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대권 레이스 키포인트

이재명 진짜 적은 이재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 정국이 시작됐다. 현행법에 따라 대통령 탄핵 확정 후 60일 이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정당은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예비후보가 난립 중인 보수 진영과는 달리 진보 진영은 한 사람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변이 없는 한 거의 결정됐다고 해도 될 정도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정국은 대선 분위기로 바뀌었다. 정부는 대선일을 6월3일로 정하고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정치권은 60일 간의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잠룡이냐
잡룡이냐

헌법 제68조 제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한다. 정부가 6월3일을 대선일로 정하면서 다음 달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이 이뤄지고 공식 선거운동은 후보 등록 마감 이튿날인 12일부터 6월2일까지 진행된다. 사전 투표 기간은 다음 달 29~30일이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마자 여야의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부 후보는 출마를 공식화했고 일부는 시기를 조율 중이다. 각 당은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이미 후보들 간에 경선룰 싸움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이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여당의 지위를 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경선 흥행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경선 후보만 1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1등보다는 2등 싸움에 관심이 집중될 정도로 ‘1강’ 체제가 구축된 상태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 9일 대표직서 사퇴하고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3년 동안 당 대표로서 나름 성과를 내며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며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서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석패했던 이 전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혔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사법 리스크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 상황서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자리한 후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탄핵 인용 대선 확정
압도적 1강 체제 구축

이번 대선은 ‘대 이재명’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대선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후보들은 저마다 ‘내가 이재명을 이길 후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이 전 대표로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이다. 민주당 내부서도 사실상 추대 형식의 싱거운 경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전 대표 역시 ‘이재명을 이겨라’라는 구도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소리가 나오기엔 이 전 대표가 안고 있는 ‘이재명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시 첫손에 꼽히는 부분은 사법 리스크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대법원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 내 처리)’대로면 오는 6월26일까지 판결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대선일이 6월3일로 정해졌고 보궐선거인 만큼 선거 직후 임기가 시작되기에 이 전 대표가 당선되면 상황이 묘해진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에도 이 전 대표는 ▲위증교사 사건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사업 비리·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중 위증교사 사건은 1심서 무죄,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는 심리 중이다.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헌법 해석 논란으로 번졌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죄를 제외하고 재직 중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소추’에 대한 해석이다. 소추는 기소를 뜻하기에 진행 중인 재판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 기소와 소송 수행을 합친 표현이라 재판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 등으로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헌법 해석 여부를 넘어 이 전 대표가 감당해야 할 국민 인식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6~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뉴스1>의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1008명에게 ‘대통령 당선 전 진행 중인 재판의 계속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과반(57%)이 ‘당선되더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의견 유보’
다크호스?

사법 리스크가 대통령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사법 리스크가 ‘도덕성 논란’으로 번지면 당선 후에도 야당에 ‘소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야당으로서는 언제든지 꺼내쓸 수 있는 히든카드를, 이 전 대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이 ‘이재명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선거 기간 동안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강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만큼이나 비토 세력이 강한 이 전 대표로서는 반드시 털고 가야 할 논란이다.

높은 비호감도도 이 전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대선은 ‘중도층’을 잡는 쪽이 승리한다는 공식이 있다. 대선 때만 되면 보수 진영에서는 ‘좌클릭’, 진보 진영에서는 ‘우클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양측 모두 ‘집토끼’를 베이스로 둔 상태서 인물, 정책, 논란 등 각종 요소에 따라 표심이 변하는 ‘산토끼’ 잡기에 몰두하는 것이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선출은 ‘국민참여경선’ 또는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한다. 국민참여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국민경선은 대의원·권리당원을 선거인단에 자동 포함하고 참여 의사를 밝힌 비당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표심은 이 전 대표로 모이고 있다. 민주당 당헌에 규정된 방식으로라면 이 전 대표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다. 반면 비명계 잠룡들은 100% 국민투표를 뜻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민주당 대선후보를 정한 뒤 또 한 번의 경선을 통해 범진보 진영의 후보를 선출하자고 주장한다.

본선 경쟁력을 따져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과정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점이나 아직 대선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보층’의 비율이 상당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바랐거나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모두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은 아닌 것이다.

오합지졸과
독주 모드?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서도 이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김문수 전 장관(9%), 한동훈 전 대표(5%), 홍준표 대구시장(4%), 오세훈 서울시장(2%),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1%) 등이 뒤를 이었지만 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이 전 대표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4개월여 동안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그 사이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는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같은 기간 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는 41%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대목은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자유 응답)에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은 ‘의견 유보’ 응답이 38%나 됐다는 점인데, 이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 높다. 의견 유보 응답은 18~29세(62%), 30대(48%)에서 높게 나타났다. 2030세대는 탄핵 정국서 찬성, 반대 양측에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대선 결과에 대해 물은 질문에 대해서는 ‘정권교체’가 52%로 과반 응답을 받았고 ‘정권 유지’는 37%에 그쳤다. 정권교체론이 과반인데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34%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판결을 두고는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지난달 26일 서울고등법원은 이 전 대표에 무죄를 선고했는데, 응답자의 46%가 ‘잘못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잘 된 판결’이라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15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정당한 판결’ 43%, ‘부당한 정치 탄압’ 42%로 비등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다만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양자 대결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 누구와 붙어도 15%p 이상의 우위를 점했다. 50% 내외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6~7일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사법 리스크·말 바꾸기 논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삐끗?

지난 8~10일 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의견 유보’를 넘어섰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국갤럽은 지난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37%로 나타났고 김 전 장관이 9%, 홍 전 시장 5%, 한 전 대표 4% 등으로 나타났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전체의 30%였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전 대표의 과거 언행도 대선 과정서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표의 정치 인생 내내 따라붙고 있는 ‘형수 욕설 음성’이나 상황에 따라 입장을 선회한 사례 등이다. 최근에는 개헌 논의를 두고 ‘4년 중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전과 달라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권 가능성이 커지자 한 발자국 물러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이 전 대표에 대한 맹공을 시작했다. 지난 8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지난 2022년 9월 이 전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국회 개헌특위 구성과 개헌안 국민투표를 공식 제안한 바 있고, 최근 정대철 헌정회장과의 통화에서는 ‘조기 대선 이전에 개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며 “그런데 막상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자 안면몰수하며 개헌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 논란도 도마 위에 올렸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최근 이 전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서류를 미수령한 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민간업자들 재판 증인 소환에 5차례 불출석한 점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대표가 권력의 힘으로 법치를 농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후안무치, 몰염치, 뻔뻔함, 도덕 불감증”이라고 이 전 대표를 공격하며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리 당을 보고 ‘염치가 있으면 대통령 후보를 내지 말라’고 했는데, 이 전 대표야말로 대한민국 국격과 품격,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논란 넘어
대권 잡을까

일각에서는 현재 대선 구도 자체가 ‘이재명 독주’ 체제로 가고 있는 만큼 선거가 ‘이재명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후보 간의 대결이 아니라 이 전 대표에 대한 ‘찬반 투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있다. 이 전 대표의 진짜 적은 국민의힘일까, 자기 자신일까? 모든 답은 6월3일에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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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