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캠프는 지금 '여인천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22 10: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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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더니…아닌가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빅3’의 선거캠프 요직을 여성들이 꿰차 화제다. 여성 특유의 '감성리더십'이 주목받으면서 이들의 섬세한 정치술 대결이 이번 대선을 보는 또 다른 묘미다. 여성은 남성보다 뛰어난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이들도 자신이 가진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여인천하'의 대선캠프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각각의 진영에서 여풍을 일으키는 주인공은 이렇다. 조윤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박영선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박선숙 공동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이 그들이다. 자신이 섬기는 인물과 안으로는 조화를 이루고 밖으로는 조율을 담당하는 빅3여걸들. 대선이 가까워 질수록 이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장점 살려 약점 보완

조윤선 대변인은 박 후보와 '환상의 콤비'로 불린다. 선한 인상을 가진 조 대변인은 박 후보의 다소 경직된 이미지를 부드럽게 완화시키는 데 한 몫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새누리당 대변인을 지냈던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거론되기도 하는 조 대변인은 나 전 의원 못지않은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을 전공한 조 대변인은 졸업 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했다.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을 맡으면서 2002년에 처음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나라당 여성 최장수 대변인으로 기록된 그는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위원, 정무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아시아지역 국회의원 물 관련 회의 의장, 새누리당 총선개발본부 문화예술·관광팀장을 역임했다.

조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대선은 정당이 치르는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이자, 종합예술이다. 전쟁에 이기려면 면밀한 전략과 용인술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새누리당은 그런 면에서 미흡한 게 사실이다. (중략) 당과 후보를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관건이다"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이 주로 외부 인사 영입에 주력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국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것을 보더라도 주군의 충신이 될 인재를 선별하기에 조 대변인만 한 인물이 없어 보인다는 후문이다.

조 대변인이 그동안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점도 외부 인사와 접촉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조 대변인에 비해 언론에 많이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선대위원장은 MBC 앵커로 활동했던 기자출신 정치인으로 세 명 중 가장 유명하다.

보도국 경제부장 재직 중 당시 MBC 선배인 정동영 전 의원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박 위원장은 민주당 대변인을 시작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박 위원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재정경제위원회, 여성위원회 위원을 거쳐 당시 열린우리당 부대표와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으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빅3의 여자들 선거대책위원회 요직
후보와 조화 이루는 ‘내조의 여왕’

민주당의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박 위원장은 문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조윤선-박근혜' 콤비에서 각각의 역할만 바꾸면 '박영선-문재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박 위원장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차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점은 유약한 이미지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문 후보와 찰떡궁합을 이룬다는 평가다.

박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문 후보 기획단 합류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을 골고루 모아가는 수평적 리더십의 형태로 담쟁이 기획단을 운영한다고 해 참여하게 됐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민주당 지도부의 쇄신 요구에 대해 "당의 혁신은 회피할 수 없는 국민적 요구"라며 "만약 문재인 후보가 된다면, 문 후보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핵심 참모그룹의 백의종군 선언 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겠느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원칙과 후보로서의 단호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문 후보 측에서 소통 창구를 늘여 민의를 살피고, 민주당의 당면과제인 지도부 쇄신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여론과 민주당 사이 간격 조절에 힘쓸 전망이다.

박 위원장과 절친으로 알려진 안철수 캠프의 박선숙 본부장은 안 후보의 전반적인 정치 내조를 담당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가 안 후보에게 초행길이니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박 본부장의 점검을 거친다는 것이다. 사실상 박 본부장이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있어 육해공군을 지휘하는 총참모장인 셈이다.

박 본부장은 앞서 언급한 이들과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 안 후보와 상반된 이미지로 서로 강약을 보완하는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 박 본부장과 안 후보는 묘하게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해 두 사람 모두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는 내공을 풍긴다는 평가다.

실제로도 박 본부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청와대 여성 대변인을 지냈으며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박 본부장은 1998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실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면서 '전략가'로 명성을 날렸다. 2008년에는 제18대 국회의원, 올해는 민주당 사무총장직을 맡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민주당 탈당과 안 후보 캠프 합류에 대해 "오랜 시간 고심하는 안 후보를 보면서 그가 국민의 호출에 응답해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결심하면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그리고 "1995년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오랫동안 몸담았던 민주당 후보가 정해진 이때 안 후보와 함께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저의 결정이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라는 큰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길 바라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의 정치적 고뇌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주군 승리로 청와대 입성

이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대선후보와 조화를 이루며 '내조의 여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대선이 끝나면 이 중 한 명은 주군의 승리로 권좌 옆을 지키며 청와대에 입성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생에 영원한 패자도, 영원한 승자도 없는 법. 대선 뚜껑이 열린 후 이들의 정치인생에 어떠한 변화가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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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