에 들어갔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위임 해제 이후 용역 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 중이며, 법적으로 1년 단위 계약이라 올해 연말까지 계약을 유지할 것”이라며 “모두를 직고용하면 이상적이지만, 상당한 세금이 수반된다. 하도급법에 따를 뿐, 다수를 대상으로 한 직고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역의 하도급 구조로 기존 인력에 대한 책임이 흐려진 상황에서 앞으로는 정부가 명확한 규정을 못 박거나 실효적 고용 보장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2017년부터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본격 추진하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했다. 다만 까다로운 공개 경쟁 채용 절차와 제한된 직접 고용 대상자 선정, 그리고 예산 미확보로 노동자 해고와 갈등을 낳은 실패 사례로 남았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청와대 노동자는 정부의 직접적인 직원도, 용역업체의 정규직도 아닌 하청 노동자라는 특수한 위치에 놓여있다. 실질적인 근로 조건을 결정하는 대통령실(원청)과 직접 교섭할 권리가 없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책임 외주화

과거 정부에서 용역업체를 통해 하청 노동자를 고용하던 구조는 정부와 관리 주체인 청와대재단이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력을 값싸게 조달하려 한 폐습의 결과라는 비판이다. 내년 3월 본격 시행되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노무사는 “이번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에게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대통령실)을 교섭 당사자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를 부여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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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