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이재명 기세와 국운 대예측

“날개 부러진 봉황”

[일요시사 취재1팀] = 2025년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2024년 말 발생한 12·3 비상계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검찰 및 사법부 개혁 등 한 해에 벌어졌다고 믿기 힘들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민들의 입에서는 ‘미친 거 아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백운비 역리원장은 국운이 나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분석했다. <일요시사>는 추석을 앞두고 백 원장을 만나 올 하반기의 국운을 들어봤다.

입추가 지나고 을사년 하반기를 맞았다. 상반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3대 특검 출범, 이재명 대통령 당선 등으로 우리나라에는 전례 없는 혼란과 편가르기가 있었다. 이를 두고 백운비 역리원장은 “국운이 나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풀이했다.

봉황상익
역주반형

2025년 상반기 대한민국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혼란 속에 있었다. 정국 혼란으로 자본이 이탈하면서 1400원 미만이었던 미화 환율은 1460원에 달했고 코스피 지수는 계엄 직전 2500.10에서 지난해 말 2399.49로 4.02% 하락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때까지 매일같이 극단적인 단체들의 시위가 발생했고 통과된 이후에도 국민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게다가 대선 기간에는 대법원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파기환송되면서 오히려 갈등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백 원장은 올해 초 국운으로 봤을 때 나라는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예측했다. 그는 “사람 개인에게도 운이 있듯이 나라에도 운이 있다”며 “국태민안으로 나라가 편해야 백성이 편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라 상황이 어떻든 ‘운기상제’라고 운에 우선권이 있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암울한 현실에 빛이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원장은 “올해 상반기의 국운을 총평하자면 ‘암중생광 개국개운(暗中生光 改國開運)’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나 나라의 잘못된 게 고쳐지고 전화위복으로 길이 열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의 예측대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국정은 안정권으로 돌아온 듯했다. 계엄 사태 당시 하락했던 지수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가 약 25%, 코스닥은 약 14% 상승했다. 코스피는 3461.3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지난 19일 기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야기했던 3대 특검도 출범했고, 검찰과 사법부 개혁 논의도 이뤄졌다.

하지만 국민들의 편 가르기는 여전했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대립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주당의 불협화음도 계속됐다. 심지어는 한미 정상회담을 잘 마친 이후에 미국에서 한국인 근로자 구금 등의 문제도 벌어졌다.

상반기 잠깐 전화위복의 길
“아직 나라에 먹구름 껴 있어”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백 원장은 올 하반기 국운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백 원장은 올 하반기 국운에 대해 “‘봉황상익이며 역주반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봉황의 날개가 부러진 형태이고 원하는 것의 반대로 이뤄진다는 뜻”이라고 총평했다.

이어 “새 중의 왕이라고 불리는 봉황의 날개가 부러져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태가 현재 우리나라의 국운”이라며 “날개가 부러진 상황에서 자유롭게 날지도 못하고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잠시 회복하던 국운이 다시 나빠진 것에 대해 “역리학에서 운은 3년 주기”라며 “2024년부터 흉조였고 어려운 국운은 2026년에 이르러서야 완전한 회복기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운이 좋지 않지만, 잠깐 풀리는 시기가 상반기에 있던 것이고 하반기에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역리학적으로 입추인 지난 8월7일부터 하반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일에는 운때가 맞아야 하는데 국운이 안 좋은 시기라 어쩔 수 없다”며 “지금 정부나 여당이 하려는 일에 방해가 계속해서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국운으로 봤을 때 현재 추진 중인 일들이 방해 없이 잘 풀린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외국과의 유대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외국과의 유대가 운으로 뒤집혔다”며 “국운으로 봤을 때 외국에서 강한 태풍급 바람이 들어오고 있는데 봉황의 날개가 부러져 이에 맞서거나 이길 방법이 없다”고 주의를 요했다. 외국과의 교류에서 역반응을 얻어 엄청난 손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원장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북한의 도발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갈등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언제까지?
3년 흉조

백 원장은 “국태민안으로 국가가 태평해야 백성들이 안정적인데 국가 운이 어두워 국민들이 기댈 곳이 없어 여러 방면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국운이 나쁜 상황이 현재 코스피 지수나 국내 주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국운이 흉조인 이유를 음양오행설로 설명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심이 되는 오행은 ‘토’이다. 을사년은 초반에 ‘목’의 기운이 있고 후반에는 ‘화’의 기운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역리학에서는 나무의 기운은 땅의 기운을 받아 성장하고, 불은 땅을 변화시킨다. 나무와 불 모두 땅과 상생하는 기운으로 알려져 있는 셈이다.

상반기에 목의 기운과 토의 기운이 만났고, 하반기에 화의 기운이 토의 기운을 만났음에도 흉조인 이유에 대해 백 원장은 “땅이 없으면 나무는 자랄 수 없고 땅은 나무가 없으면 흩어지기 마련”이라며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목기가 약한 상황에 상반기 목의 기운이 들어와 다행이었고, 하반기에 불의 기운이 들어오면서 안 그래도 약한 목의 기운을 불태워 토의 기운을 흩어지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땅이 원래 가지고 있던 기운을 흩뜨리는 상황이라 국운이 나빠지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어 을사년 하반기의 화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누르고 있어 나라가 망하진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을사년에 양기와 음기가 강하게 부딪히는 것도 흉조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운이 안 좋을 때 국민들은 자신이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국운이 안 좋아 국가가 하는 일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자신의 자리에서 중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재산과 몸을 스스로 지키는 ‘각자도생’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역리학에서 국운은 지도자의 운을 대게 따라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백 원장은 올해 하반기 국운이 나쁜 것이 이 대통령 때문은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지도자의 운에 따라 국운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보통은 지도자의 운이 국운을 따라간다”며 “예를 들자면 이조 시대에 국운이 안 좋았다. 이조의 운과는 상관없이 국운이 매우 나빴기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 운때가
안 맞아서”

이어 “옛날부터 국운이 나쁘면 좋은 임금이 될 수 없었다. 국운이 안정적인 상황에서야 지도자의 운에 따라 성군과 폭군 혹은 암군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어느 지도자가 국민을 안 아끼고 싶고 경제도 안 살리고 싶고 그러겠나? 다 운때가 안 맞아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운이 너무 나빠 성군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오히려 현 상황을 유지하면 후대에서는 성군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히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천운이 있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고 다른 때와 같았으면 더 좋게 평가됐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 대통령은 가지고 있는 천운이 커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며 “운이 좋지 않았다면 3년 전 대선에 떨어진 후 재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은 날에 아무리 조심히 걸어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듯 나쁜 국운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운은 엄청 맑은 물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엄청 맑은 물이라고 해도 가장 큰 줄기인 국운이 흙탕물인 상황이라 이 대통령의 운으로 큰 줄기인 국운을 정화할 수 없고 오히려 이 대통령의 운도 흙탕물로 섞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운이 나쁜 상황에도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에 대해 대부분 국민들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국민 절반가량은 지난 100일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가장 우수한 성적인 ‘A 학점’을 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원하는 것과 반대의 반응들 주의”
“충신이 얼마 없으니 항상 살얼음”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7.8%는 긍정 평가(‘매우 잘하고 있다’ 44.8%, ‘대체로 잘하고 있다’ 13.0%)를 내렸으며 부정 평가는 37.6%('매우 잘못하고 있다' 28.9%,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8.8%)로 집계됐다(<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9%).

MBC는 같은 날 이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실시한 ‘국정 운영 평가’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3%로, ‘잘못하고 있다’ 28%를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코리아리서치가 MBC의 의뢰로 지난 9일과 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매우 잘하고 있다’ 34%, ‘잘하는 편이다’ 29% 등 긍정 평가가 63%로 집계됐다.

반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28%였는데, 부정 평가 응답자 중 28%가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다’, 19%가 ‘과도한 복지·민생 지원금 때문’, 14%는 ‘특별 사면 조치 부적절’을 이유로 들었다(조사는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는 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천운 좋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가 긍정적으로 계속 평가받기 위해서는 인재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국운이 나빠 자기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막혀있는 상황에 판단이 흐려지고 오판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는 주변 인물에 휩쓸리기 쉽다. 문제는 이렇게 국운이 나쁠 때에는 충신이 모이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옛날에 사육신 같은 경우 당시에는 역적으로 몰렸고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사육신을 역적으로 몬 사람들이 오히려 역적이었고 사육신은 충신이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인재를
조심해야”

그러면서 “그렇기에 이 대통령은 지금 본인이 가깝다고 생각하는 측근들의 말을 무조건 믿거나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측근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국민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귀가 얇아져 충신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르게 되면 ‘자파인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자파인수’는 스스로 발등을 찍는다는 뜻이다. 

<kcj5121@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불혹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으로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 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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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